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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편지 42] 저는 여전히 어리숙하게 지내고 있을 뿐입니다

글/ 김규선

 



연도 표기가 없어 정확한 시기를 알 수 없으나, 자신을 '누상(累狀)'이라 표기한 것으로 보아 제주 또는 북청 시절에 쓴 것으로 보인다.
 보내준 음식에 대해 고마움을 표한 내용이 남다르고, 수신인의 아들에 대해 특별한 관심을 표한 것이 눈길을 끈다.
 


 歲新月圓, 懷耿尤深. 卽承良椷, 從審春正動履迓吉多祉, 恰符遙祝. 累狀, 依舊頑鈍而已. 惠貺三味, 是家廚希有, 非徒鎭饞, 認目心注, 對案大嚼, 殊庸感切感切. 餘艱艸不宣.
 元月十七泐冲
 允君安善? 每神溯不已, 亦能體此意耶?
 새해가 되고 달도 둥글어 더욱더 그리웠는데, 보내주신 편지를 통해 정초에 많은 복을 누리고 계시다 하니 멀리서 축원하는 바에 부합합니다. 저는 여전히 어리숙하게 지내고 있을 뿐입니다.
 보내주신 3종의 음식은 매우 귀한 것으로, 걸신 든 걸 잠재울 뿐만 아니라 눈에 붙고 마음에 닿아 한 상 크게 차려 먹었으니, 감사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럼 어렵게 적으며 이만 줄입니다.
 정월 17일.
 윤군(允君, 아드님)은 잘 있습니까? 언제나 궁금하기 그지없는데, 이 마음을 알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업데이트 2023.07.17 2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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