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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퀴즈] 이 도표를 그린 사람의 이름은?

1936년 3월, 미국 뉴욕 현대미술관(MoMA)에서는 한 전시가 열렸다. 전시 도록의 표지는 전시 작품이 아니라 도형과 선으로 이루어진 도표였고, 이 도표를 그린 사람은 미술관 창립 관장이었던 '이 사람'이다. 
그는 누구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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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체주의와 추상미술Cubism and Abstract Art⟫전 도록 표지의 다이어그램은 현대미술의 여러 사조와 시기, 서로간의 연계성을 바탕으로 보기 쉽게 정리한 것으로 매우 유명하다. 20세기 전반기 모더니즘 미술의 계보를 설명하는 데 이것보다 더 간결한 도표는 전무후무할 듯하다.


다이어그램 스케치(1936)



그림을 그린 사람은 미국의 미술사학자이자 뉴욕 현대미술관 초대 관장인 알프레드 해밀튼 바 주니어(Alfred H. Barr Jr. 1902-1981).



현대미술에 대한 대중의 태도와 인식을 변화 발전시키는 데 가장 큰 영향력을 발휘한 사람으로 평가된다. 1935년 반고흐 전시를 블록버스터 급으로 기획해 성공했는데, 오늘날 반고흐의 이미지와 위상은 그 전시 덕분이라고도 말할 수 있다. 

그는 프린스턴대에서 학사와 석사를 마치고, 박사과정은 하버드에서 시작했으나 학위는 한참 후에 받았다. 1926년 웰슬리 칼리지에서 미술사를 가르치게 되면서, 현대미술에 대한 최초의 학부 과정 수업인 ‘현대회화의 전통과 반란’을 개설했다. 주제도 참신했고 교수법도 당시로서는 새로운 것이었어서, 학생들 각자가 서로를 교수진으로 부르며 마스터해 온 내용을 발제하는 방식이었다. 폭넓은 이해를 위해 디자인, 건축, 영화, 조각, 사진도 함께 공부하도록 했다. 학교 외로 견학도 많이 다녔다. 

1929년 새로 설립하는 현대미술관 관장직을 제안받으면서 박사학위를 받으려던 계획은 미뤄졌다. 겨우 27세의 나이로 관장이 되면서 빠르게 성과를 쌓아 나갔고, 인상파 화가전, 피카소 회고전 등 유명한 전시를 기획했다. 피카소 회고전은 특히 이후 화가의 회고전에 대한 모델을 정립한 전시로  평가받았다. 


젊은 시절의 바와 MoMA 관장 명함


2차대전 당시 나치에 점령당한 프랑스를 빠져나오려 하는 화가, 미술상들을 직접 돕기도 했다. 

1943년, 현대미술관의 스티븐 칼튼 클라크 회장은 그를 관장직에서 해임했으나 자문이사로 남을 수 있도록 했고, 컬렉션 디렉터라는 직책을 맡았다. 1968년 미술관을 떠날 무렵, 그제서야 현대미술이 르네상스 등 이전 시대와 마찬가지로 미술사적 연구 분야로서 인정받게 됐고, 1952년 미국 예술과학아카데미 펠로우로 선출됐다. 

미국 대학미술협회는 1980년 그의 업적을 기리며 알프레드 H. 바 주니어 상을 제정해, 뛰어난 도록을 만든 저자에게 수여되고 있다. 

업데이트 2024.03.26 1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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