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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청년 전형필의 독립운동, 대한콜랙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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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성미술구락부와 ‘존 갇스비’를 거쳐 한자리에 모인 도자 명품의 이력

글/ 김진녕

1919년, 그리고 2019년. 이 사이에는 100년이라는 시간이 들어있다. 3.1운동이 열리고 임시정부가 수립됐던 1919년에서 100년이 지난 2019년은 3.1운동 100주년이자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이 되는 해이다.

삼일운동 100년을 맞이하는 올해 국립중앙박물관, 서울시립미술관 등 여러 곳에서 이를 기념하는 전시가 준비 중이다. 이중 가장 먼저 문을 연 것은 간송문화재단이 주최하는 <삼일운동 100주년 간송특별전 대한콜랙숀>(~3.31, DDP)전이다. 이 전시는 지난 2014년 <간송문화전 1부, 문화로 나라를 지키다>로 시작된 간송미술관 소장품의 DDP 전시 마지막이기도 하다.


전시는 일제시대에 흩어질뻔한 우리의 문화 유산을 지켜내 간송미술관을 만든 수장가 간송 전형필(1906~1962)의 컬렉션 과정을 따라가며 펼쳐지고 있다.

전시는 크게 ‘알리다’, ‘전하다’, ‘모으다’, ‘지키다’, ‘되찾다’라는 다섯 개의 섹션으로 구성되어 있다. 이전의 DDP에서 열린 간송문화재단이 주최한 전시와는 달리 일제하에서 교육 사업에도 힘을 쏟은 간송의 면모를 전시 들머리인 ‘알리다’와 ‘전하다’에 차려 놓았다.


본격적인 유물의 전시는 ‘보화각(葆華閣)’이라는 현판이 걸린 곳에서부터 시작한다. 1938년 간송이 한국 최초의 사립박물관인 보화각을 완공한 뒤 위창 오세창이 써 준 글씨다.

관람객이 보화각 글씨를 보면서 좁은 골목으로 진입하면 보화각 건립과정이 전시되어 있고 이를지나면 넓은 공간에 간송컬렉션의 간판인 국보 68호 ‘청자상감운학문매병’과 보물 1949호인 겸재 정선의 <해악전신첩>이 자리잡고 있다. 벽면에는 불쏘시개로 사라질 뻔한 <해악전신첩>과 청자상감운학문매병이 간송의 손에 들어온 과정에 대한 글이 붙어있다. 청자상감운학매병은 1935년 간송이 그때 돈으로 기와집 스무채 값에 해당하는 2만원을 들여 일본인으로부터 인수한 유물이다.


청자상감운학문매병


그 다음 공간으로 진입하는 곳엔 ‘경성미술구락부’라는 팻말이 붙어있다.

일제 시대 당시 합법적인 문화재 반출구로 활용됐던 고미술품 거래소인 경성구락부의 경매 도록과 도록에 실린 사진이 슬라이드로 소개되고 있다. 이를 통해 간송이 어떤 식으로 유물을 모으고 지켰는지 알 수 있다. 국내 고미술 전시에서 20세기 전반기의 수장가에 대한 소개나 유물 수장 경위를 소개하는 경우가 거의 없었다는 점에서 흥미롭기도 하고, 사회 문화사적으로도 의미가 있는 전시다.

이 대목에서 등장하는 유물은 국보 제294호인 백자청화철채동채초충난국문병이다.

간송은 일본 근대 고미술품계의 큰 손인 야마나카(中山)상회를 상대로 경성미술구락부에서 벌어진 경매에서 일본인 대리인을 앞세워 1만4580원에 이를 낙찰받았다. 이 유물은 각각 굽는 온도가 다른 청화와 철채, 동채를 써서 무늬와 색을 표현한 명품이다.


백자청화철채동채초충난국문병, 18세기, 높이 42.3cm, 국보 제 294호

조선인의 참여가 금지된 경성미술구락부의 경매에, 자금력과 정보력을 앞세운 일본인 큰 손에 맞서 공격적인 베팅으로 이 명품을 한국 땅에서 나가지 못하게 지키는 과정에서 간송은 큰 돈을 써야 했다. 낙찰가는 경성미술구락부 설립 이래 최고가였고, 그때 국내 신문에선 ‘간송의 쾌거’라고 보도했다고 한다. 간송 방식의 애국 운동이라고 불러도 될 것이다.


전시의 마지막 섹션은 ‘되찾다’이다. 간송이 1937년 우리 땅에서 이미 흘러나가 일본에 있던 명품 청자 컬렉션인 ‘존 갇스비 콜랙션’을 되찾는 과정과 이를 기록한 간송의 친필 원고가 전시되어 있다. 물론 그 ‘갇스비 콜랙숀’의 실물도 10여 점이 나와서 관람객을 맞이하고 있다.




그때 일본에서 일했던 영국인 변호사 존 개스비(John Gadsby)는 20여 년간 일본에서 청자를 수집했다. 그가 일본 땅을 떠나면서 청자를 처분하려했고 이 소식을 들은 간송이 일본에 날아가 스무점을 인수했다. 이 ‘갇스비 콜랙숀’ 스무점에서 뒷날에 국보 66호인 청자상감 연지 원앙문 정병과 국보 270호인 청자 모자 원숭이형 연적 등 국보가 4점, 보물이 5점 나왔다. 간송이 갇스비 콜랙숀 인수에 들인 돈은 공주 일대의 만마지기(약 200만평)의 땅을 판 돈라고 한다. 그때나 지금이나 범인은 상상할 수 없는 큰 돈이고, 이런 큰 돈을 문화 유산을 지키는 데 아낌없이 썼던 간송 덕에 우리는 한국 땅에서 흩어지지 않고 온전히 보존된 청자 명품 컬렉션을 볼 수 있게 됐다.


청자상감연지원앙문정병


 청자 모자 원숭이형 연적

경성미술구락부와 나카야마상회, 갇스비 콜랙숀을 통해 드러나는 간송의 발자취를 쫓다보면 일제 시대 우리 고미술품 수집에 나선 재조선 일본인의 활동상과 당시의 사회상, 도록에 사진만 남기고 사라진 유물과 한반도 유래 고미술품을 수집한 컬렉터의 면모에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된다. 모으는 것도 어렵지만 지키는 것은 더욱 어렵다는 옛말이 있다.


간송을 이어, 간송의 창고지기를 자임했던 간송의 장남 전성우 간송문화재단 이사장이 지난해 타계한 뒤 간송의 장손인 전인건씨가 간송미술관장에 취임했다. 3대로 이어진 셈이다.

향후 간송컬렉션이 어떻게 지켜지고, 어떤 간송문화재단이 어떤 활동을 할지 주목된다.





   3.1운동 100주년 기념 전시

  <삼일운동 100주년 간송특별전 대한콜랙숀>

  DDP 배움터 2층 디자인박물관 / 2019. 01. 04 ~ 2019. 03. 31


  <황제의 나라에서 국민의 나라로>

  국립중앙박물관 1층 테마전시실 / 2019-02-28~2019-09-15


  <자화상自畵像 - 나를 보다> ​

  3.1독립운동·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서화미술특별전

  예술의 전당 서예박물관 / 2019.03.01(금) ~ 2019.04.21(일)


  <모두를 위한 세계>

  190301-190526 ​/ 서울시립남서울미술관

  3·1운동 100년의 역사를 기념하며 세계사적 토대와 동시대 미술의 지평에서 3·1운동의 의미를 새롭게 바라보는 전시다.


  <서울과 평양의 3.1운동>

  2019.3.1 ~ 2019.5.26​ / 서울역사박물관


​  3·1운동 및 대한민국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특별전​

  <대한독립 그날이 오면 INDEPENDENCE, WHEN THAT DAY COMES>

  2019.02.22. (금) ~ 2019.09.15. (일) / 대한민국역사박물관



글/ 김진녕 관리자
업데이트 2019.05.24 14: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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