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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상화로 보는 영국 근대사 <시대의 얼굴, 셰익스피어에서 에드 시런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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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명 : 시대의 얼굴, 셰익스피어에서 에드 시런까지
장 소 : 국립중앙박물관 상설전시관 1층 특별전시실
기 간 : 2021.4. 29 ~2021.8.15
글 / 김진녕

-초상화에 담은 영국 근대사와 문화사
-가장 오래된 형식의 초상화에 현대의 인종 차별과 젠더 이슈까지 담는 방법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민병찬)이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관장 니컬러스 컬리넌, Dr. Nicholas Cullinan)과 함께 여는 특별전 <시대의 얼굴, 셰익스피어에서 에드 시런까지>(~ 2021.8.15.)이 선보이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이 2021년에 첫 번째로 선보이는 대규모 해외 문화재 특별 전시로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이 간직해온 작품 78점이 국내에 처음으로 소개한다.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National Portrait Gallery)은 1856년에 설립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초상화 전문 미술관으로 여러 분야에서 성취를 이룩한 저명한 인물의 초상화를 수집해 왔다. 이번 전시는 근대 이전 ‘유럽의 변방’ 취급을 받던 영국이 근대에 접어들면서 중심으로 자리잡는 과정 자체가 포함된 영국의 역사전이자 영국의 문학과 미술, 음악, 사회사까지 한데 살펴볼 수 있는 인물 영국사이기도 하다. 그래서인지 작품의 설명도 작가 보다는 묘사의 대상이 된 ‘sitter’를 앞에 내세웠다. 통상적인 미술품 전시에선 작가 이름을 앞세우고 작품이름을 뒤에 쓴다. 하지만 이번 전시는 초상화의 주인공을 먼저 쓰고 그 다음에 화가의 이름을 썼다. 이를테면 세계적으로 모르는 사람이 없는 페테르 파울 루벤스가 1629년에 그린 ‘14대 애런들 백작 토마스 하워드 (1585~1646)’는 영국 국경을 넘으면 아는 사람이 별로 없는 인물이지만, 작품 이름표에는 토마스 하워드가 먼저 표기됐다. 토마스 하워드는 17세기 전반기에 영국에서 최고의 수장가 중 한명으로 꼽혔던 인물이고 그가 17세기 유럽 대륙의 최고 초상화가 중 하나인 플랑드르 출신 안토니 반 다이크의 영국 활동을 이끌어낸 인물이다. 전시장에는 안토니 반 다이크의 1630년 작품 <조지 스튜어트 경의 초상>이 나와있다. 수입된 대륙 선진국의 일류 화가를 소비하던 영국은 대영제국의 시대가 열린 18세기 후반에 영국산 토종 초상화가 토머스 게인즈버러와 조슈아 레이놀즈라는 걸출한 초상화가를 갖게 된다.


토마스 하워드와 반 다이크의 활동을 통해 17세기 영국과 유럽의 문화 지형도가 그려진다. 프로이센 출신의 음악가 헨델(1685~1759)이 영국에 정착한 것은 1710년 전후다. 토머스 게인즈버러가 독일 출신으로 영국에서 활동하는 비올라 다 감바 연주자 카를 프리드리히 아벨의 초상화를 그린 것은 1765년. 대항해시대의 후발대인 영국이 노예무역과 식민지 경영으로 이익을 보기 시작한 게 17세기 후반부다. 그때부터 영국은 외부인도 끌어모으는 충분히 매력적인 소비시장이었다. 영국은 거기서 그치지 않고 18세기 중후반부터 산업혁명을 선도하면서 서양사의 주인공이 됐고 이후 1차 세계대전까지 ‘해가 지지않는 식민제국’ 시대를 누렸다.

전시는 영국이 역사의 변곡점을 그려낸 16세기 초반의 슈퍼스타 세익스피어(1564-1616)의 초상으로 시작된다. 세익스피어는 영국의 도약을 이끌어낸 시발점으로 꼽히는 엘리자베스 1세(1533-1603) 때 활동한 희곡작가고 오늘날 영어권 문학의 대명사다. 세익스피어의 초상은 ‘명성’, ‘권력’, ‘사랑과 상실’, ‘혁신’, ‘정체성과 자화상’이라는 다섯 가지 주제로 구성된 이번 전시 전체의 상징적 초상이자 첫번째 섹션인 ‘명성’편의 첫번째 초상이다. 스페인의 무적함대를 무찌르고 영국의 존재감을 확인시킨 엘리자베스 1세의 초상은 두 번째 섹션인 ‘권력’의 첫번째 전시물. 이번 <시대의 얼굴>전이 초상화로 보는 영국의 근대사이자 영국 문화사인 것이다.


그렇다고 이 전시가 고리타분한 ‘역사 자랑’에만 빠진 것은 아니다. 기획자는 영리하게 요즘 사람들이 소비하는 문화 권력의 초상과 사회 이슈에 대한 관심도 담아냈다.

‘사랑과 상실’ 섹션의 간판으로 대중 가수 에이미 와인하우스의 초상이 걸려있고 그이 노래가 흘러나온다. 영국이 배출한 팝스타인 비틀즈와 데이빗 보위, 롤링스톤즈의 믹 재거 초상 사진도 등장한다. 20세기 이전에 평면 페인팅에 고착돼 있던 ‘초상화’라는 개념을 사진과 조각, 렌티큘러, LCD스크린을 활용한 작품까지 다양한 매체로 확장해 가고 있는 현대미술을 보여주기도 한다.


‘정체성’ 섹션에는 18세기 초 노예무역의 희생자 초상부터, 엘리자베스 1세의 충성스런 시종의 초상, 성 정체성 이슈를 제기한 18세기 군인과 20세기 초반의 여성 시인 등 요즘 이슈인 인종 문제와 성정체성 이슈를 500년 전, 300년 전 인물로부터 제기하고 있다.


여기에 오늘의 대중이 알만한 작가인 트레이시 에민이나 마이클 크레이그 마틴, 쉬린 네샤트, 데이비드 호크니, 루시언 프로이드 같은 작가가 그린 20세기의 초상화를 섞어놨다. 세대별, 성별을 떠나 공통적으로 관심을 끌만한 요소를 골고루 섞어놓은 것이다.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의 니컬러스 컬리넌 관장은 이런 인사말을 보내왔다.

“팬데믹 시대에 영국 국립초상화미술관이 개발 계획의 일환으로 일시적 휴관 상태인 동안 우리 관의 대표작을 한 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귀중한 기회를 선사한다. 작품 중 다수가 이번 전시를 맞아 처음으로 영국 밖에서 전시되며, 특히 우리 소장품을 최초로 한국에 선보이는 자리로, 지난 500년간 제작된 초상화 중 가장 뛰어난 작품을 한자리에서 만나보는 기회가 될 것이다.”

 
글/사진 관리자
업데이트 2021.11.28 1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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