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마켓 > 가격정보

[칸옥션] 열폭 스케일의 괴석묵란 일지병풍(2025.11.28)

칸옥션 제40회 미술품경매(2025.11.28)
석파(石坡) 이하응(李昰應, 1820-1898) <괴석묵란도 10폭 병풍> 1876년, 비단에 먹, 149x401.6cm,
추정가 1억 5천만~3억 3천만 원

칸옥션에 출품된 가로 4미터에 이르는 거대한 석란도 일지병풍은 이번에 최초로 공개되면서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받았다. 낙관에 따르면 그가 55세이던 1876년 운현궁에 머문 시기에 그린 것이다.


'光緖二年丙子閏夏 老石寫于壽酌樓'
광서2년 병자년 윤달인 여름, ‘노석’이 수작루에서 그렸다는 것으로, 1876년(고종 13년, 음력 병자년)의 윤달은 윤5월 여름의 시작이었다. 낙관에 있는 '石坡' 주문방인 '大院君章' 백문방인은 눈으로 확인했을 때 『조선인양팔백(朝鮮印樣八百)』에 실린 석파의 사용 인장과 같아 보인다.

좌우 근경에 바위 언덕이 둘러싼 화면 안으로는 왼쪽 위가 살짝 올라간 언덕이 서너 겹 거의 평행하게 자리하고, 언덕 땅 위, 절벽 아래로 가득 거의 ‘고르게’ 난이 배치되었는데, 농담이나 잎의 형태로, 무더기의 크기 등으로 변화를 주었다. 수백 포기의 난이 자라난 저런 고즈넉한 공간이 있다면 홀리도록 아름다웠을 것만 같다. 

스케일의 묵란, 이라는 앞뒤가 맞지 않는 것만 같은 묵란은 도대체 어디에서 튀어나온 것일까. 석파는 왜 이런 그림을 그렸을까. 전해들은 말로는 이와 같은 그림을 몇 점 더 보았다고 하는데 그 작품들은 어디에 가 있을까. 

바위가 양쪽에서 돌출되고, 그 아래 위로 난을 배치하는 두 폭짜리 대련 형식의 석란도를 마주보게 배치하는 석란도 병풍은 많이 보았으되, 난들이 언덕을 따라 다양하게 자리잡고 있는, 병풍의 전체를 한 폭으로 다룬 대형 괴석묵란 병풍은 극히 드물다. 

소호 김응원이 그린 1897년작, 1920년작 두 괴석묵란도 일지병풍이 알려져 있는데, 당시 이러한 작품, 혹은 다른 레퍼런스가 있었을지 궁금해진다. 


참고도판. 소호 김응원 <석란시십곡병> 1897, 종이에 먹, 117.8x32.8cm(x10) 국립중앙박물관(이건희 기증품)



참고도판. 소호 김응원 <난석도병풍> 1920, 비단에 먹, 188x41.3cm(x10) 국립고궁박물관



업데이트 2025.11.27 22:02

  

최근 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