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53회 마이아트옥션 경매(2024년 9월 12일)
현재 심사정(1707-1769) <숙조도> 1746, 비단에 먹, 25.5×28.5㎝
추정가 1,500만~4,000만 원
낙찰가 1,700만 원
눈 쌓인 나무 위에서, 까치도 아니고 직박구리도 아닌 통통하게 살을 찌워 겨울을 나고 있는 친숙한 새가 눈을 반쯤 뜨고 졸고 있다. 비단에 수묵으로 그린 <숙조도>는 안정감 있는 필치와 구도인데 다소 밋밋하다. 병인년 겨울밤, 임량의 필치를 따라서 그렸다고 하는 현재 심사정의 관지가 상단에 있다.
병인년은 1746년, 현재가 마흔이 되는 해에 그린 소품인 셈이다. 국립중앙박물관 소장의 유명한 <강상야박도>가 그 다음 해인 1747년에 그려진 것이니 기량이 절정에 이른 시기라 할 수 있다. 9월 마이아트옥션에 등장한 이 작품은 1,500만원으로 시작해 1,700만원에 새 주인에게 가게 되었다.
丙寅 冬夜 병인년 겨울밤
仿 林良 筆意 임량(林良)의 필치를 따라서 그리다.
玄齋 현재
심사정 <강상야박도> 1747, 종이에 수묵담채, 153.5x61cm
임량(1436-1487)은 명나라 때 궁정화가로 남송시대 궁중회화의 전통을 이어받아 수묵 화조화를 잘 그리는 것으로 유명했다. 소박하고 담백한 채색을 곁들이고 새, 나무, 바위 등을 수묵으로 그리는데 붓을 휘호하듯 힘차고 대담한 화풍인 것으로 평가된다.
임량 <응도鷹島> 비단에 먹, 133.4x80.5cm, 타이베이 국립고궁박물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