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중앙박물관은 조선 후기 여항문인이자 화가 이재관(李在寬, 1783-1838경)의 고사인물도 6폭 두루마리 족자 세트를 소장하고 있다. 6폭 중 두 폭은 남성, 네 폭은 여성을 그렸으며 각 폭의 길이가 140cm로 꽤 크고 가까이 보면 섬세한 묘사가 돋보여 성심성의껏 제작한 역작임을 알 수 있다. 이재...
1980년대 한국화는 서양화에 밀려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었다. 이 침체기를 극복하기 위해 문제점을 진단하고 돌파구를 찾아나가려고 애쓰던 한국화단, 특히 채색화단의 노력과 영향, 의미를 짚는 글이다. 1980년대 중후반이 되면, 수묵 중심이었던 한국화단에서 채색화가 (다소) 활성화되는 현상이 나타났는데 ...
도자의 공간적 형태-기형이나 만드는 방법에 따른 특성 같은 것들은 ‘시대’에 따라 크게 바뀌고 명확하다고 할 만하지만 세밀한 ‘시기’를 나누기에는 완전치 않다. 그런데 백자에 새겨지는 그림, 문양은 상대적으로 취향을 금세 반영해 바뀌기 쉬우니 시대 특정에서 다른 기준을 보완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만약...
최근 절찬 상영중인 국산 오컬트 무비에서도 일본의 요괴/유령 이론의 영향이 강하게 느껴질 만큼, 일본은 그쪽 분야에서 유구한 전통을 자랑하며 시각 자료 또한 풍부하다. 이 논문은 근대 국가를 지향하며 발전을 꾀하던 메이지시대 일본에서 시대적 분위기에 의해 요괴와 유령 이미지가 어떻게 변화했는지, 어떤 독...
지금이야 달항아리나 조선시대 청화백자가 귀하게 여겨지지만 100여 년 전에는 그렇지 않아서 예술품으로 인정되지 못했다. 그러다 1930년대 일본에서 조선공예 붐이 엄청나게 일게 되면서 위상이 급변한다. 1920년대에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오사카시립동양도자미술관 한국도자 담당 학예사가 당시의 잡지,...
18세기 당대에 명성을 떨쳤던 정선이 그 이후에 부침 없이 계속해서 그 명성을 유지했던 것은 아니다. 현재의 위상이 완성된 시점은 일제강점기, 그 시기에 한국의 초기 미술사 연구자들, 조선으로 건너와 나름대로의 기준으로 식민지의 유산을 조사하고 보고했던 일본인들, 막 설립된 미술관 박물관의 소장품 입수 ...
'내훈內訓'은 성종의 어머니 소혜왕후가 여성을 가르치기 위해 펴낸(1475) 교양서로 많은 양반 여성들에게 권장됐다. 이러한 교양서를 읽으려면 한자를 알고 한문을 읽을 수 있어야 했다. 조선시대 남자들은 굳이 여자들이 수고롭게 한자를 배워서 그걸 읽지 말고 남성으로부터 그 내용만 배우라고 권했다. 부녀자...
조선시대에 화가들은 어떤 식으로 작업을 하고 댓가를 받았을까. 당대에도 크게 인정받았던 화가들이 힘들게 생을 마감했다거나, 광통교에 골동이나 서화를 내다 파는 조그만 가게들이 있었다는 단편적인 정보로 재구성된 당시 화가들의 경제적 상황은 암담해서, 돈 많은 후원자들에게서 후한 대접을 받으며 작업에 임한 ...
선조 대에 그려진 와 등의 그림 속에 등장하는 여성과 하층민의 표현에는 이전과는 다른 점이 눈에 띈다. 이러한 변화의 원인은 무엇이고 이후에 어떻게 양상이 변화했을까. (남성)고관대작(高官大爵)들이 그림의 주인공이던 조선 사회에서 선조 재위기(1567-1608)에 여성과 하층민이 ‘갑자기’ 새롭게 재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