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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옥션] 화분을 깨고 산으로 돌아가려는 난초

우봉 조희룡(1789~1866) <묵란도> 종이에 먹, 26.3x22.5cm
K Auction 라이브 경매
Modern and Contemporary & Korean Traditional Art & Craft
2023년 9월 20일
추정가 1,200만~1,800만 원
낙찰가 1,200만 원

화분에 담긴 난 한 포기를 그린 분란도(盆蘭圖). 여느 묵란보다 현대적인 느낌을 주면서도 제시의 글자가 난초 잎의 흐름과 어우러져 문기를 지향한다. 농담의 강한 대비, 빠른 필치가 느껴지는 이 묵란에는 다음과 같은 글이 적혀져 있다. 


至今究竟無知己  여태껏 살펴봐도 나를 알아주는 이 없어
打破烏盆更入山  검은 화분 부수고 다시 산으로 들어가네

이 화제는 청나라 정섭(鄭燮, 정판교 1693-1765)이 지은 「題破盆蘭花圖(파분란화 그림에 제하다)」 (또는 「破盆蘭花」)의 일부이다. 시 전체 내용은 예쁜 자태로 태어나 인간 세상에서 운취를 발하고 있었으나 알아주는 이가 없어 화분을 깨뜨리고 산으로 돌아간다는 것으로, 시적 자아는 꽃이 핀 난초가 되겠다. 정섭은 먹으로 분란화도(盆蘭花圖)를 꽤 즐겨 그렸고 이 화제를 남긴 작품도 종종 눈에 띈다. 


정섭의 <분란도> 일부


이 그림을 보고 혹자는 우봉 조희룡이 자신을 난에 빗대어 유배시절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며 그린 것이라 했지만, 양주팔괴의 대표적 인물인 정섭의 직간접적 영향력이 미친 것으로 보아야 될 것 같다. 
업데이트 2023.10.10 2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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