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문이 적힌 분청사기병과 백자 접시, 그리고 백자잔탁이 일괄로 경매에 등장해 10억 3천만원에 낙찰됐다. 옥션 측의 해설에 의하면 15~16세기에 제작된 분청사기와 백자와의 관계를 알 수 있는 작품으로, 분청사기병의 벌어진 입, 부드럽고 양감있는 형태가 같은 시기 백자 병에서도 발견된다. 병 표면은 귀얄...
이번 칸옥션 미술품경매는 일본 통신사의 활동을 주제로한 출품작들과 근대 문인들의 흔적을 볼 수 있는 것이 많이 출품됐다, 문학사상과 관련된 그림, 시화 등을 볼 수 있었는데, 그 중 마산에서 활동하던 화가 강신석(1916~1994)의 그림에 김춘수(1922~2004)가 자필로 쓴 시를 덧붙인 1978년 ...
감, 사과, 파이프 사이에 비집고 들어가 약간은 어색하게 주인공 자리를 차지한 작은 백자단지. 작은 화폭에 단순한 구성의 도상봉 정물 소품이 삼천 만원이 넘는 가격에 낙찰되면서 미술 경매시장에서 스테디셀러로의 자존심을 지켰다. 대부분의 사람들에게 일상의 물건이었던 백자의 아름다움이 재발견되던 시절, 집착...
아름다운 여인의 프로파일. 고요한 분위기와 화사한 색점으로 구성되는 화면. 반복적으로 등장하는 박항률(b.1950)의 도상과 소재는 명확하지 않은 희뿌연 표현으로 인해 사색의 공간이 된다. 이라는 이름의 작품 속에는 저고리와 치마를 단정히 입고 땋은머리를 한 소녀(사촌누이)가 고개를 살짝 숙이고 눈은 내...
뚜껑을 포함한 몸 전체에 세밀한 청화로 산수를 그린 백자 주자이다. 물가에 홀로 떠 있는 배, 겹겹으로 둘러싸인 언덕, 골짜기를 따라 옹기종기 자리한 초가가 파노라마처럼 표면을 메우고 있다. 전반적으로 담청색을 머금도록 유약을 발라 구웠고, 굽은 안으로 깊이 파여 있다. 그림도 좋지만 무엇보다 손잡이 윗...
감로는 부처님의 가르침 또는 은덕을 가리키는 말. 감로도는 죽은 사람의 극락왕생과 성불을 기원하기 위한 의식을 치를 때 내걸거나 극락전 같은 곳에 걸어 놓는 그림을 가리킨다. 그래서 감로도에는 죽은 사람을 극락으로 인도하는 여래의 모습과 함께 아래쪽에 죽은 사람이 살아 있을 때 생활한 모습이나 죽은 뒤에...
1922년 조선미술전람회가 시작됐을 때 해강 김규진(1868-1933)은 서예와 사군자부의 심사위원을 맡았다(1, 2, 3, 4, 5, 6, 8, 9회 심사위원). 청나라 유학 경험으로 호방한 필치를 드러내는 각종 서법에 능했고, 그 필력이 그대로 나타나는 묵죽과 묵란에서 독자적인 경지를 이뤘다는 찬사를...
조선 백자를 대표하는 것은 무엇일까? 개인의 취향에 따라 의견이 분분할 수는 있겠지만 백자 중에서 용준(龍樽)이 최상위권을 다툴 것은 분명하다. 청화로 그린 용준은 조선 초기부터 왕조의 마지막까지 그 골격을 유지하면서 만들어졌던 ‘센터’같은 존재다. ‘백자청화오조룡문호’라는 이름으로 경매에 등장했던 이 ...
이응노(1904-1989)의 예술세계를 거론할 때 그에게 있어 서화, 지필묵이라는 매체와 재료의 의미를 건너 뛸 수는 없을 것이다. 젊은 시절 묵죽을 탐구할 때도, 일본에 가서 신남화의 영향을 받게 되었을 때도, 파리에 다녀오고 서예적 추상을 추구할 때도 마찬가지. 1950년대에 그의 수묵 산수-풍경은 ...
청전의 전형적인 스타일이 생성되기 전 30대의 젊은 나이에 그린 춘경으로, 소나무가 있는 둔덕에 흰색과 분홍색의 점으로 봄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모습을 그려 색다른 맛이 있다. 화제는 다음과 같다. 春日芳暢 萬物生成癸酉 小春 依小坡舍兄囑 祝井上大人 榮臨봄날 꽃 피고 만물이 살아나네계유년 10월에 소...
조선후기 명필 이광사의 서첩으로 표지에 '원교자서(圓嶠子書)'라는 표제가, 첫 장을 넘기면 '감군은축성수(感君恩祝聖壽)' 전서 글씨 탁본에 이어 아들의 당호 '연려실(燃藜室)' 활달한 행서 큰글씨로 한 면에 한 글자씩 실었다. (이광사는 아들 이긍익이 쓴『연려실기술』의 표제를 써 준 바 있다.) 이 '燃...
동백림 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뒤 1969년 다시 파리로 돌아간 고암은 근본부터 다시 보겠다는 생각을 한 듯하다. 당나라 왕묵처럼 먹을 묻히고 겅중겅중 뛰는 퍼포먼스를 보였는가 하면 프랑스 평론가와 함께 『서예 중국회화 그리고 추상회화』라는 책도 썼다. 서예만 가지고 개인전도 열었다. 이 불(佛)자는 격정...
“너무 추워서 입김이 서려 성에가 되고 이불깃에서는 와삭와삭 소리가 날 지경이었다. (...)황급히 『한서(漢書)』 한 질을 이불 위에 죽 덮어 조금이나마 추위를 막아 보았다.(...) 그런데 어젯밤에도(...) 추위에 떨며 한참을 생각하다가 마침내 『논어』 한 권을 뽑아 바람막이로 삼았다."엊그제 강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