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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 17세기, 청나라 대표 미술 후원자였던 이 사람은 누구일까?

2019년 1월, 국립중앙박물관 세계문화관 한쪽에 김홍남 박사가 중국유물 100여 점을 기증하여 청나라 문인의 서재와 내실로 꾸민 ‘반송재(伴松齋)'가 개관했다.
그중 서실로 꾸며진 곳의 이름은 독화루(讀畵樓)로 붙여 놓고 문방사우와 유물들을 놓아 감상할 수 있게 했다. 
 




'독화루'는 17세기 예술인의 최대 후원자였던 이 사람의 서재 이름으로 그것을 따라 지은 것이다.

명말 청초의 문인이면서 화가들과 교유하며 아낌 없는 예술 지원을 했던 이 사람은 누구일까?

  1) 사사표    2) 왕시민    3) 주량공     4) 진홍수     5) 팔대산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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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을 사랑하는 사람은 그것을 수집하고자 하는 욕망을 가지게 되고, 그것은 예술가의 후원으로 이어진다. 예술을 사랑했던 사람 주량공(周亮工, 1612~1672). 
명말 청초의 관료였던 그는 문학가, 전각가, 수장가이자 화가 후원자였다. 17세기 중후반 30여 년에 걸쳐 145명에 달하는 화가들의 작품을 수집한 당대의 가장 대표적인 소장가 중 한 사람이었으며 중국회화사에서는 화가 78명의 전기를 모은 『독화록(讀畵錄)』과 전각가들의 전기를 수록한 『인인전(印人傳)』을 저술한 인물로 널리 알려져 있다. 『독화록』에 실린 인물들은 주량공이 직접 교유했거나 작품을 수집했던 작가들이기에 이 시기 회화사에서 아주 귀중한 자료로 평가된다. 


주량공 초상


남경에 있던 그의 집은 마치 예술인 마을 같았다고 한다. 화가들 상당수가 그 집에 머물면서 작업을 했고, 그 집에 살지 않더라도 경제적으로 의존하고 있던 화가들이 많았다. 
물론 다른 부잣집에도 (집에 거주하면서 그림을 그리게 하는) 우거화가를 가진 경우가 많았지만 주량공은 그들과 달리 화가에게 전격적으로 창작의 자유를 주어 화가들이 좋아했다고 한다. 


주량공의 절친 진홍수(陳洪綬, 1598∼1653)가 그린 도연명.
진홍수는 어릴 때 주량공의 친한 친구였으나 주량공이 청에 항복해 관리가 되자 멀어졌다가 나중에는 그를 위해 다시 그림을 그려주었다.


주량공은 자신의 서재에서 감상하거나 여행할 때 소지하기 편리한 화첩을 선호해 화첩을 수집했고, 또 화가들이 그린 그림을 주변 사람들에게 선물로 적극 활용해 화가의 수입을 도왔다. 직접 화가의 그림을 판매하거나 중개하는 방식은 아니더라도 이런 식으로 하여 가난한 화가들이 자존심이 상하지 않으면서 수입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훌륭한 지원 방식이 되었을 것이다.

주량공은 뇌물 사건으로 감옥에 갇힌 적이 있는데, 이때 돈이 필요해져 자신이 소장하던 수많은 그림들을 팔아야 했다. 소장품 중 옛날 그림들은 높은 가격에 팔 수 있었지만 친구들의 (당대) 그림은 가격을 충분히 받기 어려워 팔지 못했고, 당대의 그림들은 결국은 자신이 소장품이 됐다. 






주량공(周亮工, 1612~1672)
강서(江西) 금계현(金溪縣) 출신. 자는 원량(元亮), 도암(陶庵), 감재(減齋), 함재(緘齋), 호는 적원(適園), 낙원(櫟園) 등.
명나라에서 1640년 진사를 시작으로 절강도감찰어사를 지내고, 청나라에서 좌부도어사, 시부우시랑 등을 역임했다. 
업데이트 2024.04.2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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