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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 누가 그린 풍림정거일까?


수레를 멈추고 단풍이 물든 숲을 바라보는 고사가 있다. 이 제재는 '풍림정거楓林停車'로, 당나라 때 시인 두목(杜牧, 803~853)의 시 <산행>의 한 장면이다.
 
停車坐愛楓林晚 수레를 세우고 잠시 늦가을 단풍 숲 사랑하니
霜葉紅於二月花 서리 맞은 잎 한봄의 꽃보다 더 붉네

많은 한국 화가들 이 시가 불러일으키는 정서를 화면에 옮겼다. 다음 그림은 그중 유명한 화가의 작품들이다. 
각각 누구의 그림일까?

(보기)  정선, 이인상, 정수영, 장승업, 안중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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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다음과 같다. 

① 안중식(1861-1919), 1913년, 비단에 채색, 164.4x70.4cm, 리움미술관
② 정수영(1763-1831), 종이에 담채, 24.4x32.6cm, 간송문화재단
③ 정선(1676-1759), 비단에 담채, 29.3x42.3cm, 국립중앙박물관
④ 이인상(1710-1760), 종이에 담채, 30.9x41.0cm, 간송문화재단
⑤ 장승업(1843-1897), 종이에 담채, 40x211.5cm, 서울대학교박물관

4번 이인상의 그림 왼쪽에는 위에 인용한 <산행>의 후반 두 구가 쓰여 있기도 하다. 두목의 이 시는 조선후기 문인들 사이에 널리 애송되었던 것으로 규장각 자비대령화원 녹취재 화제로도 여러 번 출제되었고 안중식을 비롯해 조선 말기-근대의 여러 화가들이 '풍림정거'라는 제목으로 그린 그림들이 많이 전해지고 있다.

조선말기의 그림들이 시의 내용을 충실히 표현하느라 붉은 단풍을 표현하고 수레에서 감상하는 고사의 존재감이 큰 반면, 이인상의 그림은 선비가 바위에 앉아있고 단풍나무라 부를 만한 나무도 별로 눈에 띄지 않고 다만 한산(寒山)의 정취를 나타내는 데는 부족함이 없다. 삶의 태도가 녹아 있는 이러한 이인상의 그림이 문기와 골기에서 다른 그림들과는 다른 특별함이 있다. 
업데이트 2024.06.11 1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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