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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에서 열리는 국제적 규모의 미술축제 <제1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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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축물’보다는 도시에서 공유라는 삶의 방식을 돌아보는 도시건축 축제

전시명 : 제1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
장 소 : 동대문디자인플라자, 돈의문박물관마을 외
기 간 : 2017. 9. 2-11. 5
글/ 김진녕

-전시 장소인 돈의문 박물관마을과 세운상가 자체가 전시 대상 
-공유를 주제로 한 전시를 열면서 젠트리피케이션을 공유하는 장으로 변질되고 있는 세운상가 
 
1.
서울에서 미술관련 큰 이벤트가 열리고 있다. 
제1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9월2일~11월5일).
이 행사의 주최자는 서울시와 서울디자인재단이고 첫 행사를 치르는 데 들어간 예산만 55억원이다. 초대 총감독은 배형민 서울시립대 교수와 알레한드로 자에라-폴로 미국 프린스턴대 교수가 맡았다.
주최측은 이번 비엔날레가 “'도시'와 '건축'을 화두로 한 국내 최초의 글로벌 학술 전시 축제이자 서울에서 열리는 첫 번째 비엔날레로 뉴욕, 런던, 상해 등 전 세계 50여 개 도시, 美 MIT, 日 게이오 등 세계 40여 개 대학, 영국 왕립예술학교 등 120여 개 기관을 비롯해 직접 참여 인원만 총 1만6200명에 달해 참가규모 면에서 세계적인 비엔날레들과 어깨를 나란히 한다”고 주장했다.

1회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의 주제는 '공유도시(Imminent Commons)'다.
주최측은 “총 300여 개 전시 체험 프로그램을 통해 전 세계 도시가 직면한 도시환경적 건축적 사회문화적 도시문제를 풀어갈 방법론으로 공유도시를 제안, 도시가 무엇을, 어떻게 공유할지를 논의하는 장으로 만들어가겠다”고 밝혔다. 
공유도시라는 주제를 직접적으로 풀어내는 전시는 서울 돈의동 박물관 마을에서 열리고, 세계 50여 나라의 도시가 참가하는 ‘도시전’은 동대문 디자인 플라자(DDP)에서 열리고 있다. 
이번 도시건축비엔날레의 메인 포스트는 돈의문 박물관 마을과 DDP이고 현장 프로젝트로 창신동 가내 수공업 의류생산 기지와 서울시가 도심재생 모델로 들고 나온 세운상가 등을 활용한 도심제조업에 대한 다양한 접근과 대안모색을 하는 생산도시, 인간의 필수 생존 조건인 물과 식량을 도시라는 시스템에서 고찰하는 식량도시(돈의문 박물관 마을), DDP와 을지로~청계천을 잇는 지역에서 열리는 보행도시 프로젝트가 선보인다. 
    
전시 계획안을 보면 이번 서울도시건축비엔날레는 첨단 건축 기술이나 유명 건축 디자이너의 최신 작품을 볼 수 있는 건축전이 아니다. 
사람과 도시의 관계, 도시에서 삶의 질을 어떻게 높일 수 있는지, 도시라는 환경에서 지속가능한 성장이나 생존이 가능한지에 대한 질문과 대안 모색에 집중하고 있다. 
이는 주제전이 열리고 있는 돈의문박물관마을에 설치된 '아홉가지 공유(Nine Commons)'라는 전시에서 그대로 드러난다. 

아홉가지 공유(Nine Commons)란 공기(Air), 물(Water), 불(Fire), 땅(Earth) 등 4가지 공유자원과 만들기, 감지하기, 움직이기, 다시쓰기, 소통하기 등 5가지 공유양식을 아우르는 말이다.  
공기나 물에 대한 문제는 미세먼지나 하수 처리 등 도시민의 삶과 직접적으로 연관된 문제고 시민들이 많이 관심을 가지는 문제지만 전시장에 기발하거나 놀라운 ‘첨단’ 신기술이 나와 있지는 않다.  
땅-새로운 균형이라는 프로그램에 소개된 ‘셀로’라는 전시에선 실내에서 풀꽃이나 작물 재배를 가능하게 하는 자동급수 기능이 갖춰진 레고타입의 조립형 작물재배 도구나 옥상에서 스티로폼 상자를 활용한 도심형 텃밭농사를 ‘업그레이드한’ 플라스틱 상자를 볼 수 있다. 
몽골 쿠부치에서 발생한 황사가 베이징을 거쳐 서울로 온다는 레포트도 사진과 도표로 꾸몄지만 이미 ‘흔한 뉴스’이고 서울의 미세먼지 발생량에 따라 자동으로 미세한 수분입자를 발생시키는 장치 역시 지난 여름부터 광화문 광장 등에서 볼 수 있었던 것이다. 

예상 가능한 이슈와 대안, 기시감이 넘치는 결과물과 도표를 가지런히 정리해 놓은 박물관마을의 전시품 중 눈에 띄는 작품은 대나무에 특정 균사체를 키워 강도를 높여 건축자재로 재탄생시키는 프로젝트다. 디르크 헤벨 Dirk E. Hebel과 필리프 블로크 Philippe Block의 공동 작품으로 <채굴을 넘어-도시 성장>이란 이름으로 출품된 이 전시물은 균사체 재배과정과 가공과정, 그리고 이를 이용한 조형물까지 선보여 이번 지속 가능한 도시의 삶을 모색하는 ‘공유전’에 기대했던 현실 적용이 가능해 보이는 대안을 보여줬다. 


재배한 건축자재



토마스 사라세노

이에 비해 토마스 사라세노의 화석 에너지를 이용하지 않는 비행체 실험은 아직은 ‘몽상’ 단계를 넘어서고 있지 못하지만 시각 퍼포먼스와 과학의 경계점에 걸쳐 있다는 점, 이를 영상으로 제시하고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아트센터 나비가 이번 비엔날레에 협력 프로그램으로 들고나온 쉐어러블(sharable) 시리즈의 하나인 ‘결합된 개인들’ 프로젝트는 늘어나는 1인 가구 생활자의 폐쇄적인 삶을 완화시켜줄 수 있는 IT기술과 접목한 공공 놀이기구를 선보이기도 했다.    
 


아트센터 나비 <결합된 개인들> 전시관

  
2.
관람객이 ‘공유’라는 주제보다 훨씬 더 직관적으로 느낄 수 있는 ‘건축 경험’은 돈의문 박물관 마을과 세운상가를 부분적으로 보수하고 재활용한 전시장이다. 두 장소의 건축물이 이번 도시건축비엔날레의 중요한 전시물이라고 해도 과장이 아니다. 게다가 이 두 건축물이 서울 시정을 맡고 있는 ‘박원순표 도심재생’의 결과물이기도 해서 시의 정책이 어떤 결과물로 이어지고 시민의 삶에 어떤 의미를 갖고 있는가라는 사고를 촉발시키기도 한다.   
 
서울교육청 아래, 경희궁 옆에 자리한 돈의문 박물관마을은 기존에 옛 강원산업 본사 건물터와 그 뒤편의 오래된 주택가와 작은 빌딩을 허문 자리에 새로 지은 건축물과 개량 한옥, 재개발사업에도 헐리지 않은 1960~70년대의 양옥집 등 43개 동의 건물이 어우러진 곳으로 이번 전시를 통해 일반에게 첫공개됐다.  
서울시는 교북동 일대 재개발과 맞물려 서울교육청사 부근을 재정비했다. 옛 강원산업 건물터를 중심으로 한 부지에는 박물관용 건물을 새로 짓고 그 뒤편에는 10여 채의 개량 한옥을 지었다. 또 재개발부지에 포함된 1980~90년대에 유명 경양식집이던 아지오 건물과 그에 인접한 골목길의 민가는 그대로 보존해 1970년대를 전후해 형성된 양옥집이 있는 골목길 풍경을 그대로 보존했다. 이 건물들은 모두 건축비엔날레의 전시장으로 쓰이고 있다. ‘서대문 여관’이란 상호까지 그대로 붙어있는 박물관 마을 내 골목길은 사라져가는 1970년대를 전후한 도심 뒷골목을 박제해 보존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재개발을 통해 통째로 공원으로 바뀔 수도 있었던 개발연대의 서울 풍경이 야외 박물관으로 활용된 것이다. 
 


깃발 관광단의 투어지가 되고 있는 세운상가와 을지로 일대 공구상가 골목

박물관마을과 달리 세운상가 프로젝트는 여러 가지 문제를 안고 있고 진행 중인 프로젝트다. 박물관마을과는 달리 세운상가는 서울시 소유가 아니고 서울시의 지원을 통해 ‘갱생을 모색 중’인 민간 소유의 시설이다. 
지난 2008년 오세훈 시장 시절 서울시의 남산과 종묘를 잇는 녹색축 복원 계획에 따라 종묘에 면한 현대상가가 철거되면서 역사 속으로 사라지는 듯했던 세운상가는 박원순 시장의 집권 2기에 도시재생사업인 ‘다시·세운 프로젝트’를 세우면서 철거의 대상에서 서울역 고가도로처럼 보수 사용으로 쓰임이 전환됐다. 


카페 거리로 변신하고 있는 세운상가 2층 데크부


‘다시·세운 프로젝트’는 ‘기존 건물을 리모델링해 스타트업 기업이나 작가 등을 지원, 사람이 모이는 4차 산업혁명의 메카로 육성하겠다’는 프로젝트다. 그러면서 오 전 시장 시절 끊어놨던 세운상가와 대림상가간 다리를 다시 만들어 붙이는 행사가 지난 9월19일 박원순 시장이 참석한 가운데 크게 열리기도 했다. 서울시에서는 향후 진양상가까지 다시 육교를 이어붙이는 프로젝트를 진행 중이고 궁극적으로는 진양상가 건너편인 대한극장쪽까지 보행자가 막힘없이 걸어가서 남산까지 이어지는 길을 만들 계획을 추진 중이다. 물론 박원순 시장이 서울시장 3선에 성공해야 지속적인 추진이 가능한 계획이다. 

‘다시·세운 프로젝트’는 낡은 서울역 고가도로를 수백억원을 들여 보행도로로 고쳐쓰는 선택을 한 박원순 시장의 ‘고쳐쓰기’ 프로젝트 2호에 해당하는 셈이다.
문제는 세운상가를 다시 세우는 서울시의 프로젝트가 젠트리피케이션을 부추기는 징후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서울시가 세운상가의 공간 확보를 통해 젊은 작가나 스타트업 기업을 지원하면서 세운상가가 미디어에도 자주 등장하고 새로운 젊은층이 유입되는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났다. 문제는 이런 ‘입소문’이 임대료를 들썩이게 만들고 기존에 입주해있던 영세한 전자업종 상인이 떠나는 조짐이 일부이지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관 주도의 도심재생 운동이 원주민에게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는 것이다. 
 
또 다른 ‘사소한 문제’는 세운상가 리뉴얼 과정의 부실시공 논란이다. 
서울건축비엔날레가 9월2일 시작했지만 세운상가에 만든 전시장 일부는 개막 2주째인 17일까지도 작품 전시를 못했다. 부실시공으로 전시장에 물이 새는 등 문제가 생겨 늦어도 8월 완공 예정이던 전시장이 비엔날레 개막 2주가 지나도록 문을 열지 못한 것이다. 필자가 현장을 찾았던 17일에도 세운상가의 몇몇 비엔날레 전시장은 전시 제목이 쓰여져 있지만 안은 텅빈 상태로 잠겨있었다. 이 빈 전시장들은 이틀 뒤인 19일 서울시장이 참석하는 세운상가와 대림상가를 잇는 다리 개통식 전날에서야 문을 열었다. 


9월17일까지 전시장 문을 열지 못한 세운상가내 비엔날레 전시장, 입구에 전시작품 소개글을 붙어있는데 작품이 하나도 없다.


55억원짜리 관주도의 대형행사가 작품없이 미디어에 배포한 보도자료에서만 ‘문을 연’ 한국적 현상과 도심형 산업에 대한 고찰을 시도한 서울도시건축 비엔날레의 공식 전시물, 젠트리피케이션을 유발하는 관주도 도심재생 프로젝트의 민낯까지 모두 세운상가와 세운상가 전시장에 엉겨 붙어있다.  
자생적 생태계를 꾸리고 있는 세운상가 주변의 공구상가가 깃발관광단의 도심형 투어의 대상이 되거나 허물어져가는 스산한 분위기를 배경으로 한 색다른 카페밀집 지역으로 바꾸는 게 도심재생인지 돌아볼 때이다.  

글/ 김진녕 관리자
업데이트 2017.10.22 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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