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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편지 43] 걸신 든 걸 잠재우고 눈에 붙고 마음에 닿아

 추사가 노년기 유배지에서 쓴 편지이다.


 누상(累狀)은 ‘묶여있는 몸’이라는 뜻으로, 유배된 상태를 나타내는데, 이 편지 또한 누상이라는 표기가 있어 제주(또는 북청) 유배 시절에 쓴 것으로 확인된다. 아들 안부까지 묻는 것으로 보아 수신인은 평소 가까이 지낸 사람일 것으로 추측된다.
 보내준 음식물에 대한 감사의 뜻을 표한 것이 주 내용인데, ‘걸신 든 것을 잠재울 만하다’는 표현에서 유배시절의 곤궁한 모습을 간접적으로 엿볼 수 있다.
 발신일은 1월 7일이다.






 歲新月圓, 懷耿尤深. 卽承良椷, 從審春正動履迓吉多祉, 恰符遙祝. 累狀, 依舊頑鈍而已. 惠貺三味, 是家廚希有, 非徒鎭饞, 認目心注, 對案大嚼, 殊庸感切感切. 餘艱艸不宣.
 元月十七泐冲
 允君安善? 每神溯不已. 亦能體此意耶?
 새해가 되고 달이 둥글어 더욱더 그리웠는데, 보내주신 편지를 통해 정초에 많은 복을 누리고 계시다 하니 멀리서 축원하는 바에 부합합니다. 저는 여전히 어리숙하게 지내고 있을 뿐입니다.
 보내주신 3종의 음식은 매우 귀한 것으로, 걸신 든 걸 잠재울 뿐만 아니라 눈에 붙고 마음에 닿아 밥상 크게 차려 먹었으니, 감사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럼 어렵게 적으며 이만 줄입니다.
 정월 17일 씀.
 윤군(允君, 아드님)은 잘 있습니까? 언제나 궁금하기 그지없는데 이 마음을 알고 있는지 모르겠습니다.
업데이트 2023.08.21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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