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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옥션] 무화재 신의申懿의 산수도

케이옥션 메이저 경매 (2025.03.19.)
신의(申懿, 1813-?) <산수도> 비단에 담채, 75×37cm
추정가 2,300만~6,000만 원

순조 13년 태어나 19세기에 활동했던 서화가 신의에 대해서는 오세창의 『근역서화징』과 유복열의 『한국회화대관』 모두에 적혀있을 뿐 공개적으로 전해지는 작품과 자세한 기록이 남아 있지 않다. 그런데 이번 케이옥션 메이저 경매에 신의의 호 무화재(撫化齎)가 관지로 적힌 작품이 등장해 눈길을 끈다.



『근역서화징』의 기록 중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들어 있다.

"박학하고 서화에도 능했으나 죽을 때에 서화를 다 불태워서 세상에 많이 전해지지 못했다.
 또 능히 맛을 잘 알아서 역아(易牙)*의 풍도가 있었다."

*역아는 춘추시대 제나라 환공이 아끼던 미소년이다. 그는 스스로 내시가 되고 간신으로 역사에 이름을 남겼지만 뛰어난 요리사이기도 해서 『맹자』에도 '맛에 이르러서는 천하가 역아에게 기대한다'고 쓰여 '역아'라는 이름이 요리와 맛에 대해 일가견이 있는 사람의 대명사가 되었다.

조선 후기에 각 궁에서 왕실의 물품 조달이나 제사를 담당하던 (대개 환관인) 사람들의 직책이 대차치(大次知), 소차치(小次知) 등인데 근역서화징에 쓰여있길 신의가 '육상궁의 소차치'로 일했다고 한다. 서화에 능하고 박학했던 사람으로 미식가 내지는 요섹남이었던 것 같은데, 죽을 때 서화를 다 불태웠던 이유는 무엇일까.  

해당 출품작은 비단에 차분한 필치와 담채로 물이 흐르는 근경, 가옥과 그 안의 인물, 암벽이 수려한 깊은 산속을 그려낸 완성도 높은 그림이다. 19세기의 남종화풍과 비교해 들여다보아야 하겠다.





다만 유복열의 『한국회화대관』에 수록된 신의의 <구강수색도(九江秀色圖)>와는 화풍이 조금 다르다.


『한국회화대관』중 '신의' 내용 페이지


상단에는 관지와 함께 간단한 화제시가 써 있다. 

水流花開係樹靑  흐르는 물과 흐드러진 꽃이 푸른 숲으로 이어지고
無人山中亦鳥隱  사람 살지 않는 산중에도 새는 숨어 산다네





업데이트 2025.03.12 13: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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