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이옥션 메이저경매 2025.3.19.
이만익 <넓은 들에 살어리랏다(靑山別曲 II)> 1984, 캔버스에 유채, 112x120cm
추정가 1,500~4,500만 원
낙찰가 8,400만 원
살어리 살어리랏다 쳥산(靑山)애 살어리랏다
멀위랑 ᄃᆞ래랑 먹고 쳥산(靑山)애 살어리랏다
얄리얄리 얄라셩 얄라리 얄라
이만익 <넓은 들에 살어리랏다(靑山別曲 II)>
고려부터 전해진 청산별곡에서 청산은 현실을 벗어날 평화로운 도피처다. 세속에 지친 인생들은 청산을 그리고 동경하지만 결코 살아서 도달할 수 없는, 그래서 술이나 마시고 체념할 수 밖에 없는 곳이다.
굵은 윤곽선과 평면적 화면, 원색의 화가로 잘 알려진 이만익(1938~2012)은 청산별곡, 정읍사나 주몽 등 고구려 건국 신화, 삼국유사 등 우리 문학과 설화를 소재로 하여 우리의 미감을 표현할 방도를 탐구했다. 1957년 서울대 회화과에 입학, 3학년때 국전에서 특선이라는 성과를 얻고, 대학 졸업 후 미술 교사로 일하다가 70년대에 프랑스에 유학하면서 자신의 화풍을 다져갔다. 1980년대에 화풍이 변화하며 한국적인 모티브와 정서를 둥글둥글한 진한 선과 원색의 면, 현대적인 감각으로 담아내 자신의 스타일을 확립했다. 국내 화단에서 추상이나 미니멀리즘이 인기를 구가하던 시기에도 구상을 고수하며 입체주의 같이 미래적 환원이 아니라 고대로 돌아가는 듯한 평면을 지향했다. 중세의 이콘화같은 기호성, 목판화 같은 강인한 인상이 그의 작품의 첫인상이 된다.
1984년작 청산별곡 시리즈 중 120호 가량 크기의 <넓은 들에 살어리랏다(靑山別曲 II)>가 19일의 케이옥션에서 추정가를 훌쩍 뛰어넘는 8,400만원에 낙찰됐다. 1500만 원을 시작으로 치열한 경합을 벌인 결과다. 이만익의 작품<일출도>는 지난 해 말 물납제의 첫 사례로 국립현대미술관 과천관 수장고에 반입되기도 했다.
참고도판. 이만익 <일출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