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한 시장 같다. 목이 긴 주전자를 들고 액체를 그릇에 따르고 있는 남자, 서서 무언가를 마시는 사람, 젓가락으로 숯을 뒤적거리며 주전자를 데우는 사람이 있다.
또다른 남자는 선반에 음식을 진열하고, 한 여성은 아이와 함께 그릇들을 들고 어디론가 걸어간다. 부드럽고 정교한 선, 물건과 옷의 장식이 세밀하고 색상도 정교하다.
또다른 남자는 선반에 음식을 진열하고, 한 여성은 아이와 함께 그릇들을 들고 어디론가 걸어간다. 부드럽고 정교한 선, 물건과 옷의 장식이 세밀하고 색상도 정교하다.
이들이 사용하는 기구에 문양도 눈길을 끈다. 법륜문(法輪紋)、방승문(方勝紋), 연화문(蓮花紋) 등을 확인할 수 있다. 인물과 의복을 묘사할 때 사용한 먹선이 전통적인 스타일이 아닌 것, 연한 색채를 넣은 음영으로 입체감을 준 것 등 이 시기의 서양화법의 발현을 확인해 볼 수 있다.
왼쪽 하단에는 姚文瀚이 그렸다는 관지가 있고 ‘四季寶誌' '寶誌再編輯’ 등이 인장이 있어 건륭제 58년의 그림으로 추정하고 있다. 요문한은 청 건륭제 시대의 궁중 화가로 베이징 출신이며 건륭제 8년(1743)부터 40여 년간 궁중에서 근무했다. 그는 인물, 고사의 초상, 산수, 정자 등을 전문으로 그렸으며, 그의 화풍은 깔끔하고 풍부하여 한때 건륭제의 찬사를 받기도 했다. 청대에 그려진 그림이지만 전해내려온 그림을 원본으로 한 모본이라 부분적으로 청의 모습을 담았지만 옛 문화를 그린 것이다.
미상 <두장도斗浆图> 송대, 헤이룽장(黑龍江)성미술관 소장
賣漿圖의 ‘漿’은 ‘미음 장’으로 이 그림은 Drink Seller의 영문명을 가지고 있다. 매장도이므로 시장에서 마실거리 같은 음식을 파는 모습이라 여겨질 수 있는데, 이 그림은 당나라 때부터 유행했던 '투차(鬥茶, 혹은 斗茶)' 문화를 묘사한 것이라고 한다. 차를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소중한 찻잎을 꺼내 찻잎의 품질, 찻물의 색, 향기 등을 놓고 서로 경쟁하는 모습이라는 것이다. 차를 사고팔기 전에 평가하는 과정에서 발전한 활동으로, 벽에 거품이 얼마나 오래 남아 있는가 등으로 승부를 내기도 했다. 검은색 유약의 도자가 거품색을 알아보기 좋아서 많이 사용됐다. 건요의 흑유도자가 인기 있었다.
그림에 사용된 찻잔을 자세히 살펴보면, 일반적인 검은색 찻잔이 아닌 청나라 때 만들어졌던 유약들 즉 붉은색, 연두색, 남색 유약들을 사용한 찻잔으로 다양하게 표현했음을 알 수 있다.
투차는 송에서 번성했는데, 찻잔에 점을 찍는 방식으로 진행되며 찻물의 색, 차의 색, 찻잔 표면에 물 자국이 나타나는 시간 등을 다양한 기준으로 심사했다고. 가장 좋은 차는 황제에게 공물로 바쳤고, 그 이하의 차는 평가에 따라 가격이 결정됐다. 투차는 일본에도 전파되어 독자적인 형태로 발전했다.
청 야오원한(요문한姚文瀚) <매장도(賣漿圖)> 1793, 종이에 채색, 59.3x108cm, 타이베이 국립고궁박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