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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 말들이 뛰어노는 이곳은 현재 어디일까?

다음 그림은 17세기, 숙종 대에 편찬된 《목장지도(牧場地圖)》(보물 2008-1, 구번호 제1595-1호)라는 지도첩 첫 면에 실린 <진헌마정색도(進獻馬正色圖)>이다. 

목장에서 뛰노는 왕실 소유의 말들이 두 마리씩 짝을 지어 초원을 달리거나 암수가 서로 어울려 있는 모습이 보이고, 젖을 먹고 있는 망아지나 물가에서 물을 마시고 있는 모습도 영모화처럼 그려 넣었다. 진헌하는 좋은 말들인데 말 이름도 써 있다. 






이 <진헌마정색도>가 그리고 있는 살곶이목장, 말들이 뛰어노는 이곳은 현재 어디일까?

1) 마포    2) 양재동   3)  잠실   4) 건대입구   5)  청량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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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장지도》는 국가 차원에서의 말(馬) 관리와 정책수립을 위해 전국 감목관(監牧官)에게 명해 목장의 실태를 그림과 설명으로 보고하도록 하고 그것을 정리한 책이다. 

이 일을 이끈 사람은 사복시(司僕寺) 제조였던 미수 허목(1595-1682). 1678년에 그림지도와 통계표를 집대성하여 1권 43면으로 엮은 채색필사본 지도첩을 왕에게 바쳤다. 목장, 왕의 가마 같은 것을 관리하던 관청 사복시에는 전국의 목장 상황을 소개하는 목장지도가 당연히 있었는데, 난리를 겪으면서 잃어버리고 상황도 많이 바뀌어 정리가 필요한 상황이었다. 새로운 지도를 만들기 위해 지방 감목관들에게 각각의 목장 지도를 보내게 한 뒤에, 이를 합쳐서 한 책으로 편집한 것이다. 각 목장의 면적과 규모를 비롯해서 암·수 마필과 목자의 수까지 자세히 기록하여 3책을 만들었는데, 한 권은 왕에게 바치고, 두 권은 사복시와 춘추관 사고에 보관했다.

전국 목장 138개소의 실태를 그림으로 보여주는 책의 가장 첫 면에 도성에서 가장 가까운 곳 살곶이목장을 그린 것이 이 <진헌마정색도>이다. 살곶이목장은 지금의 서울 광진구-성동구 부근에 대규모로 조성된 목장으로 자양동*, 면목동이라는 이름도 말을 키우던 지역이라는 의미에서 생긴 지명이다. 중랑천을 건너서 목장으로 가기 위해 놓은 다리가 살곶이다리다. 

그림 오른쪽 위에 화양정(華陽亭)이 보이는데 화양정은 1911년까지 현재 건대 부속병원 서쪽 화양동 110번지 자리에 있었다.
정답은 4) 건대입구.

*자양동은 암컷 자(雌)에 기를 양(養)을 써서 암말을 기르는 곳이라는 의미였으나 현재는 일제강점기를 거치면서 기록된 紫陽동으로 쓴다. 

미수 허목은 37면부터 42면에 걸쳐 「목장지도후서(後序)」를 편집해 넣었는데, 1635년 인조 때 장유(1587-1638)가 『목장지도』를 만들 때 쓴 후서와 1658년 정태화(1602-1673)가 쓴 후서를 옮기고 나서 자신이 직접 쓴 목장지도후서를 이어서 넣어 제작경위를 자세히 남겼다. 미수의 단정한 글씨가 돋보인다.



업데이트 2025.08.01 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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