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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17결산] 스마트K 2017년 미술계 10대 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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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가 없던 촛불과 탄핵 정국으로 시작한 2017년이 벌써 저물기 시작합니다. 그 정치적 소용돌이 와중에 문화계가 생각지 못했던 방식으로 주목받기도 했습니다. 정권이 바뀌고 적폐의 청산과 정비의 시간이었을 2017년 미술계에는 어떤 일들이 있었는지 정리해 보았습니다.
 
1. 삼성미술관 리움의 개점 휴업
한국 사립미술관으로 컬렉션으로 보나 예산 규모로 보나 최고를 자랑하던 삼성미술관 리움의 홍라희 관장, 홍라영 부관장이 3월에 전격 퇴임을 발표했습니다. 4월-8월에 계획하고 있던 김환기전이 취소되는 초유의 사태가 발생했고 9월에 예고되었던 리움의 첫 서예전도 무산되고 말았습니다. 정치의 여파가 미술계에까지 깊숙이 파고들었습니다.
 


2. 진짜 가짜 싸움으로 물 흐려진 미술판 : 이우환-천경자 위작 논쟁
미술 작품에 대한 진위 논쟁은 동서고금을 막론 어디에나 있는 일이지만 2017년 대한민국을 달구었던 진위논쟁은 조금 색다른 것이었습니다. 한쪽은 위조범이 잡혀 실형을 살게 되었는데도 작가는 자신이 그렸다는 주장을 철회하지 않고 있으며, 한쪽은 미술평론가의 의견에 대해 작가의 말 한마디를 근거로 유족이 사자명예훼손으로 고소, 재판이 이어졌으나 결국 유족이 패소했습니다.
이 사건 자체가 중요하거나 그렇지 않거나, 많은 언론에서 이 사건을 다루면서 과장되거나 왜곡된 바도 많고, 다른 미술계 이슈가 묻힌 것이 사실입니다.
미술시장이 발전하고 가치가 높아질수록 아마 위작사건도 많아지고 진위 논란도 더욱 많아질 것입니다. 이를 시장 내에서 해결할 수 있는 능력이 키워져야 할 텐데, 결국 국가의 과도한 개입만 부르게 되었죠.
 
3. 미술계 반대를 아랑곳하지 않는, 진격의 문체부
올해는 특히 문화체육관광부의 한 부서에서 미술품유통법 입법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고, 국내 미술계는 이를 지속적으로 반대한 한 해였습니다. 국립미술품감정기구 설립 등을 포함하고 있는 미술품유통법은 사실 작품 진위 문제가 사회를 시끄럽게 한다는 것, 그것을 법제화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을 근거로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미술계는 장기적으로 당국의 이러한 개입이 미술품 시장 발전을 저해할 뿐만 아니라 진위문제 자체 해결도 어렵다는 주장이 다수였습니다. 2018년에는 자율보다는 규제 그리고 법 만능의 사고가 바뀔 것을 기대해볼 수 있을까요.
 
4. 문화예술위원회 구성 문제 - 여성 없고 장관과 위원장 모두 문학인
2017년 12월5일,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으로 위촉한 문학평론가 황현산 씨의 취임식이 있었습니다. 인사 자체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문체부 장관과 문화예술위원회 위원장이 모두 문학계 인사라는 점에 문화계와 미술계가 술렁거렸던 것이 사실입니다. 그리고 이번 문화예술위원 중에 여성 인사가 한 명도 없다는 점은 새 정부의 인사 원칙이 장관직 아닌 자리에도 적용되어야 하지 않는가 하는 문제 제기를 하게 됩니다. 1973년에 “민족문화의 계승 · 발전”과 “문화예술의 연구 · 창작 · 보급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만들어진 한국문화예술진흥원을 계승한 한국문화예술위원회. 이제 그 자신의 위상과 역할에 대해 고민할 때가 아닌가 싶습니다.
 
5. 서울로 7017을 덮은 슈즈트리- 드러난 공공미술의 비공공성과 예술가들의 무임노동
서울역 앞 고가도로를 재생하여 만든 서울로 7017은 개통과 함께 몇 가지 불편한 진실을 세상에 드러내주는 순(?)기능을 했습니다. 우선 그 하나는 '공공미술'에 '공공'은 없다는 점이 있었고, 다른 하나는 최근 몇 년 동안 재능 기부 등의 명목으로 공공기관들이 예술가들에게 대가없이 예술 활동-노역을 요구하는 일이 관례가 되고 있다는 불편한 진실입니다.
  슈즈트리가 흉물이냐 아니냐에 대해서는 논외로 하고서라도 1억 원 이상의 예산이 들어간 이 조형물 탄생이 재능 기부로 이뤄졌음이 밝혀졌죠. 전체 예산에서 작가에게 지급된 예산이 없었고, 이에 대한 서울시의 변명은 “예산 구조상 작가 개인에게 대금 지불을 할 방법이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예산 항목이 없어도 대가를 지불해야 하는 일이 있다면 항목을 수정해야 할 일이지 지불을 안 하는 식으로 해결한다는 것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이 한 경우에 끝나는 것이 아니라 선례를 남겨 차후 지불을 거절하게 될 논리 근거로 사용될지도 모르는 일이라 두렵습니다.
 


ⓒ허핑턴포스트

6. 보물이라면 이런 대접 억울할 듯 : 증도가자-훈민정음 상주본 논쟁
증도가자는 보물로 지정된 불교서적 ‘남명천화상송증도가’(南明泉和尙頌證道歌, 증도가)를 인쇄할 때 사용했다는 주장이 제기되었던 금속활자입니다. 만약 이 증도가자가 진품으로 공인된다면 최고의 금속활자 관련유물이 됩니다. 하지만 4월에 보물지정이 부결되었고, 최근 국감에 4월의 부결 이전 회의록이 등장하면서 진품일 가능성에 대해 다시 살펴봐야 한다는 주장도 있습니다.
한편 훈민정음 상주본은 실소유자와 문화재청의 10년간의 오랜 다툼이 해결되지 못하고 올해도 지속됐죠. 재판이 진행되는 중임에도 실소유자는 국가가 50억을 준다해도 안 내놓겠다고 공언하기도 했습니다. 언제쯤 연구자들과 국민들이 훈민정음 상주본을 제대로 볼 수 있게 될런지요.
 
7. 국립민속박물관, 한국문학관의 자리다툼
용산공원 내 한 지역. 현 경복궁에 위치하고 있는 국립민속박물관이 이전할 계획을 가지고 있던 자리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문학 진흥법이 생겨나고 국립 문학관의 설립이 추진되기 시작하면서 수많은 지자체의 러브콜을 마다하고 문학관이 이 용산부지를 찜하게 됩니다.
사실 서울시는 국립민속박물관의 이전도 반대 입장으로 돌아선 마당에 국립문학관 설립을 찬성할 이유가 없고, 이에 따라 문학계, 미술계, 서울시, 문체부가 각자 밀당을 하는 형국이 되었습니다.
박물관측 사람들은 국립민속박물관이 세종시로 가게 될 것을 우려하며 국민청원 활동을 하기도 했죠. 오라는데 많은 문학관은 용산으로 가겠다고 하고, 많은 사람들이 서울에 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민속박물관은 세종시로 보낸다니 공연히 시인출신인 문체부장관만 자신의 장르만 챙긴다는 오해 아닌 오해를 받게 되는 것은 아닌지 딱하기만 합니다. 누가 이기냐의 싸움을 하지 말고, 문화적 기반 시설들이 균형 있고 조화롭게 자리 잡으려면 어느 길로 나아가야 할지, 누군가 전체를 조망하며 꼼꼼히 따져줬으면 좋겠습니다.
 


8. 급작스런 발령에 이은 급작스런 사퇴. 국립중앙박물관장의 전격 교체
지난 정권에서 임명권자의 눈밖에 났던 전 국립중앙박물관 김영나 관장이 하루아침에 이유없이 자리에서 물러났던 사건이 었었죠. 차관급인 박물관장이라는 자리는 한 국가의 역사와 문화를 책임지는 중책이므로 정치적인 논리나 일시적 사유로 쉽게 또는 사사롭게 교체되어서는 안 되는 자리입니다. 그런데, 이번 정부에서도 지난 여름 기타 차관급 인사와 함께 국립중앙박물관장의 전격 교체가 이루어졌습니다. 급작스런 발령에 못지않은 급작스런 사퇴, 박물관 운영을 평가하기에도 짧은 1년여의 관장직을 서둘러 마무리하게 된 점이 아무래도 안타깝습니다. 반면 국립현대미술관 바르토메우 마리 관장은 임기 3년을 무사히 마무리하게 될 듯합니다. 

9. 횡령 혐의 부산비엔날레 집행위원장 사퇴
2018년 행사를 앞두고 부산비엔날레 조직위가 바다미술제 비리 의혹에 휩싸이면서 집행위원장이 돌연 사퇴하는 일이 발생했습니다. 집행위원장 임모씨는 지난 2015년 부산비엔날레 바다미술제 집행위원장으로 활동하면서 고(故) 손현욱 교수와 또 다른 작가 등 2명이 지급받은 작품 유지보수비용 1600만원 가운데 1400만원을 다시 돌려받아 개인용도로 사용한 혐의로 검찰에 송치됐습니다. 현재 내년 전시 총감독을 모집하고 있는 부산비엔날레. 오명을 벗고 알찬 이벤트로 거듭나길 바랍니다. 
 
10. 무슨 전시가 있었나? 주목받지 못한 미술전시들
많은 애호가들과 전공자들이 한해를 돌아보며 크게 성공한 블록버스터 전시도, 입소문을 타고 사람들을 불러 모았던 알짜배기 전시도 떠오르지 않는다고 합니다. 워낙 정신없고 다이내믹한 사회여서 웬만큼 크게 소리 지르지 않으면 주목받지 못하는 것일까요. 다들 불안한 자기 자리를 지키려 생색나는 일만 추구하는 탓에 꾸준한 노력을 들여 무슨 일을 해낸다는 것이 더 어려워보이기도 합니다. 관장님부터 학예사에 이르기까지 몇 년에 걸쳐 안정되게 계획을 세우고, 정교하게 기획된 전시를 해내고, 적절한 지원을 받고, 많은 사람들이 그 가치를 알아볼 수 있도록 주목하는 것, 그것이 한국미술 갱생의 길입니다.
 
이밖에 바닥을 드러내고 있는 문예진흥기금에 대한 무대책 등 부정적인 사건들이 10대 뉴스의 후보에 올랐습니다.


2018년 새해에는 긍정적인 변화들이 더 많아질까요? 신났던 일들로 10대 뉴스를 채울 수 있도록 각자 자신의 자리에서 노력해야겠습니다.
* 스마트K 미술계10대 뉴스 선정은 미술계雜담 모임에서 도와주셨습니다. 감사드립니다.

SmartK C. 관리자
업데이트 2017.12.13 1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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