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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미술을 기억하다] 이준의 <화和>(1981)

글/ 고금관

작가 : 이준(李俊, 1919-2021) 남해 출생

한국 추상 회화의 대표적 화가 중 한 사람인 화가 이준.
그는 경상남도 남해 출생으로 일본에서 미술 유학을 마치고 1953년 국전 2회 대통령상 수상 후 수 차례의 출품으로 입지를 다지며 한국 화단에 등단했다. 이후 이화여대에 재직하며 후학 지도와 작업을 성실히 병행하는 삶을 살았다. 

화가로서 작품의 소재를 얻을 때 틈틈이 교외로 나아가 자연에서 영감을 받고 스케치하며 하루도 빠짐없이 7시간의 작업 시간을 마치 수양하듯 정열로 불태운 근면의 화가였다. 

화가 이준은 노년기까지 일생동안 구상과 비구상을 아우른 작품 경향을 보이는데 작품의 모티브는 대부분 자연으로부터 온 것이다. 이준의 작품 제목에는 모티브가 그림 안에 설정되는데, 이를테면 화병의 꽃을 다루는 정물, 산수를 다룬 풍경, 소리(音), 율동(動) 등을 구상적인 제재들을 작가 본인의 조형적 언어로 비구상화하여 캔버스 화면에 펼쳐 낸다. 


이준 <和> 1981, 캔버스에 유채, 69.5x72cm


1981년 작품 <和(화)>는 만물의 조화로운 화합을 의미한다. 화면 중심에 둥근 원을 배치하고 삼각형, 사각형 등의 도형을 다양한 각과 크기와 채색으로 분화시켰다. 좌우 선대칭의 구도로 균형감, 공동체적 안정감을 그려낸 것이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다. 하늘빛 푸른 색조가 화면 전체를 지배하면서 채도를 유지하며 견고하게 다듬칠하였고, 그 바탕 위로 밝은 색채를 한단 한단 쌓아올리는 방식으로 그려냈다. 

해와 달인 듯, 산과 언덕인 듯 배치한 기하학적 도형, 선과 면을 겹치고 쌓아올리면서 작가로서의 고뇌와 자연을 담아낸 작품 <和>는 분열된 단편들을 모아 하나로 구성되는 온화한 정서를 안겨주는 가작(佳作)임에 틀림없다. 화가 이준 그만의 방식으로 자연에서의 탐구와 영감을 빛과 색으로 엮어낸 대표작이라 할 수 있다. 





(참고) 이준 <조춘早春> 1975, 캔버스에 유채, 112x145cm, 국립현대미술관

업데이트 2024.05.22 10: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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