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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연대가 올라가는 청화백자 항아리, 최고가에 도전

제50회 마이아트 옥션(2023.12.7)
<백자청화매조죽문병> 15세기, 높이 32.9cm
추정가 100억~150억 원

2023년 12월 7일 제50회 마이아트옥션 경매는 한국 고미술계에 어떤 신호탄이 될까, 아니면 아쉬움으로 남을까. 


60년대에 과천 개발 당시, 이황의 형인 이해(1496~1550)의 묘를 이장하는 과정에서 출토된 조선 초기의 청화백자로 여러 사람을 거쳐 현재의 소장가에게 넘어갔다. 15세기 청화백자 병의 대표적인 모습을 하고 있으며, 땅에 묻혀 있었던 탓에 아래쪽에 산화된 부분이 있긴 하지만 청화백자 병 중에 가장 연대가 올라가는 것이며 출처도 확실하니 그 가치는 높을 수밖에 없다. 현 소장가는 천 몇 백 만원에 구입했다고 하는데 물론 그 때의 물가를 생각하면 그것도 비싼 가격이지만 지금 매겨진 추정가는 100억~150억원. 만약 이 범위 내에서 낙찰된다면 국내외 고미술 경매 기록을 모두 갈아치울 것이다. 한국 고미술품 경매 최고가는 국내는 70억원의 청화백자 용준(마이아트, 2023년 5월), 국외는 철화백자 용준(크리스티 뉴욕, 1996년)의 낙찰가였던 841만 달러이다. 

15세기 후반~16세기 초반에 광주 일대 도마리, 무갑리, 우산리, 번천리 등지의 가마에서 왕실 주문으로 이러한 청화백자 병이 제작되었다. 그림도 도공이 아닌 화원이 그린 것으로 여겨진다. 입구는 살짝 말리고 완만하게 아래로 벌어지며 하단은 풍만하게 살짝 처진 모양새여서 부드럽고 단정하다. 꽃이 핀 매화 가지에 두 마리 새가 한 곳을 향해 다정히 앉아 있고, 반대쪽에는 곧게 자란 대나무가 그려져 있다. 댓잎과 가지의 표현도 섬세하여 회화적인 완성도가 높다. 전체적으로 순백의 맑은 색을 띄지만 출토품인 탓에 광택은 다소 무뎌진 것으로 여겨진다. 


소장자는 고미술품 수집으로 유명한 D미술관 L 씨. 이미 오래 전 보물로 지정된 이 병의 가치에 대한 자존심과 마이아트옥션의 최근 정력적 활동이 잘 맞아떨어진 결과일까. 이와 함께 등장한 김홍도의 호랑이 그림과 함께 좋은 결과가 나오길 기대해 본다. 
업데이트 2023.11.29 11: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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