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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편지 41] 몸과 마음이 너 때문에 고뇌에 시달리고 있다

글/ 김규선(선문대학교 교수)


추사 김정희가 노년기 과천 시절에 쓴 편지이다.
  아석(我石)이란 사람에게 보낸 것인데, 그가 누구인지는 미상이다. 내용으로 보아 자신보다 한창 어린 사람으로 보이는데, 그에 대해 걱정하는 마음이 행간에 가득하다.
  노년기 추사 글씨의 전형을 보여준다. 




 [겉봉] 我石回見. 果答.
 把我身心, 爲你煩惱. 意謂已作湖行, 慮及於寒何以抵當, 泥何以衝過. 今見來字, 是又作閒思漫想. 聞又携笈近地, 令人神注, 無非爲你煩惱處, 去亦煩惱, 留亦煩惱, 不知此煩惱何時可已. 你自得自得, 何以知此煩惱一二分也? 臨書更悒. 老果.

 아석(我石)에게 회신 보냄. 과천에서 답장 씀.
 내 몸과 마음은 너 때문에 고뇌에 시달리고 있다. 이미 호서 쪽을 간 것으로 여겨, 추위를 어떻게 견디고 진흙 길을 어떻게 걸어가나 걱정했는데, 지금 보내온 편지를 보니, 이것은 그저 한가하고 부질없는 우려일 뿐이다. 지금 보내온 편지에서, 책보자기 들고 가까운 곳으로 가 있다는 소식을 들으니, 다시 정신이 바짝 든다. 모든 고뇌가 너로 인해 생겨, 떠나도 고뇌이고 머물러 있어도 고뇌이니, 이 고뇌가 언제 사라질지 모르겠다. 네가 스스로 되돌아본다 한들 어떻게 이 고뇌의 한두 푼이나마 이해할 수 있겠느냐. 답장을 쓰노라니 더더욱 우울하구나. 과노.
업데이트 2023.06.2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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