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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과 유럽 다리를 놓은 일본의 천재 풍속화가 - 호쿠사이(北齋)와 재패니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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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제목: 호쿠사이(北齋)와 재패니즘
전시기간: 2017.10.21 - 2018.1.29
전시장소: 도쿄 국립서양미술관

지난해 이맘때쯤 도쿄 동쪽의 스미다구에는 구립 미술관이 새로 하나 오픈했다. 이름은 스미다 호쿠사이미술관. 호쿠사이(北齋)는 말할 것도 없이 19세기 일본 우키요에를 대표하는 화가의 한 사람이다.


호쿠사이판화 후진산 36경중 <가나가와해변의 높은 파도> 

스미다구가 34억엔을 들여 프리츠커상 수상자 세지마 가즈요(妹島和世)에게 부탁해 지었지만 실은 스미다와 호쿠사이의 인연은 그렇게 깊지는 않다. 그는 90살에 죽을 때까지 평생 93번 거처를 옮기며 살았던 기인이다. 삶에 있어서만이 아니라 그림에서도 ‘세상에 못 그릴 건 없다’고 호언하면서 ‘그림에 미친 사람(畵狂人)’이란 호를 쓰기도 했다.

이 정도이므로 현대적 인기는 당연할 것이므로 스미다 미술관은 그 지명도에 얹혀 지역 살리기의 밑불로 삼겠다는 심모한 뜻이 엿볼 수 있는 것은 그리 어려운 일이 아니다.



『호쿠사이 만화』 제13편 인물묘사
에메 위베르 『일본도설』(1870년 파리간행) 도쿄 국립서양미술관 

사정이야 어떻든 가츠시카 호쿠사이(葛飾北齋 1760-1849)은 국내에서도 그리 낯설지 않다. 하늘 높이 거세게 몰아치는 파도에 나무배 안의 사람들이 겁먹고 한쪽에 몰려있는 모습 사이로 멀리 후지 산이 보이는 그의 판화는 단원이 그린 씨름만큼이나 일본을 대표하는 그림으로 유명하다.


『호쿠사이 만화』제11집 인물묘사 중에서
에드가 드가 <무희들, 핑크와 그린> 야마가타미술관

그림에 별 관심이 없는 국내가 그 정도이므로 세계 전체로 보면 상상 이상의 대접을 받는다고 할 수 있다. 1999년 미국의 『라이프』지는 밀레니엄 변화를 앞두고 지난 1000년 동안 인류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인물 100명을 선정한 적이 있다. 여러 철학자, 과학자들 사이에 4명의 화가도 뽑았는데 이때 이탈리아의 다빈치, 스페인의 피카소, 중국의 범관(范寬)과 나란히 일본의 호쿠사이가 들어갔다. 



호쿠사이판화 백귀신이야기 중 <사라야시키>
오디롱 르동 <성 안토니의 유혹> 제1집 삽화, 도쿄 국립서양미술관 

어째서라는 묻겠지만 그는 일본 미술을 넘어 유럽의 서양미술에서도 1000명에 뽑힐 만한 일을 해낸 사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는 19세기후반 파리에서 시작해 독일, 이탈리아, 영국으로 번지며광범위하게 일었던 일본미술공예의 취향, 즉 재패니즘의 유행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이다.  



『호쿠사이 만화』 6권 인물묘사
에드가 드가 <경마장에서> 파리 오르세미술관 

그런 만큼 일본에서의 애정은 각별한데 또 그 역시 그런 사랑에 값하는 것처럼 생전에 엄청난 양의 작업과 무소불위의 필력을 휘둘렀다. 그 필력을 입증해주는 자료 중 하나가 그림 초보자를 위한 화보 『호쿠사이 만화(北齋漫畵)』이다. 이 화보집은 인기에 힘입어 15집까지 간행됐는데 이 화보집이 당시 나가사키를 통해 유럽에 전해지면서 유럽 재패니즘의 기폭제가 됐다는 게 정설이다.  


『호쿠사이 만화』제13권 어람관세음
에밀 갈레 <손잡이가 있는 병> 개인소장 

전시는 이 『호쿠사이 만화』를 한장 한 장 뜯어 이들 그림이 유럽에 어떻게 쓰이면서 어떤 영향을 주었는지를 보여주는데서 시작한다. 처음에 그의 만화는 먼 동양의 나라 일본을 소개하는 삽화로 쓰였다. 그래서 그때만 해도 그는 오쿠사이(Okusai), 우쿠사이(Ou-Kou-Say), 호흐크사이(Hoffksai)로 제멋대로 불리기도 했다.



호쿠사이 후지산 36경 중 <동해도 호도가야(程谷)>
클로드 모네 <바랑쥬빌의 풍경> 하코네 폴라미술관

그러다가 파리의 비평가들과 인상파 화가의 눈에 띄면서 새로운 가치를 인정받았다. 즉 기발한 구도와 ‘못 그릴 게 없다’고 했던 폭넓은 화제가 르네상스 이래의 고전주의적 아카데미에 실증내던 인상파 화가들의 눈에 들면서 이들을 매료시켰다. 인물묘사에서 동식물에 귀신까지 당시만 해도 유럽화가들이 도외시하던 소재에 대한 참신한 묘사는 인기 폭발이었고 당시의 유리 공예가와 도자기 도안가들에게도 자극을 주었다. 


카미유 클로델 <파도> 파리 로댕미술관

마네나 모네가 영향을 받은 점은 미술사에도 익히 나오지만 전시에는 그를 넘어 ‘이런 것도’ 할 정도까지 소개하고 있다. 로댕의 연인 카미유 클로델은 호쿠사이의 <가나가와의 높은 파도 아래(神奈川沖浪裏)>의 영향을 받아 조각을 제작했다는 사실있다. 



호쿠사이 후지산36경중 <스루가 가타쿠라 다원에서 본 후지산>
폴 세잔 <생 빅투와르 산> 워싱턴 필립스 컬렉션

또 생빅투와르산 연작으로 유명한 폴 세잔 역시 후쿠사이의 후지산 36경의 하나로 부터 영향을 받은 사실을 여러 건의 그림을 통해 소개하고 있다.
 
이들은 다분히 일본의 재패니즘학회 소속 연구자들이 수십 년에 걸쳐 밝혀온 연구업적의 결과라고 할 수 있는데 이 학회는 1980년에 설립됐고 여기에 다수의 유럽 연구자들도 포진돼 있다. 

우에노 공원에서 열리는 이 전시는 두꺼운 책을 앞뒤로 펼쳐가며 대조해야 했던 재패니즘 관심자들의 수고로움을 단숨에 날려 버리는 ‘일대일 대조’ 전시방식을 택해 안 그래도 높은 인기에 더해 연일 관람객이 몰리고 있다.

여기에 국내도 잘 알려진 『고독한 미식가』의 배우 마츠시게 유타카(松重豊)가 ‘이런 그림을 볼 수 있다니 음, 태어나길 잘했군’라고 하듯 호쿠사이와 유럽 그림 사이를 음성안내 가이드로 해설해주고 있다.(y)  



글/사진 관리자
업데이트 2017.12.13 1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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