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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옥션] 김조순이 쓴 왕유와 이백

칸옥션 제 31회 경매, 2024년 2월 28일
풍고楓皐 김조순金祖淳(1765-1832), 시고詩稿, 종이에 먹, 30x427cm
추정가 800만~2,000만 원
유찰

영의정 김창집(金昌集)의 4대손 김조순은 병조 판서, 이조 판서를 거친 문인이자 서화가다. 문장과 필법이 뛰어난 것으로 이름을 날려 초계문신抄啓文臣이 되었고, 정조의 총애를 받아 딸이 순조의 비(정순왕후)로 간택되면서 영안부원군永安府院君에 봉해지기도 했다. 조선시대 안동 김씨 집안을 이끈 인물로 대나무도 잘 그렸고 묵죽의 대가 신위(申緯)와 그림을 통해 깊이 교유하기도 했다. 장남은 황산 김유근. 


이 초서 글씨는 김조순이 당 시선詩仙, 시불詩佛이라고 불리는 이백李白, 왕유王維의 시를 쓴 것이다. 시의 끝부분에 '풍고楓皐' 라는 관지가 있고, '圓寂幽居' 네 글자와 크게 쓴 '幽'자가 첨부된 서축이다.

이 집안의 글씨는 명필로서 인정받는 것은 아니지만, 김조순이라는 영향력 있는 인물의 것으로 대담하고 힘 있는 글씨체가 인상깊다. 


왕유의 시 「조명간鳥鳴澗」으로 시작해서, 이백의 「산중문답山中問答」으로 끝난다.

*
鳥鳴澗

人閑桂花落 夜靜春山空
사람 한가하니 계화는 흩어지고, 밤이 고요하니 봄 산은 공허하네.
月出驚山鳥 時鳴春澗中
달이 뜨자 산새들 놀라서, 이따금 봄 골짜기 안에서 우네.

*
山中問答

問余何事棲碧山 笑而不答心自閑
묻노니, 그대는 왜 푸른 산에 사는가, 웃을 뿐, 답은 않고 마음이 한가롭네.
桃花流水渺然去 別有天地非人間
복사꽃 띄워 물은 아득히 흘러가나니, 별천지 따로 있어 인간 세상 아니네.


업데이트 2024.02.28 13: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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