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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 절제미와 소박미의 정수, 사각함 <조선의 디자인 Ⅳ _ 사각함>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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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명 : 조선의 디자인 Ⅳ _ 사각함
장 소 : 호림박물관 신사분관
기 간 : 2019.3.1-2019.5.31


호림박물관 신사분관에서 열리고 있는 두 개의 테마 전시 중 <조선의 디자인 Ⅳ _ 사각함>展 (2019.3.1-2019.5.31)은 지난 2010년부터 호림에서 진행해 온 조선시대 목공예의 아름다움을 보이고자 하는 기획의 네 번째 진행이다. 
(동시에 열리고 있는 다른 한 테마는 <고려의 디자인 Ⅰ 금속공예_빛․소리․향>이라는 제목으로 고려의 금속공예를 다루고 있다.)


‘조선의 디자인’이라는 테마를 앞세운 기획의 앞선 전시에서는 목가구(2010), 소반(2014), 반닫이(2016)를 내용으로 잡았고, 3년 만의 이번 전시에서는 소박한 작은 상자, 사각함(四角函)을 선보인다. 


조선시대의 함은 문서나 책, 옷 등 여러 가지 물건을 보관할 수 있도록 만든 가구로, 계층과 성별을 떠나 생활 속에 가장 널리 사용되었던 기물이다. 뚜껑을 경첩으로 연결하여 여닫는 형식이며 전문에는 자물쇠를 채울 수 있도록 되어 있다. 다른 목기에 비해 구조와 형태가 단순하지만 작게는 도장이나 패물에서 크게는 의복에 이르기까지 여러 가지 물건을 보관하는 용도로 다양하다. 


목제 사각함. 19세기.


조선시대 공예가 절제미와 소박미로 이야기될 수 있다면 이와 같은 특징이 가장 잘 드러난 것은 백자, 그리고 목공예에서 사각함을 들 수 있을 듯하다.

반닫이나 궤 등 다른 가구도 그러하지만 사각함의 구조와 장식은 사용하는 계층과 성별에 겉 마감 재료와 금속장석 등에서 차이를 보인다. 그러나 장식이 최대한 절제되어 질감의 단조로움을 약간만 덜어내는 정도로만 삽입, 실용성 또한 기본으로 깔고 있는 최선의 생활용품으로써의 공예적 아름다움을 추구한다. 


목제 주칠사각함. 18세기


사대부 양반의 집에서 나온 것들은 글과 예에 관계되는 사랑방쪽 함들과 안방에서 사용되던 화려한 여성용 함으로 구분된다. 조선시대 생활양식이 안방과 사랑방의 구별이 뚜렷했음이 여기서도 드러난다. 전시장에 있는 18, 19세기 사각함들은 대개 문서나 의복 등을 위한 사랑방쪽 함들이다. 

함의 이름은 문서함, 책함, 혼수함 등 내부에 들어가는 기물의 명칭을 붙여 부르거나 오동함, 초각함, 죽장함, 교피함 사용한 재료나 방식의 이름을 붙이기도 한다.

2층 전시장에 들어서면 같은 직육면체이지만 크기와 모양이 다양한 19세기 사각함 8점이 관람객을 맞이한다. 각각의 용도는 짐작할 만하고 캡션을 통해 오동나무, 은행나무, 느티나무, 가래나무 등의 재료를 확인하도록 안내했다.
 



환경친화적이고 습기보존 등의 기능이 뛰어나면서도 은은한 아름다움을 가진, 동양의 발명품 옻칠이 여러 소재의 표면에 입혀져 드러난 결과물들을 자세히 볼 수 있다. 주칠, 흑칠로 마감된 함들 외에 나무로 함을 만든 후 표면에 철갑상어 같은 물고기의 껍질을 씌워서 만든 교어피함, 나무에 베를 바르고 소나 양가죽을 붙여 만든 혁재함, 모시나 삼베를 심으로 칠을 입히는 건칠함(乾漆函), 종이를 여러겹 발라 상자 형태로 만드는 지장함(紙裝函) 등을 소개한다. 


목제 교어피사각함. 19세기


독특한 상자 중 하나인 호수함虎鬚函은 글자 그대로 호수(虎鬚), 즉 호랑이 수염을 보관하는 함이다. 호수는 조선시대 문무관이 입던 활동성 옷인 융복에 쓰는 붉은 관모, 주립(朱笠)을 장식하는 장식품이다. 처음에는 보리이삭을 꽂아 맥수라고 했다고 하는데, 견고성이 부족해 호수로 바뀌었다고 한다.




호수 역시 너무 귀해 흰 털이나 대나무 등으로 만들었다고 하는데 어찌되었거나 귀한 장식이니 이것을 고이 꽂아 보관함을 만들어 쓰기도 했던 것이다. 
전시된 호수함은 양 끝에 달린 미닫이문을 열고 닫아 고정된 호수를 빼고 넣을 수 있도록 하였다. 호수함과 호수가 함께 전해지는 보기 드문 유물이라고 한다. 

조선시대의 나무함들은 특별한 기교와 장식을 구사하지 않고 절제되고 단순하면서도 지루하지 않은 조형미를 보여준다.
다른 나라의 예에서 이만큼 공을 들여 만든 기물에 이렇게 장식성을 배제한 예가 또 있을까. 적절한 면의 분할, 견실한 구조에서 우러나는 완성도는 기교로 가득 채운 다른 목공예품과는 또다른 격을 보여주고 있다. 



 절제되어 화려함의 추구보다 구조와 질감의 단조로움을 보강하는 역할이었다. <사각함>전은 실용성과 예술성이 조화롭게 공존하는 조선시대 목공예의 아름다움을 감상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SmartK C. 관리자
업데이트 2019.06.27 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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