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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 채소를 서리하는 동물 그림 중 여성이 그린 그림 두 점은?

두더지가 뾰족한 가시털 끝에 먹을거리를 붙여 가지고 가는 장면이 목격된 것은 그렇게 드문 일이 아닌 듯, 서양의 옛날 그림이나 요즘 SNS에서도 그 예를 찾아볼 수 있다. 


Hedgehog with grapes on its quills, Book of Hours, France, Paris, ca. 1420-1425. The Morgan Library & Museum


rotfling hedgehogs, Bestiary, England 13th century, British Library



1970년대 카툰 Krtek and Hedgehog


오이를 등에 지고 달아나는 두더지, 수박을 파먹거나 당근 서리중인 도둑쥐의 그림 등이 꽤 남아 있는데 유명한 화가들도 그렸던 의미있는 화훼초충도 제재였다. 
다음 (1)-(9)번의 그림은 세 가지 종류의 서리 그림 화훼초충도 중에서 동물과 채소 부분을 확대한 것이다. 겸재 정선, 현재 심사정, 최북 등 유명 화가의 것들이 포함되어 있다. 

이 중 여성의 그림 두 점은 몇 번과 몇 번일까? 누구의 그림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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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은 서과투서(西瓜偸鼠), 수박 서리하는 도둑쥐 그림이다.
(1) 김씨(강인환 모), 1773년, 종이에 채색, 28.3x21.4cm, 간송미술관
(2) 사임당 신씨(1504-1551) <초충도 병풍> 중 제2폭, 종이에 채색, 34x28.3cm, 국립중앙박물관
(3) 겸재 정선, 비단에 채색, 30.5x20.8cm, 간송미술관

(4)~(6)은 자위부과(刺蝟負瓜), 두더지가 오이를 지고 가는 그림.
(4) 욱재 홍진귀(洪晋龜, 17c-18c), 종이에 담채, 25.6x15.8cm, 간송미술관
(5) 겸재 정선, 종이에 담채
(6) 긍재 김득신, 1788년, 종이에 담채, 32x40.5cm, 개인

(7)~(9)은 서설홍청(鼠囓紅菁), 당근 서리하는 도둑쥐.
(7) 최북, 종이에 채색, 19×20㎝, 간송미술관
(8) 현재 심사정(1707-1769), 종이에 채색 21.0x12.8cm, 간송미술관
(9) 현재 심사정, 종이에 채색, 23.5x21.0cm, 간송미술관 


(2)번을 그린 ‘김씨’는 18세기 인물로 여성이라 그 이름이 전해지지 않았다.  진주 강씨네 집안으로 시집 가서 강희맹(姜希孟)의 10대손 며느리로 족보에 성(姓)만 남겼을 뿐이다. 이러한 정보와 함께 어머니 ‘월성 김씨가 1773년(영조 49년) 6월 아들인 강인환(姜寅煥)에게 포도 그림을 그려주었다’는 사실이 오세창의 『근역서화징』 「김씨포도첩발」로 남아 있다. 


동아일보 1936년 1월 10일자 5면, 서화 ‘병자(丙子)와 명화’
김씨(金氏)-강인환지모(姜寅煥之母) 필(筆) 영조시대여류화가 전형필 씨 소장



(1) 김씨 (2) 사임당신씨의 그림


본래 그림에 뛰어났으나 부녀자로서 그림을 그리는 것은 맞지 않는다고 하여 그리지 않았다고 한다. 전하는 작품은 없다고 되어 있었지만, 포도 그림, 참외 그림, 그리고 수박과 도둑쥐를 그린 그림 이렇게 석 점의 초충도가 이번에 간송에서 공개된 3종류의 『근역화휘』 중 7책짜리의 『근역화휘』 4번째 책(14~16면)에 있다. 현재(2024.11) 서울 성북구 간송미술관에서 전시중.

조선 초 신사임당으로부터 이어진 규방의 초충도 양식에 대한 정보가 될 만하다. 
정답은 (1), (2). 강씨 집안 김씨 며느리와 이씨 집안 신씨 며느리.
업데이트 2024.11.26 14: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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