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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시아 옻칠에 얽힌 문화사 - <칠漆, 아시아를 칠하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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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석기 시대부터 현대까지 이어지고 있는 아시아의 옻칠 문화사

전시명 : <칠漆, 아시아를 칠하다>전
전시장소 :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
전시기간 : 2021.12.21~2022.3.20
글 / 김진녕

제삿상에 오르는 나무로 만든 제기, 1970-80년대까지 각 가정집 안방에 모셔졌던 자개가 박힌 장롱과 문갑 등의 가구. 이런 기물의 공통점은 나무 재료에 옻을 올리는 칠작업을 했다는 점이다. 제기와 나전칠기류는 시대가 바뀌고 주거생활 패턴이 바뀌면서 일상에서 사라지고 있지만 옻칠 자체는 최근들어 재발견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전통 옻칠 작업을 해오던 허명욱 작가는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재해석한 아스트로 보이 시리즈에 옻칠을 결합시킨 작품으로 대중의 큰 관심을 받고 있고, 추상 회화 작업을 해오던 정직성 작가는 최근 나전 끊음질과 옻칠까지 직접 배워서 제작한 신작을 연이어 선보였다. 두 작가 뿐 아니라 한국화 진영의 크고 작은 전시회에서 옻칠을 매개체로 활용한 작품을 만나는 것은 더 이상 낯선 풍경이 아니다. 그만큼 옻칠의 매력과 장점이 현대의 우리 일상에서 여전히 통하고 계속 재발견, 재해석되고 있다.

 


국립중앙박물관(관장 민병찬)이 칠漆에 얽힌 문화사를 차근차근 살펴보는 전시를 마련했다. <‘, 아시아를 칠하다>(12.21- 2022.3.20)라는 이름으로 국립중앙박물관 특별전시실에서 열리는 이번 전시는 삼한시대(1~2세기) 유적인 창원 다호리 1호 무덤에서 나온 칠을 올린 각종 기물과 평양에서 출토된 낙랑시대(1~2세기)에서 출토된 칠을 올린 유물부터 고려시대와 조선시대 칠기, 중국과 일본, 베트남, 미얀마의 칠 유물 등 아시아 각지에서 발전한 다양한 칠공예 기법을 살펴볼 수 있는 263점의 칠기가 선보이고 있다.

 

 

전시는 총 4부로 나뉘어져 있다.

1칠기를 만나다는 총론격으로 칠기와 옻칠이 무엇인지를 소개한다. 고려시대에 만들어진 모자합(母子盒) 모양의 화장합이나 꽃모양 잔이 각각 칠기와 청자로 만든 유물을 보여주며 칠기가 당대 고급 기술이 집약된 특수층만 사용하던 위세품이었음을 보여주고 있다. 한편으로 칠기 제작 과정을 담은 재현품과 옻칠 정제 과정을 담은 영상도 소개하고 있다.

2칠기를 꾸미다에서는 칠기의 기본 장식 기법 세 가지, 색을 입히고 무늬를 새기고 옥이나 금은판을 붙이는 기법을 적용한 유물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 창원 다호리 유적에서 출토된 검은 칠기와 다양한 무늬를 보여주는 중국 한나라 시대 칠기(평양 낙랑시대 출토 유물과 상하이박물관 소장품)가 이 파트에 등장한다.


3개성이 드러나다에서는 아시아 각 지역별로 발전한 칠공예의 종류를 보여준다. 한국은 나전칠기, 중국은 여러 겹의 옻칠로 쌓인 칠 층을 조각해 무늬를 표현하는 조칠기(彫漆器), 일본에서는 옻칠 위에 금가루를 뿌려 표현하는 마키에(蒔繪)칠기가 주로 제작되었다. 중국 조칠기의 면모를 보여주기 위해 중국 상하이박물관이 출품 협조한 삼십 여 점의 조칠기를 볼 수 있는 점도 이 전시의 장점이다. 마키에 칠기는 모두 국립중앙박물관 소장품이다.

3부에서는 무엇보다도 이번 전시의 눈대목이라고 부를 수 있는 유물 세 점을 주목할 만하다. 지난 2020년 일본에서 사들인 고려시대 〈나전 대모 칠 국화 넝쿨무늬합〉의 국박 데뷔 무대이다. 그 옆에는 이미 보물 제1975호로 지정된 <나전 칠 모란 넝쿨무늬 경전함>, <나전 대모 칠 국화 넝쿨무늬 불자>가 함께 전시돼 있다. 고려시대 나전 유물은 전세계적으로도 귀하다고 하는데 국박이 기증과 구입으로 어렵게 마련한고려 나전 3종 세트가 나란히 전시된 모습은 충분히 감사하고 즐길만한 순간이다.

4경계를 넘어서다에서는 지역과 계층을 넘어선 칠기의 변화를 살펴본다. ‘관광 상품이 된 칠기에서는 미얀마 칠기 병풍이 소개되고 있고, 16세기 대항해시대의 개막 이후 아시아의 도자기와 칠기 소유가 유럽의 상류층의 상징이었음을 보여준다. 일본과 중국에서 제작된 칠기는 17세기 이후 유럽으로 수출되며남만칠기(南蠻漆器)’라는 이름까지 얻었다. 전시장에는 기독교 도상이 자개로 박힌 <나전 칠 마키에 칠보무늬 독서대>(도쿄국립박물관 소장품) <나전 칠 마키에 꽃 새무늬 궤>(도쿄국립박물관 소장품)이 나와 있다.

이 코너의 등장하는 조선 후기에 만들어진 각종 나전칠기류는 전시장의 등장한 칠기류 중 가장 친숙한 편이다. 칠기는 18세기 이후 구매력이 있는 중인 계급이 늘고 시장이 확대되면서 길상무늬가 많아지며 베갯모 등 일상생활 용품까지 나전칠기로 제작되고 이런 스타일이 20세기까지 이어졌음을 유물로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전시의 마지막인 에필로그에서는오늘날의 옻칠, 그 물성과 예술성이라는 제목으로 김설, 장영환,정해조, 최영근, 허명욱의 현대 옻칠 작품을 전시하고 있다. 벽면에 프린팅한 설명문의 끝자락에작품 선정은 한국공예디자인진흥원에서 도움을 주셨습니다라고 쓰여있다. 전시의 기획과 실행은 특정 전문가의 안목과 선입견과 지식, 선택으로 이뤄지는 행위다. 하지만 이 안내문의 마지막 구절은이 코너만은 외주를 줬다는 뉘앙스로 읽혀진다. 몇 년 전국박이 현대 공예품을 구입해야 한다는 소동이 일었다. 그때의 소동 때문에 국박이 조심스러워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국박의 전시에서 관람객이 기대하는 것은 이 전시를 기획한 국박 전문가(큐레이터)의 안목이지 한국공예디자인진흥원의 입장은 아닐 것이다.

 


글/사진 관리자
업데이트 2022.09.27 22: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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