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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편지 46] 인편에 몇 자를 적어 보내고 새해 달력도 함께 보내네

글/ 김규선(선문대학교 교수)



앞에 소개한 편지와 같이 수신은 해남에 있는 김찬성이다. 발신지는 노서(鷺西, 노량진 서쪽)이고 발신일은 1849년 11월 10일인데, 제주 유배에서 풀려나 용산 쪽 한강 주변에서 지낼 때 쓴 것으로 보인다.

수신인의 아들 몽(夢)에 대한 여전한 관심을 보이고, 해남 지역에 집안 소유의 농장이 있었는지 관련 내용을 언급하고 있는 것이 눈길을 끈다.




[겉봉]
海南金贊聲家回傳
鷺西答椷

至寒比甚, 江氷闌干, 想南陸不如是波吒也. 卽問邇况晏好, 渾狀悉佳, 夢之書課能日健, 與時增長耶? 每戀戀不能忘. 此狀, 一味頑癡, 尙淹江上, 姑未歸耳. 適有金瑢性妥便, 玆付數字, 並寄新蓂耳. 庄事間果整理耶? 餘姑不式.
己酉至月十日 老江客中

[겉봉]
해남 김찬성(金贊聲) 집안에 회답함
노서(鷺西, 노량진 서쪽)에서 보낸 답장

요사이 동지 추위가 극심하여 강변 얼음이 난간을 이루는데, 아마 남쪽 땅은 이렇게까지 추위에 벌벌 떨지 않으리라 싶네. 요사이 잘 지내고 식구들 두루 편안하며 몽(夢)이의 글씨 공부는 날마다 열중하여 흐르는 시간과 함께 발전하고 있는가? 언제나 궁금하기 그지없네.
나는 줄곧 어리숙하게 지내는데, 아직도 강상(江上)에 있으며 돌아가지 못하고 있네. 마침 김용성(金瑢性) 편에 몇 자를 적어 보내고 새해 달력도 함께 보내네. 장원 일은 잘 정리되었는가? 이만 줄이네. 기유년(1849) 동짓달 10일, 노강(老江) 객중(客中)에서.
업데이트 2024.01.15 1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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