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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 ZOOM IN] 화조도 속 모란

봄이 어느덧 지나가고 모란도 서둘러서 피었다가 벌써 져버렸다. 실제 본 것보다 그림으로 훨씬 더 많이 접했을 모란. 조선에서는 19세기 민화 수요가 급격히 많아지면서 모란 그림의 비율이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궁중용과 비슷한 모란도 병풍도 있고 화조도 속에서도 모란은 필수적인 소재가 됐다. 책거리나 문자도 같은 다른 민화 속에도 감초처럼 등장하는 것이 모란. 그야말로 19세기 대중들이 가장 좋아했던 그림 소재라고 할 만하다. 


미상 <화조도> 부분, 종이에 채색, 64.2x38.8cm, 국립중앙박물관



미상 <화조도> 부분, 종이에 채색, 59x35cm, 진주민속박물관(구)


문인화가들에게는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던 소재이지만, 19세기에는 소치 허련이 '허모란'이 되어도 괜찮을 만큼 이미지가 제고된 꽃이라 할 수 있겠다. 2000년대 초반 ‘모두 부자되세요’ 광고가 사람들에게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질 수 있었던 것처럼, 그 시대의 사람들에게 ‘부귀’에 대한 바람이 당당해질 수 있었기 때문에 더 흥했을까.
업데이트 2023.05.31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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