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촌 이상의 친척에게 보낸 편지로 보이는데, 구체적인 수신인이 확인되지 않는다.
화재, 부친의 병환, 혼사 등 두 집안에서 발생한 다양한 이야기가 거론되고 있다.
상대방에게 무언가 귀한 자료를 빌려 왔는지, 이런저런 이유로 바로 돌려드리지 못함을 양해해달라는 것이 주 내용이다.
‘물이 불었다’는 표현에서 혹시 여름철에 쓴 것이 아닐까 짐작되기도 한다.
서체나 내용으로 보아 제주 유배 전에 쓴 것으로 추정된다.
卽承審夜來哀履支勝, 慰仰. 丙事又作, 愁惱更甚.
此, 親候昨又以寒熱之症, 大爲欠和, 焦迫焦迫.
婚事有此團圓, 何幸如之! 如有更聞, 隨示之如何?
華椷謹領, 而姑未了業. 然若緊甚, 當圖奉璧.
目下積水, 姑無以往來, 諒之如何?
留續不宣. 卽從頓.
지금 보내준 편지를 통해 밤사이 상중에 잘 지내고 있다 하니 위안이 됩니다만 화재가 또다시 발생했다 하니 매우 걱정입니다.
여기는, 부친께서 어제 또다시 한열(寒熱) 증세로 크게 불편하시어, 몹시 애가 탑니다.
혼사(婚事)가 이렇게 원만히 이루어졌다니, 얼마나 다행한 일입니까! 혹시 다시 듣는 소식이 있으면 바로바로 알려주셨으면 합니다.
보내주신 편지는 잘 받았습니다만 아직까지 일을 마무리 짓지 못하였습니다. 그러나 그토록 긴요한 일이라면 마땅히 잘 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지금 물이 불어 쉽게 왕래할 수가 없으니, 양해해 주심이 어떻겠습니까?
그럼 다음 편에 말씀드리도록 하고 이만 줄입니다.
지금 바로 종(從, 사촌 이상의 종친)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