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칼럼 > 서예

[추사편지 51] 김 아전 건은 그의 입을 통해 자세히 들었네

 65세 때인 경술년(1850) 3월, 이른바 강상 시절에 쓴 편지이다. 수신인의 친속으로 보이는 몽(夢, 미상)에 대해 거론하고 있는데, 전라도 해남의 김찬성(金贊聲)에게 보낸 다른 편지에서도 같은 이름이 거론된 것으로 보아 이 편지 역시 김찬성에게 보낸 것이 아닐까 싶다. 

 
이 무렵 초의에게 쓴 편지가 많은데, ‘초의 편지는 곧장 전달해’ 달라는 내용에서 비슷한 시기에 썼을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
 그리고 이 즈음 막내와 둘째 아우가 아내를 잃었다는 것도 확인된다.
 필사 시기가 분명한 노년기의 작품으로, 획의 구사에 흐트러짐이 거의 없다.     



 春事已中, 遠懸甚至, 卽從珍牧金吏見書, 並悉年後吉利狀, 慰開十分. 似聞夢有所愼, 雖屬過境, 爲之念念不弛. 近益淸勝耶?
 此中今十二遭季嫂喪, 情理種種絶悲. 永柔之衰年叩盆, 又是不可銷過處也, 奈何?
 金吏事一一領悉於渠言, 亦有所詳及者, 當圖隨處另着力, 此不羅縷耳.
 草衣書, 幸卽專致爲望. 悲擾不多究. 送來三品, 領荷領荷,
 庚戌三月十六 江上客中

 봄이 이미 깊어 멀리서 몹시 그리웠는데, 김(金) 아전 편에 보낸 편지를 받고 새해 이후 잘 지낸다는 소식을 들으니 아주 기뻤네. 몽(夢)이 아팠다는 소식이 들린 듯한데, 지나가는 것이긴 해도 염려의 마음 놓을 수가 없네. 요사이 아주 잘 지내고 있는가?
 이곳은 이번 달 12일 계수(季嫂, 김상희 아내)의 상을 당해 이런저런 슬픔에 잠겨 있네. 영유(永柔, 김명희)가 노년에 아내를 잃는 것도 그냥 넘길 수 없는 일이니, 이를 어찌해야 한단 말인가?
 김 아전 건은 그의 입을 통해 자세히 들었네. 상세히 언급할 것도 있고, 힘닿는 대로 노력할 터인 바, 여기서는 일일이 언급하지 않겠네.
 초의 편지는 곧장 전달해 주기 바라네. 슬픔에 젖어 많은 말을 할 수가 없네. 보내준 3가지 물품은 감사히 잘 받았네. 
 경술년(1850) 2월 16일 강상(江上)의 객지에서.
업데이트 2024.11.11 13:09

  

최근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