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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 박생광의 초충도 소품

칸옥션 제27회 미술품경매 (2023.5.26.)
내고乃古 박생광朴生光(1904-1985) <초충草蟲> 종이에 수묵담채, 32.4x42.5cm
추정가 50만 ~ 130만 원



무속, 단청, 강렬한 색과 이미지로 가득 채우는 박생광(1904-1985)의 대표적 그림은 아니지만, 그가 먹과 약간의 색으로 가볍게 그렸던 옛날 그림도 눈길을 끈다. 일본에 유학해 그림을 시작하는 1920년대부터 세상을 떠날 때까지 60년이 넘는 긴 시간 그림을 그렸으니 여러 시도를 한 것도 당연하지만 수묵담채의 초충도도 그의 탐구 영역에 속했다는 건 특히 흥미롭다.

왜색이라며 싸잡아서 배제당하던 스타일을 극복하기 위해 그렸던, 또는 국전 선호도를 반영하기 위해 노력한 흔적도 아닌 수묵담채 화조화류를 그린 시기는 1960~70년대. 진주에 오가면서 지방 유지들의 부탁으로 그렸던 것들이었을 수도 있다. 전통적인 초충을 그리고자 했다면 이런 제재와 구도를 선택하지는 않았을 듯. 배경 없는 화면에 채색을 많이 넣지 않은 묵법으로 옥수수(?)와 잠자리를 그렸다. 묵법과 필법에 대한 자신감을 드러내는 잎의 표현, 그리고 몇 번의 터치로 화면에 생기를 불어넣은 대가의 솜씨가 엿보이는 소품.
업데이트 2023.05.17 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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