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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 3,900여 인장의 데이터베이스, 제목과 편저자는?

조선시대에 그려진 수묵 그림에서 인장은 빠질 수 없는 중요한 요소다. 그림과 함께 화제나 낙관, 그리고 인장이 공간을 구성하는 경우가 많다. 인장은 그림의 시각적 구성요소일 뿐 아니라 그림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하게 된다.


추사 김정희 <불이선란不二禪蘭> 55x30.6cm, 국립중앙박물관


그림을 그리거나 글씨를 쓴 사람, 또는 감상하거나 소장한 사람의 정체를 드러내는 인장을 다 모아 그것을 참고자료 삼을 수 있어야 서화 연구를 할 수 있다. 조선시대 서화가들이 사용한 인장의 이미지와 정보를 모은 유명한 이 책의 제목은 무엇일까? 그리고 그 편저자는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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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양화에 작가의 사인이 있다면 동양화에는 낙관(落款)이 있다. 고대 청동기를 제작할 때 완성후 글자를 새겨넣는다는 뜻의 ‘낙성관지(落成款識)’에서 유래한 것이다. 후에 그림이나 글씨를 완성한 뒤에 언제 누가 그렸는지(썼는지) 적고 도장을 찍는 일을 말하게 됐다. 낙관의 글과 함께 찍는 도장을 인장(印章)이라고 하고 관기와 인장이 함께 낙관을 이루지만 인장만을 낙관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서화에 찍혀 있는 인장은 작자의 낙관일 수도 있고 소장자나 감상자가 찍은 것도 있는데, 서화를 연구할 때는 어쨌든 어떤 사람이 어떤 인장을 사용했는지 데이터베이스가 필요할 터. 한국에서는 근대의 오세창(吳世昌, 1864-1953)이 그 일을 했다. 조선시대 서화가와 문인의 인장을 모은 인보 『근역인수(槿域印藪)』는 오세창이 지었고 1968년에 국회도서관에서 발행된 560페이지의 판본을 많은 연구자와 애호가들이 현재도 애용하고 있다. 이 기본 자료가 없었다면 가뜩이나 어려운 조선의 서화 연구가 훨씬 어려웠을 것이다. 

정답은 오세창, 『근역인수』. 

조선 전기부터 해방 이전까지 서화가와 학자들의 인장을 엮어 만든 인보 『근역인수』에는 오세창 자신의 것 225개를 포함하여 총 850명 3,912과(顆)의 인장이 실려 있다. 이름이나 호, 자를 새긴 것, 장서인(藏書印)·사장인(詞章印) 등 다양한 종류가 포함되었다. 오세창은 서예가이자 전각가로서 사용자의 취향이나 시대에 따른 각법을 살펴볼 수 있도록 다양한 인장을 모았으며, 조선시대 전각예술의 수준을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자료가 되기도 한다. 
(인장을 묶은 인보印譜는 중국 뿐 아니라 국내에도 있으나 이러한 규모는 드물며 한 사람의 손으로 묶을 수 있었다는 것도 놀라운 일이다. )

그는 이 인보 외에 『근묵(槿墨)』, 『근역서화징(槿域書畵徵)』, 『근역서휘(槿域書彙)』도 엮었으니, 미술사나 역사 연구자들은 탄신일에 절이라도 해야 한다. *오세창의 생일은 음력 7월 15일. 올해는 8월 31일이었다. 



국회도서관에 소장된 편집용 원고. 첫 인물 정약용(丁 한자 획수 순서)의 페이지.


업데이트 2023.09.12 2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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