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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술계雜담] 2018 올해의 인물, 전시, 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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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준모, 김진녕, 윤철규

윤철규(이하 윤)   벌써 연말이 되었네요. 오랜만에 뵙습니다. 금년 한 해 미술계를 정리하면서 카테고리별로 올해의 인물, 올해의 전시 혹은 올해의 미술관, 올해의 미술시장 이라 꼽을 수 있는 점들을 이야기해봤으면 합니다. 먼저 “올해의 인물”부터.

올해의 인물 
   가장 먼저 국립현대미술관장이 떠오르네요.

김진녕(이하 김)   아직 정해지지 않은 신임 관장도 올해의 인물이 될 수 있으려나요? 왜 이렇게 낙점이 늦어질까요? 

정준모(이하 정)    심사숙고 중인 것 같습니다. 장고 끝에 악수惡手가 될런지...
일설에 의하면 양측에서 서로 미는 사람이 달라 시간이 걸리는데, 어부지리로 캠프 내 지지세력이 없던 제삼자가 될지도 모르겠다고들도 하던데... 면제한다 만다 했던 역량평가에 대해서는 저는 부정적입니다. 국립현대미술관 책임자를 단순히 행정 서비스 책임자로 보고 그러한 역량평가를 중심으로 뽑는다면...

   한국과 한국 미술계의 국제적 위상을 생각한다면, 그에 걸맞는 안팎의 요구사항을 이해하여 비전을 제시하고 국제적 활동이 가능한 네트워크 영향력을 발휘하는 등 나라를 대표하는 현대미술관을 이끌 수 있는 능력이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그 능력은 고위공무원 역량평가로는 판단할 수 없어요. 외국인 관장 체제로 이끌어갔던 지난 몇 년간 내부 통합이 잘 이뤄지지 못했다면 그것을 통합을 해나갈 수 있는가 등의 현안과 관련된 구체적인 요구사항에 맞는 평가가 이뤄져야 합니다.

   지금 추천된 분들은 큐레이터로서의 역량이 인정된 분들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바로 관장으로서의 능력이 바로 판단되는 것은 또 아닙니다. 조직 경영, 운영, 확대하면 펀딩에 까지 미술관의 외연을 넓힐 수 있는, 현재 조직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추슬러 끌고갈 수 있는, 큰 그림을 그려 일해나갈 분이 되어야겠죠. 

   공석 상태가 점점 길어지고 있는데 방치되는 이유가 뭔지... 

   마리 관장이 그만두도록 결정난 것이 9월의 일인데... 임기가 끝난 이후에도 후임이 결정되지 않고 방치되는 것은 상급기관 문제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관장이 정해지지 않았으니 올해의 인물 다음 후보를 들어 보자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님은 어떨까요.

   그다지 눈에 띄는 행보를 보이지는 않아 은둔형이라고 불리기도 하지만, 정치적인 행사에는 잘 참석하시는 것 같습니다. 

   문화체육관광부 장관께서 행정에도 문화에도 전문적인 식견이나 업적을 충분히 보여주시지는 못하고 계신 것 같습니다. 문화부가 하고자 하는 일들이 뭔지를 보여주는 제대로 된 인사도 행해진 적이 없어요. ‘문화’가 많게는 300가지 영역을 포함할 수 있다고 하는데 이 정부가 집중하고 있는 문화는 뭔지, 무엇을 추구하는지 모르겠습니다. 

   굳이 들자면 ‘적폐청산 문화’ 아닐까요? (웃음)

   올해가 취임 2년째인데 화두를 던지거나 메시지를 보여주는 행정 조치는 제 기억에 없습니다. 한국문학관을 은평구에 짓겠다고 한 것 외에는 말이죠. 문학계를 위한 행보는 조금 하신 듯 한데...

   문화부 정책은 정권이 바뀌었어도 달라진 것이 없습니다. 아이들이 수학여행 가다가 불의의 사고로 변을 당하면 수학여행 못 가게 했듯 이번 정부도 비슷한 일들을 하고 있습니다. 해결책을 마련한다는 것이 엉뚱한 방향이라 기본적인 질서에 해를 입혀요. 미술품 유통법 문제도 마찬가집니다. 유통법을 만드는 것이 현재 문제의 해결책이 될 수 없다는 현장의 소리는 무시되고...

   미술품 유통법을 이끌고 있는 문체부 모 과장을 올해의 인물로 거론하지 않을 수 없겠습니다. 미술계의 목소리를 무시하고 너무 열정적으로 일을 하시는 듯해요. 

   한 개인의 잘못된 소신으로 인해 미술계의 생태계가 파괴될 수도 있다는 것을 아셔야 한다는 걸 강조하고 싶어요. 단적으로 모든 화랑이 등록하고 조건에 맞게 전속작가도 등록하도록 한다면, 그런 형편이 못 되는 화랑들은 문을 닫아야 되죠. 그러면 젊은 작가에게 기회는 더 줄어들게 됩니다. 화랑은 지금 사양의 길을 걷고 있어요. 새롭게 신진작가를 발굴하고 그럴 여유가 없습니다. 많은 기업들이 갤러리를 소유하면서 공모전도 하고 있고.... 지금 대관 화랑으로서의 영업도 잘 안 되는 마당인데...
일단 방향을 정하고 일을 하니까 그 방향에 동조하는 사람들을 모셔서 의견을 듣게 되죠. 미술 시장을 잘 모르는 사람들의 자문으로 정부의 정책을 좌우하게 된다는 것은 어불성설이에요. 듣고 싶은 얘기만 듣고 미술계 얘기를 들었다고 하면서 정책을 펼 일이 아닙니다.  어느 화랑이 재벌기업 횡령을 도와주기 위해 위작을 만들었다? 그런 문제가 있다면 고발을 해서 형사처벌 받도록 하면 되는데, 그걸 막기 위해 모든 시시콜콜한 미술품의 생산과 유통을 정부 관리 아래에 두고자 하면 부작용이 훨씬 더 클 겁니다. 

   올해의 인물로 긍정적인 분 이야기를 해 볼까요? 올해 손세기, 손창근 부자가 국립중앙박물관에 귀한 유물들을 기증하고 기증전을 열었죠. 동원, 수정 다음으로 큰 일이 아닐까 싶은데요. 


   작품 수는 적을지 모르지만 최근 사람들에게 관심을 모으던 추사의 <불이선란>이라든가 초상화 등 가치가 큰 작품들을 기증해서 주목받았습니다. 2층에 이를 기념한 상설 전시관을 만들겠다고 하는데 향후 어떻게 운영될지는 조금 궁금합니다. 현재 국립중앙박물관의 동원실 같은 경우 운영이 잘 되고 있는 편으로 기증품이 도자에서 회화까지 다양하고 밸런스가 맞아서인지 순환 전시도 잘 되고 있는 것 같은데, 수정 기증실은 전시물이 잘 바뀌는 것 같지 않아요. 

    프로야구라고 하면 투수와 3, 4, 5번 타자를 스카웃해서 호박이 넝쿨째 들어온 셈인데, 앞으로 국립중앙박물관이 기증품에 대해 어떤 스탠스를 가져갈 것인지 논의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용산시대의 중앙박물관은 어떻게 갈 것인가, 기증자나 작품에 대한 예우나 운용 문제를 고민해야 될 때라는 생각이 들어요. 손 선생님 부자의 기증품은 돈이 있다고 살 수 있는 작품이 아닙니다. 박물관 예산으로는 100년을 모아도 살 수 없는 작품들이죠. 정말 잘 관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 분들의 뜻과 다를지는 모르지만, 기증 문화 활성화를 위해서도 정부 쪽에서도 내놓는 게 있어야합니다. 자주 얘기했던 세제 혜택이라든가, 금관문화훈장이라든가... 그런 것들을 바라고 기증하신 건 아닌 거 알지만, 대한민국이 염치가 있는 나라가 되어야죠. 

    사립미술관 쪽 인사들을 살펴볼까요. 가장 큰 삼성미술관 리움이 작년 이래 개점휴업 상태이다가 이번에 이서현 위원장이 위촉되면서 삼성미술관 리움이 본격적인 활동을 하지 않을까 생각되는데요. 

    이 참에 오너가는 이사회 의장처럼 서포트하고 전문 관장을 선임해서 미술관을 책임지고 운영하는 방식이 정착됐으면 좋겠습니다. 

   사실 이전의 리움에서 홍 관장이 관심도 파워도 있는 존재였기 때문에 미술관이 힘있게 움직일 수 있었는데, 만약 이서현 사장이 관장이 된다면 어느 정도 역할을 해낼지 미지수죠. 리움 자체가 삼성문화재단의 한 사업부인데 재단이사장에 오른 것도 아니고 말입니다. 임시체제로는 해결이 어려울 것이 뻔하니 집안 문제가 얼른 해결되고 이사장 체제와 전문가 관장 시대로 빨리 안정화 되는 것이 삼성미술관 리움에 기대하는 바죠.

   삼성이 나름대로 문화를 선도할 좋은 기회를 맞았다고 봐도 될 것 같습니다. 

   그 외에 올해 언론에 오르내린 인물들을 들자면... 조영남, 유홍준, 문준용 씨 등이 있었습니다. 문화재 쪽에서는 올해 미륵사지석탑 복원도 있었고 여러 사건이 있었지만 인물 쪽에서는 신임 청장으로 기자 출신인 정재숙 청장이 임명됐다는 게 화제였죠. 기자로서 비판적 관점을 늘 유지했었기 때문에 그 시각을 문화재청이란 주요 기관을 지휘 감독하는 데 반영했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 

   올해의 인물을 베스트와 워스트로 꼽자면 긍정적 의미에서는 손 씨 부자, 부정적 의미에서 도종환 장관이라고 해야겠네요. 


올해의 미술관, 올해의 전시
    올해 주목되었던 전시나 미술관이 있으실까요? 아모레퍼시픽미술관, 부산현대미술관이 새로 개관해서 주목을 받았었죠.

    부산현대미술관은 엄밀한 의미에서는 미술관이라고 보기 어렵죠. 소장품이 없는 전시관으로 비엔날레 전용관으로 만들어졌다고 보면 될 듯합니다. 


아모레퍼시픽


    아모레퍼시픽의 전시들이 나름대로 선전하고 있는 것을 보면, 공립보다는 민간에서의 미술관 오픈이 더 성공적이었다고 할 수 있겠네요. 건립을 놓고 갈등을 빚고 있는 대구 간송미술관도 언론에 오르내렸는데, 신중한 선택이 있어야 될 것 같습니다. 

   대구는 이우환 미술관 때도 안도 다다오에게 설계까지 받아놨다 뒤집어졌어요. 간송에 바라는 게 있다면 제대로 자리를 잡고 설립했으면 한다는 거죠. 정부와 지자체 여기저기서 요청이 많이 들어오겠지만. 

   개인적으로는 현대 그룹이 한전 부지 같은 것을 살 게 아니라 컬렉션 인수하고 미술관을 지었더라면 보기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지자체와 미술관 건립 문제를 얘기하다보니 올해 비엔날레 십 여 개가 동시다발로 열렸던 것도 중요한 사건이죠. 

   올해를 기점으로 후년에는 조금 정리가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부족한 점이 적나라하게 드러난 곳이 많았어요. 

   통폐합의 가능성이 있지 않을까요?

   비엔날레 치를 예산으로 지자체 미술관에 컬렉션과 인력을 늘리자는 캠페인을 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전시 예산도 없고 인력도 없는 개점 휴업 미술관이 많습니다. 

   비엔날레에 쓸 20억의 예산을 미술관에 투자한다면 훨씬 남는 것이 많을 것 같습니다.

   지금 비엔날레는 남는 것 없이 버려지는 돈이 너무 많아요. 

   유럽 같은 곳에 가 보면 몇 백년 전에 성당 하나 잘 지어 놓고 나서 몇 백년 후의 자손들도 그걸로 먹고 살잖아요. 좀더 멀리 보고 투자를 했으면 좋겠어요. 

   맞습니다. 당장의 효과에 연연하지 말고 딱 50년 뒤를 보고 일을 도모하자는 겁니다. 지금 비싸지 않은 작가들의 작품을 사 놓으면 오십 년 뒤에는 그것들이 모여 훌륭한 컬렉션이 될 수 있고 그 작품들을 보러 사람들이 오는 거죠. MoMA도 처음부터 비싼 그림을 가지고 있던 게 아니잖아요. 당시 아직 유명해지지 않았던 당대의 그림을 산 거죠. 그런 식으로 미술관이 컬렉션을 갖춰 가야죠. 

   비엔날레는 오늘 번 거 오늘 먹는 데 다 쓰는 셈이죠.

   비엔날레 나가는 정부지원금은 직접 경비 외에도 쓰이는 돈이 꽤 많습니다. 그 돈으로 하나 제대로 하고, 더 이상 만들지 말자는 겁니다. 오래 남을 것들을 만들고요. 도시재생 차원에서 해볼 만한 것들이 많습니다. 

   금년에 기억나는 전시로 꼽을 만한 것들은 뭐가 있을까요? 

   큰 반향은 아니지만 대고려전이 괜찮은 반응이었고, 개인적으로는 현대미술 쪽의 윤형근 전, 한묵 회고전, 이수억 백주년 전도 괜찮았습니다. 신여성-대한제국으로 이어지는 국립현대미술관의 덕수궁관 전시들이 좋았습니다. 

   현대미술쪽 아모레 퍼시픽에서 했던 개관기념 라파엘 로자노 헤머 전이 떠오르네요. 

   고미술쪽에서는 금년 여러 건의 민화 전시를 통해 민화가 재조명되면서 화제를 끌었습니다. 

   재조명이라기보다는 붐 정도가 맞을 것 같네요. 학술적으로 의미 있는 해석들이 함께 나오지는 못해서 말이죠. 

   현대 갤러리나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세종문화회관미술관의 민화 전시가 겹치는 부분이 많았어요. 

   서예박물관에서 올해 치바이스 전시를 두 번 개최했죠. 서예박물관에서 개최한 전시로 수만 명이 관람한 것은 특이할 만한,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동아시아 근대 미술의 주요 작가를 보여주는 큰 전시들이 의미있다고 보여집니다. 

   치바이스만 같은 곳에서 두 번씩 한 것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있어요. 장기적으로 준비해서 한 번에 제대로 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습니다. 

   첫 전시에서 성과가 좋아서 팔대산인, 오창석 등을 포함한 더 좋은 컬렉션을 가지고 올 수 있게 된 것이니까, 그 상황에선 최선의 결과일 것 같습니다. 

    예술의전당 내 다른 미술관들이 대관 전시에 머무르고 있는 데 반해서 서예박물관이 보여주는 것은 의미있는 행보라고 봅니다. 개인의 역량일 수도 있겠지만 메인인 한가람미술관이 서예박물관 만큼만 해줬으면 좋겠습니다. 예술의전당은 꽤 많은 세금이 들어가고 있는 공공기관인데 부동산 임대업이나 하고 있는 것과 뭐가 다릅니까? 내가 낸 세금으로 돌아가는 예술의 전당에 입장료를 또 듬뿍 내고 들어가야 되는 외부 대관 전시로 사장은 경영평가에서 좋은 평가를 얻겠지만 그만큼의 손해를 시민들이 보고 있는 것은 알고 있어야 하겠죠.  

    더 생각나는 전시로는... 국현 과천관박이소 전이 좋았고. 리처드 해밀턴의 연속적 강박 등도 좋았는데 많은 관람이 이뤄지지는 못한 듯합니다.


   올해의 전시 베스트로는 아모레퍼시픽 개관전을 꼽고 싶네요. 상설전시가 없다는 것이 아쉽지만, 앞으로 잘 운영해서 한국의 미술관 전시 문화를 선도해 주기 바라는 의미에서요. 국현이 잘 이끌어준다면 더 좋고요. 

   워스트라고 한다면... 대형 전시 중에서는 한가람에서 하는 전시들이 역시 좀 어수선했다고 보여지네요.


올해의 미술 시장
    올해의 미술품 경매 시장의 특징은 가을까지 김환기가 주목을 많이 받았다는 점을 꼽을 수 있겠죠. 


26th HONG KONG SALE Lot. 26 김환기 27-XI-71 #211, oil on cotton, 176.3☓126.3cm, 1971


    이우환이 이어서 뻗어나가지 못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위작 문제 때문일까요?

    전체적으로 단색조 회화에 시장 공급이 원활치 않아서 그런 면도 있지만, 위작 문제가 시장을 다운 시키는 것도 사실이긴 하죠. 

    단색화가 시장에서 이미 꺾인 것이라는 얘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작가층이 넓습니다. 가능성은 아직 있는 것 아닐까요.

    단색조 회화만 그런 것은 아니고 기본적으로 70년대 그림들이 이미 시장에서 거래가 꽤 많이 됐다는 인식이 있죠. 작가군이 꽤 많은데 시장 주도로 끌고 가면서 몇몇 작가를 중심으로 하고 나머지는 아류처럼 다뤄지는 경향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 폭넓은 작가군이 더 이상 뜨지 못하게 되는 거죠. 몇몇이 시대를 이끌어 나간 것처럼 다루지 않도록 했으면 좋겠습니다. 

    비평 쪽이나 학계에서 70년대를 연구하고 그에 대한 논의가 깊이 되지 않는 한 시장이 독자적으로 끌고가기는 어렵다는 것을 보여주네요. 

    김환기의 점화 시리즈는 아직 등장할 작품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뉴욕 때의 것은 아직 그림 내놓을 때가 아닌 상대적으로 젊은 소장가들이 많이 가지고 있어서 그런 듯해요.

    김환기의 지속 가능성은 여전하다는 말씀이시네요.

    시장에 나오는 작품이 많은 것이 아무래도 도움이 되죠. 최영림 같은 경우 꾸준히 나와서 인기를 얻고 있죠. 여튼, 미술시장도 더 많은 연구개발이 필요한 것이 자명합니다. 열매만 따 먹으려고 한다면 땔감이 금방 떨어지게 될 겁니다. 

    고미술 시장은 여전히 저조합니다. 다만 지난 봄에 크리스티에서 분청사기가 313만 달러에 팔려서 외국 경매의 한국 도자기 판매 사상 세 번째 높은 가격을 기록했죠. 1994년 운룡문철화항아리 842만 달러, 2012년 운룡문청화항아리 321만 달러에 이어서. 현대적인 문양에 아름다운 도자이긴 하지만 국내에서도 깜짝 놀랐었죠. 


최성재 분청 덤벙문, 귀얄수화오리문 사각병, 사각호(2008-2017)


    아까 전시 때 얘기를 미처 못 했는데 올해 호림의 분청사기 귀얄과 덤벙 전시를 보면서 정말 잘 모았다는 느낌이 들었고 전시도 훌륭했어요. 호림의 전시는 다 좋았던 것 같습니다. 고미술 쪽은 호림이 꾸준히 끌고 오고 있고 아모레퍼시픽이 좀더 힘을 낸다면, 간송도 대구에서 성공적으로 자리잡는다면 상당히 저력을 가지고 폭넓게 갈 거 같습니다. 이러한 상황에서 시장이 어떻게 부응할 것인가가 관심사에요.  

   스마트K에서도 고미술에 더 많은 관심을 기울이도록 애쓰고는 있는데, 미술시장에서 고미술은 여전히 힘든 상황입니다. 

   고미술의 단점은 감정 문제가 크다고 할 수 있죠. 현대미술은 감정 크레딧이 쌓여가는 반면에...

   사실 시장에서 위작 문제가 불거지는 것의 90%가 고미술이죠. 그래서 문체부 과장님도 그렇게 열심히 뛰고 있는 것이겠구요. 

    문화재보호법, 미술품 유통법이 따로 가지 말고 함께 잘 정돈됐으면 좋겠습니다. 미술시장이 깨끗하게 되는 것이 현대미술의 부흥에도 반드시 필요한 일입니다. 호림과 아모레퍼시픽의 약진, 간송과 삼성의 재기 여부, 내년에 이 두 가지 모티브가 고미술 쪽에서 중요한 요소가 될 것 같네요. 

   상대적으로 호림박물관은 미디어의 관심을 잘 못받는 것 같습니다. 고미술 쪽에 대한 편견 때문인지 아모레퍼시픽의 전시에서도 로자노 헤머 전이 병풍전보다 더 많은 관심을 받았구요. 

    스마트K를 제외하면 고미술을 직접 소개하고 다루는 매체가 많지 않아요. 종이 신문이나 인터넷 매체들이나 아예 문화예술 카테고리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구요. 

윤    문화예술에 사람들의 관심이 줄어든 것은 아닙니다. 이제 일본이나 중국에 좋은 전시가 있으면 그를 보기 위해 방문하는 사람들도 꽤 많아요. 아모레퍼시픽의 병풍전 같은 경우 홍보를 통해 일본 사람들이 많이 올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이 들어요. 국박의 대고려전도 마찬가지.  

    일본에서 했던 병풍전을 보면, 한중일의 병풍을 모아서 풍성하게 보여줬죠. 더 넓은 시각으로 관객층을 생각하고 전시를 기획하면 좋을 텐데, 역시 미술관에 소장품이 많이 있어야 빌려오기도 좋고 좋은 전시가 가능진다는 느낌을 항상 받습니다. 밑천이 있어야 노름판에 끼워준달까요. 

    기타 미술계에 있었던 사건들이 뭐 있었을까요? 올해 남북정상회담이나 청화대 그림으로 뉴스에 미술품이 등장한 적이 많긴 했는데 말입니다.

    남북정상회담 때문에 반짝 뜨긴 했지만 미술품이 정치에 이용되기만 한 듯해서...

    남북화해 모드로 인해 내년에는 북한미술이 조금 보여질 수 있을 겁니다. 1월에 산업디자인 관련해 계획되고 있는 전시 등 물밑작업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선전선동 포스터 같은 전시 있으면 흥미로울 것 같긴 합니다.

    2005년에도 북한미술품 전문 경매회사가 만들어지기도 하고 많이 팔렸죠? 

    홈쇼핑에서 북한미술품을 판 적도 있어요.

    온라인에도 아직 북한미술 판매 사이트가 남아 있는 거 얼마 전에도 확인했는데요 뭐.

    당연한 것일 수도 있는데 최근의 모드에서 북한미술에 대한 과도한 관심과 기대가 있는 건 아닌가 싶어요. 광주 비엔날레에서도...

    그밖에 올해 사건이라면, 천경자와 조영남 사건이 판결이 났다는 것이죠. 올해 법원에서 난 판결인데 크게 이슈화되지는 않았습니다. 

    사람들이 진실이나 결과에 관심이 진짜 있는 것인지... 국현에 천경자 미인도 공개했을 때도 사람들이 많이 보러오지 않았다고 하더라구요.  

    내년에 미술계에는 또 어떤 인물이 활약을 하고 어떤 멋진 전시가 열릴지 시장은 어떻게 돌아갈지 궁금합니다. 기술도 경제도 정신없이 변화하고 있는 이때, 우리가 몸담고 있는 미술판이 건강하고 멋지게 성장할 수 있도록 맡은 바 일들에 더 집중해야 할 때 같습니다. 수고하셨습니다. 
SmartK 관리자
업데이트 2019.03.26 0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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