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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옥션] 연면체(連綿體) 아닌 하나의 氣로 쓴 글씨

고암 이응노(顧庵 李應魯, 1904-1989) <불(佛)>1981년, 종이에 먹, 100.5x80.5cm
K옥션 2023년 1월 18일 근현대 및 고미술품 경매
낙찰가 650만 원


동백림 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뒤 1969년 다시 파리로 돌아간 고암은 근본부터 다시 보겠다는 생각을 한 듯하다. 당나라 왕묵처럼 먹을 묻히고 겅중겅중 뛰는 퍼포먼스를 보였는가 하면 프랑스 평론가와 함께 『서예 중국회화 그리고 추상회화』라는 책도 썼다. 서예만 가지고 개인전도 열었다. 이 불(佛)자는 격정 이후에 찾아온 고요의 시대라고 할 만한 시기에 쓴 것이다. 숨을 끊지 않고 붓을 끄는 모습은 필치(筆致)를 떠나 내부에 응축된 어떤 기의 표출이라 할 만하다. 협서는 ‘사해동춘 인화위주(四海同春 人和爲主)’다.     
업데이트 2023.03.06 1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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