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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옥션] 채용신의 화조도 두 폭

칸옥션 제35회 미술품경매 | 2024.11.28
채용신(蔡龍臣, 1850-1941) <화조 대련> 비단에 채색, 각 117×34.5cm
추정가 1,200만~2,500 만원. 유찰.

채용신, 하면 20세기 초를 대표하는 초상화가로 잘 알려져 있지만 초상화 못지않게 화조도나 영모화도 많이 그렸다. 그가 세상을 떠난 후 서울 화신백화점에서 열렸던 유작전에 공개된 열 아홉 점의 작품 중 다섯 점이 화조‧영모 그림이었을 정도.


채용신(蔡龍臣, 1850-1941) <화조 대련> 비단에 채색, 각 117×34.5cm
칸옥션 제35회 미술품경매(2024.11.28) 추정가 1,200만~2,500 만원, 유찰.


채용신의 화조‧영모화는 대부분 병풍으로 전해지는데, 중심 소재나 구도 등에서 궁중 장식화의 영향이 강하게 나타난다. 칸옥션에 나왔던 화조 대련은 액자로 되어 있는데 병풍으로 제작된 기존의 작품들과 유사한 점이 많다. 채용신의 화조도 병풍들을 비교해보면 특징을 더 뚜렷이 알 수 있다. 


(참고) 채용신 <화조영모도10폭병풍>(부분) 1910년, 면에 채색, 각 86.5×27.6cm 국립민속박물관


(참고) 채용신 <화조도10폭병풍>(부분) 1914년, 면에 채색, 각 83.0x33.0cm, 국립전주박물관


(참고) 채용신 <화조영모도10폭병풍> (부분) 20세기 초, 면에 채색, 각 123.4×30.7㎝, 국립중앙박물관 


꽃나무 등이 대각선 방향으로 포치되고 주인공 새 외에 근경과 원경에 주로 암수 한 쌍의 새를 그리는 특징을 보인다. 이들 화조도에도 그런 면이 보이는데, 첫 번째 그림에는 장미와 목련에 앉은 금계와 비둘기 같은 조연, 두 번째 그림은 동백 옆의 꿩이 주인공이고 위쪽으로 매화에 멧새 부부가 그믐달을 배경으로 앉아 있다. 
매화, 동백, 꿩은 겨울을 나타내고 채용신의 화조도 병풍 중 인장이나 관지를 넣은 마지막 폭에서 많이 발견된다. 매화와 매화 옆에 그려진 달 주변을 하늘빛으로 옅게 선염하는 것도 공통적으로 보인다. 

채용신은 화조 영모화에 ‘석지(石芝)’ 또는 ‘정산군수채용신신장(定山郡守蔡龍臣信章)’ 인장을 자주 사용했는데 여기에도 포함되어 있다. 기존의 기년작과 비교해 제작 시기를 가늠할 수 있겠다. 


채용신은 1920년 전후 정읍으로 이전해 상업화가로 본격 활동을 시작했고 1930년 무렵 채석강도화소를 열었다. 1940년 배포된 채석강도화소 광고지를 보면 작품 주문방식과 가격이 적혀 있는데, 화초대병 12폭은 45원, 작은 것 35원으로 되어 있어 초상화(남성 조복 입상 100원)와 산수화(12폭 병풍 100원)에 비해 낮은 가격으로 책정되어 있었다. 


(참고) 양진희,「석지(石芝) 채용신(蔡龍臣)의 생애와 화조·영모화」,『미술사연구』, Vol.47, 2024, pp.37-62.

업데이트 2025.01.08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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