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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옥션] 김홍주의 세필화 나뭇잎

케이옥션 메이저 경매 Modern and Contemporary Art 2024.10.23
김홍주(b.1945) 무제, 캔버스에 아크릴, 162.2x130.3cm(100호)
추정가 6천만~1억 원

"내가 그리는 이미지들은 어떤 특별한 상징이나 메시지를 전달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의미의 공백을 주기 위한 것이다. 내 작업의 의미는 보는 사람에게 맡겨진다고 생각한다." (김홍주, '나의 작업 과정에 관한 회고' 1993.)


김홍주는 1970년대 후반부터 거울, 창문, 경대 등 실제 오브제 위에 직접 사실적인 형상들을 그려 넣는 작업을 통해 주목 받기 시작했다. 1980년대 후반부터는 독특한 극사실 풍의 풍경그림을 선보이며 회화의 본질에 대한 문제제기를 하는 작가로 평가를 받았다.

그러나 그의 대표작은 1990년대 중반부터 시작된 꽃 그림 연작이라 할 수 있는데, 세필화 기법을 사용해 과감한 구도로 꽃잎 또는 나뭇잎 하나만을 화폭에 가득 채워 넣고 배경은 생략한다. 꽃을 그린 정물화라기보다는 구체적인 형태를 넘어선 추상화된 형상으로 전환한다. 동양화 붓의 섬세함, 서양화 재료인 아크릴 물감의 명료한 원색이 캔버스에 조화롭게 펼쳐진다. 그는 '꽃잎의 세세한 잎맥을 그리다 보면 어느 순간 내가 그리는 것이 꽃이 아니라 길이거나 강이거나 산일 수도 있다는 느낌이 든다'고도 말한 바 있다. 

90년대 이후 그려진 이러한 꽃과 잎, 세필화 그림들은 크게 인기를 끌었고, 2005년 로댕갤러리에서 대규모 개인전, 그해 이인성미술상을 받으며 작가로서 전성기를 누릴 수 있도록 했다. 김홍주는 목원대 교수로 일하면서 국제갤러리 등의 화랑과 기획전 등을 통해 작품을 지속적으로 선보여 왔다. 2024년 3월에는 성곡미술관에서 전 시기에 걸친 드로잉 작품을 소개하기도 했다. 

경매에 출품된 이 <무제> 작품은 세필로 작업한 시기의 것이다. 자연의 잎 형태에서 따온 패턴을 큰 화면에 자세히 그리고 배경은 생략했다. 녹갈색 계열의 물감으로 여러번 겹쳐 그린 필선이 형상을 만들어내며 밀도와 텍스처가 강조됐다. 




업데이트 2024.10.16 1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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