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아트옥션 56회 메이저경매
경암 김익주 <봉입경사도逢入京使圖> 종이에 먹, 25.9×40.9㎝
추정가 1,500만-3,000만 원
낙찰가 3,800만 원
『근역서화징』에는 ‘산수를 잘 그렸다’, 『석농화원』에는 ‘김두량보다 화풍이 더 낫다고들 한다’라고 평가기록된 경암(鏡巖) 김익주(金翊胄, 1684-1739이후)의 고사인물도 작은 그림 한 점이 지난 5월말의 경매에서 3,800만원에 낙찰됐다.
1668년생인 윤두서보다 16살 어리고 1696년생인 김두량보다 12살 나이가 많았던 김익주는 숙종 때 전라도 광주지역에서 활동하던 방외화사(方外畵師)인데, 서른살 즈음인 1713년 숙종어진 제작, 1735년 영정모사도감의궤 등 궁중의 화업에 참여하면서 중앙으로 진출했다. 영조 임금의 인정을 받았을 정도이니 그 역량이 당시 널리 알려져 있었음을 알 수 있다.
이 그림은 나무 아래에 당나귀를 탄 인물과 말을 탄 인물이 만나서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인데, 화제를 통해 당나라 잠삼(岑參, 715-770)의 시 ‘봉입경사(逢入京使)’를 풀어낸 것임을 알 수 있다. 말을 타고 가는 이가 서울로 가는 사절, 나귀에 앉은 이가 변방에 나와 고향을 그리워하는 시적 자아이다.
故園東望路漫漫 동쪽으로 고향집 바라보니 길은 아득하여
雙袖龍鍾淚不乾 두 소매엔 흥건하게 눈물이 마르지 않네
馬上相逢無紙筆 말 위에서 서로 만나 종이와 붓이 없어
憑君傳語報平安 그대여 부탁하노니 평안히 지낸다고 전해주오.
[인문] 續名繪之筆意
당시를 그려낸 고사인물도에 가깝지만 왠지 풍속도의 모습 같아 보여서, 윤두서, 윤덕희 등 조선 풍속도의 선구자들과 일맥상통하는 느낌을 받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