칸옥션 제 33회 경매 (2024.6.27.)
소치小癡 허련許鍊(1808-1893) <산수山水> 종이에 수묵담채, 105.7x53.5cm
추정가 1,000만-2,300만 원
실제로 어떤 작품을 보면 “Size matters.”라는 말이 실감이 나는 경우가 많다. 27일 칸옥션 경매에 오르는, 소치 허련의 그림 중 보기 드물게 커다란 화면에 그려낸 산수 한 점도 그 신선함이 남다르다.
세로 중심선 쪽으로 다소 경물이 모여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자연스러운 구도에 옅은 채색을 곁들이며 적절한 강약의 리듬감을 갖춘 필선을 보여주고 있는데, 상단에 있는 추사의 기운이 가득한 글씨가 격조를 더욱 높여준다. 갈필에 가깝게 역동적으로 그린 나무줄기, 선염을 사용한 바위 등도 정성 들여 그린 명작임을 느끼게 한다.
소치 허련 <산수> 종이에 수묵담채, 105.7x53.5cm
칸옥션 제33회(6/27) 경매 추정가 1,000만 원~2,300만원
낙찰가 2,100만 원
세로 중심선 쪽으로 다소 경물이 모여 있기는 하지만 전반적으로 자연스러운 구도에 옅은 채색을 곁들이며 적절한 강약의 리듬감을 갖춘 필선을 보여주고 있는데, 상단에 있는 추사의 기운이 가득한 글씨가 격조를 더욱 높여준다. 갈필에 가깝게 역동적으로 그린 나무줄기, 선염을 사용한 바위 등도 정성 들여 그린 명작임을 느끼게 한다.
근경에 나무가 있는 둔덕 옆으로 다리를 건너는 노인과 악기를 들고 따르는 시종이 보인다. 이들이 가는 길을 따라 지붕과 기둥으로 단순하게 그린 정자 하나가 있다. 이들은 그곳에서 어디를 바라보며 한가한 시간을 보낼까. 시선을 이동시켜 강과 그 건너 산으로 옮겨 간다.
화제시는 다음과 같다.
山村雨霽水痕加 鴨觜灘頭燕尾沙
新結松棚試新茗 好風無力落藤花
산마을엔 비 개어 물결이 출렁이고, 오리 부리 여울과 제비 꼬리같이 길게 뻗은 모래톱.
새로 소나무 시렁 만들어 새 차를 시음하니, 적당한 바람은 힘이 없는데도 등꽃을 떨어뜨리는구나.
산마을과 강가 모래톱을 바라보며 적당한 바람에 등꽃이 휘날리는 아래서 찻잔을 기울이는 상쾌한 정경을 상상하게 한다.
소치 허련의 작품 중 이와 같은 사이즈, 비슷한 필치의 산수 한 점이 국립광주박물관의 《소치 허련 200년》 특별전(2008년)에도 등장했었다.
화려한 정자가 눈에 띄는 이 산수는 좋은 장지 전지. 잘 짜여진 구도. 자연스럽고 정성스런 채색, 활달한 붓선을 가진 것이 두 작품이 함께 그려진 것임을 짐작하게 한다. 현재는 소치 허련이 지내던 진도 운림산방이 소장하게 되어 고향으로 돌아갔다.
허련 <산수> 종이에 수묵담채, 105.4x53.9cm, 운림산방 (국립광주박물관 '소치 허련 200년' 展)
이 그림의 화제 중에는 “只有秋聲送夕陽” 즉 ‘다만 가을 소리만이 석양에 전해져 온다’는 내용으로 가을 분위기를 더했다.
같은 크기의 작품이 넉 점 그려졌었고, 모두 일제강점기 수장가 박창훈의 컬렉션이었다가 흩어졌다.
1941년 11월 1일 개최된 박창훈의 두 번째 경매회에 넉 점이 나란히 출품되어 기록으로 남았다.
1941년 11월 1일 개최된 박창훈의 두 번째 경매회에 넉 점이 나란히 출품되어 기록으로 남았다.
허련 <대폭산수> 박창훈 소장. (『府內朴昌薰博士書畫骨董愛殘品賣立目錄』 . 김상엽, 황정수 편저 『경매된 서화』 pp.202-2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