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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사편지 55] 보내드린 주련이 맘에 들지 않아 다시 써서 보내드리니

글/ 김규선



 수신인 미상의 편지인데, 사연(寺緣), 선탑(禪榻) 등의 내용으로 보아 스님에게 보낸 것으로 보인다.
 앞서 써준 주련이 맘에 들지 않아 다시 써서 보낸다는 것과 벼루 배면에 명문을 써야 하는데 벼루 품질이 명문을 쓸 만하지 못하다는 내용들이 주목을 끈다.
 



 前聯有未稱, 重書近日所作爲者改呈, 諒存. 前聯乚[음은 은(隐), 숨기다]之無妨.
 寺緣行且更商, 第令禪榻花風不負一重舊盟耳. 小硏當背寫一銘語, 而硏品不足銘矣. 然比艱於硯, 並暫留之.
 앞서 보내드린 주련(柱聯)이 맘에 들지 않아 근래 지은 것을 다시 써서 보내드리니 거두어 주시기 바랍니다. 앞의 주련은 그냥 거둬두어도 무방합니다.
 절을 찾아가는 일은 다시 상의할 터인 바, 선탑(禪榻)의 꽃과 바람에게 중한 지난 약속을 저버리지 않도록 하겠습니다.
 작은 벼루엔 명문(銘文) 한마디를 써넣어야 하나 벼루 품질이 명문을 새기기엔 부족합니다. 요사이 벼루에 어려움을 겪고 있으니 잠시 여유를 두고 기다려야겠습니다.
업데이트 2025.07.09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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