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명 : 시간여행자의 갤러리
2024.9.4.(수)~9.10(화)
Das Zimmer Gallery
이들과 함께 전시장에서는 다양한 한국적 모티브로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벌이고 있는 허미자, 안진의, 최준근 등의 신작이 소개되고, 이들보다 앞선 세대의 서양화가들, 해방 후 첫 미대 졸업 세대인 서양화가 하인두와 다양한 매체로 실험적인 작품들을 지속한 인기 작가 이강소의 추상화가 이어진다. 이들의 작품은 한국 미술의 더 긴 맥락에서 더 다양한 해석을 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중요한 연결고리가 된다.
전시에서는 박물관에 가서야 볼 수 있는 옛 그림들도 볼 수 있다. 18세기 조선 예원의 총수라 불리는 강세황의 문기어린 산수, 추사 김정희의 묵란 그림과 시를 쓴 글씨를 한 데 엮은 족자, 그의 제자격인 우봉 조희룡의 묵란을 감상할 수 있다. 청전 이상범의 아기자기한 연꽃 그림과 소정 변관식의 산수 명품과 함께 구한말부터 20세기까지 문인화의 길을 이어나갔던 우청 황성하, 월전 장우성 등 유명한 서화가의 그림들과 함께 조선시대 채색화의 전통을 이어갔던 한 흐름인 신장도와 민화 화조도도 흥미를 더한다.
수많은 외국인들이 한국을 찾아 미술관과 박물관을 방문하고 인사동을 돌아다니지만, ‘코리아의 아트’라는 것을 다양하게 대할 수 있는 기회가 적고, 다른 동아시아 국가들과는 다른 한국의 미감을 다양하게 맛보는 기회는 더욱 더 적다. 시대, 재료, 주제, 목적이 모두 다 다른 작가와 그림들이지만 무언가 이들을 관통하는 이런 저런 맥락을 발견하는 소소한 재미를 느낄 수 있다. 누군가의 핸드폰 갤러리를 들여다 볼 때처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