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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험한, 경험해보지 못한 시대를 경험하는 흥미로운 소리 - 소리, 역사를 담다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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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명: 대한민국역사박물관 특별전 소리, 역사를 담다 전
전시기간: 2019년 11월 21일~2020년 3월 1일
전시장소: 대한민국 역사박물관 3층 기획전시실
글: 김세린

시대에 대한 이미지는 그 시대를 경험한 사람과 경험하지 않은 사람에 따라 각기 다른 요소들이 작용해 완성된다. 그 시대를 거친 사람들에게는 자신이 가지고 있는 기억과 당시의 상황을 정리했거나 증언한 자료들, 순간을 담은 여러 매체들이 상호작용을 한다. 그리고 당시에 느꼈던 여러 희노애락의 감정과 개인의 옳고 그름에 대한 기준이 적용되어 이미지가 완성된다. 돌아가고 싶은 과거가 될 수도 있고, 다시는 돌아보고 싶지 않기도 하다.   

반면 동일한 시대이지만 살아보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그 시대에 대한 정보와 정보를 근거로 한 막연한 상상이 작용해 뇌리에 축적된다. 우선 정보는 다양한 경로를 통해 간접적으로 경험할 수 있다. 그 시대를 살아간 사람들의 증언과 책, 사진, 영상, 소리 등이 있다. 그리고 여기에 상상이 더해진다. 매체를 통한 간접적인 경험을 토대로 개인의 각기 다른 기준에 따라 그 시대의 옳고 그름에 따른 척도도 작용한다.

많은 책들에서 시대의 반추는 보다 나은 세상으로 나아가기 위한 밑거름이라고 말한다. 하지만 그런 거시적인 관점을 떠나서 한편으로는 엄마 아빠와 아이, 선생님과 제자 등 서로 다른 시대를 거치고, 또 지금의 시대를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이 추억하고 호기심을 갖고 이야기하는 공통의 대화 소재가 된다. 또 같이 그 시대를 살지 않았더라도 매체를 보며 호기심과 정보를 공유하고 즐길 수 있다.


전시실에 전시된 신문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소리, 역사를 담다’ 전은 1910년대 일제강점기부터 현재의 역사적인 순간과 사회의 변화를 가져온 현상을 담은 소리에 집중했다. 경술국치, 3.1운동, 해방, 한국전쟁, 5.16, 새마을운동, 유신, 12.12, 서울올림픽, IMF, 2002년 월드컵, 2010년 이후 벌어진 여러 정치, 사회, 문화적 사건 등 다양한 사건들이 전시의 테마가 되었다.


전시실에 전시된 각종 표어, 만화책 등


전시실에 전시된 국민체조 원본

전시가 다룬 시기는 이미 음성과 영상을 담을 수 있는 기술이 발전해 나간 시기이며, 이러한 발전은 지금도 진행 중이다. 소리와 영상을 담는 기계공학적 기술과 이 기술들을 통해 기록되어 이번 특별전에 전시된 소리들은 사회문화, 정치, 예술, 경제, 기술 등 그 당시의 다양한 상황들을 증언하고 있다. 그리고 함께 전시된 관련 사진, 포스터, 표어, 회화작품, 영상, 신문, 광고들과 라디오, TV, 전화기 등의 기성품, 그리고 합이나 박, 놋쇠그릇과 같은 수공예품들은 소리의 내용을 부연해 여러 감각들이 작용하는 공감각적인 전시를 완성했다.


1970년대 금지곡, 건전가요를 직접 들어볼 수 있는 전시물


전시물에서 듣고 싶은 곡을 선택해 청취 가능

전시는 전시가 다루는 시대와 매체, 유물들의 양에 비해 협소한 공간에서 이루어졌지만, 그 안에서도 시대별, 테마별로 나누어 짜임새 있게 구성되었다. 관람객이 많은 편이었는데, 방학이라 그런지 대부분 아이와 부모 또는 선생님과 함께 온 경우가 대다수였다. 필자도 그러했지만 전시의 내용은 내가 살아본 시대도 있고, 1910~1970년대처럼 생소한 시대도 있었다. 아이는 대다수가 생소한 시대였다.


1960년 4.19혁명 경과별 원본 영상 전시

그래도 소리와 영상이라는 직접적이면서도 흥미를 불러일으키는 매체가 있었기 때문에, 옛날 전화기나 스피커, TV에서 흘러나오는 소리와 같이 있는 사진을 비롯한 여러 평면 매체들은 아이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소리와 영상들은 비교적 잘 복원, 보존된 편이었고 1950년대 전화기, 70년대 TV 등 당시 사용했을법한 음향, 영상기기로 직접 보고 들을 수 있어 재미있었다. 그래서인지 어른들이 아이들에게 이를 설명해주는 모습이 전시장의 가장 흔한 풍경이었다. 어른들은 살아온 시대에 대한 이야기는 경험을, 살아보지 못한 시대에 대한 이야기는 이미 접한 책이나 그 외 지니고 있는 정보를 바탕으로 아이들에게 이야기를 전달하고 대화를 이어나갔다. 시끌벅적한 전시실의 분위기는 흘러나오는 소리도 있지만, 이러한 자연스러운 대화의 풍경도 작용한 것이었다. 전시실의 여러 전시물들은 함께 온 이들이 다양한 주제로 대화하며 즐길 수 있는 매개가 되었다.


시대별 TV, 라디오 제품과 관련 지면광고 전시공간

물론 시대에 대한 명확한 인식과 반성은 중요하다. 하지만 그 전에 그 시대에 대해 자연스럽게 알아가고, 사실을 인식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 무조건 시대적 메시지만 강요하고, 견해를 주지시키는 것은 위험한 일이 될 수 있다. 오히려 아이들에게는 무겁고 어렵게 받아들여져 역사에 대한 흥미를 잃게 할 수 있다. 모든 사람의 취향과 흥미는 다르기 때문에, 이는 역사를 어렵게 느끼거나 관심이 없는 성인에게도 마찬가지이다. 전시는 어찌 보면 공공장소에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매체 중 하나이다. 사실을 최대한 손쉽게 어렵지 않게 보고, 익혀 흥미를 유발하고 보다 깊은 관심을 가지게 하는 것도 전시는 전시의 방향과 기술에 따라 얼마든지 가능하다.

대한민국역사박물관의 전시는 흥미로우면서도 건조하다. 객관적인 사실, 그 당시의 소리, 영상, 평면매체 만을 제시한다. 매체가 흥미를 이끌지만 전시는 견해를 제시하지 않는다. 매체가 전하는 시대에 대한 견해는 전시를 보는 사람들의 몫이다.




글/사진 관리자
업데이트 2020.04.06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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