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시명 : 권기수 특별전 《Across The Universe》
전시기간 및 장소
3.18 - 5.18 KH에너지 아트스페이스, 서울(마곡중앙2로 75-5, R&D센터 1층)
3.24 - 5.9 아트스페이스 휴, 파주(산남로 37-9)
4.1 - 4.15 CCCA, 서울(강남대로 652 신사스퀘어 4층)
4.1 - 6.1 마음AI&아르스초이, 판교(창업로40번길 30, 4층
4.5 - 5.17 미음프로젝트 스페이스, 서울(평창20길 14,1층)
4.7 - 4.27 아트노이드178, 서울(삼선교로6길 8-5, 1층)
4.22 - 6.1 스페이스 수퍼노말, 서울(선잠로5길 69)
5.1 - 5.31 갤러리JJ, 서울(압구정로30번길 63, 1층)
글/ 김진녕
중견작가 권기수(b.1972)의 세계를 만날 수 있는 특별전《Across The Universe》전이 서울과 파주, 판교의 전시공간 8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열리고 있다.
CCCA 전시 전경
마음AI 전시 전경
권기수 작가는 홍익대에서 동양화를 전공했고 채색 작업은 물론, 수묵화를 이용한 최초의 애니메이션을 선보이기도 했고, 컴퓨터를 이용한 드로잉,설치와 영상 등 거의 모든 시각 이미지 장르의 작품을 생산하고 있다. 그는 동양화,라고 하면 떠올릴 수 있는 시각 기호와 가장 멀리 떨어져있는 것 같은 작업을 한다. 바니시를 올린 반짝이는 화면, 번짐과 농담이라고는 찾아볼 수 없는 확실한 선과 색, 픽토그램을 연상시키는 캐릭터 등. 그런데 그런 요소가 다 들어있는 대표작 <강산무진도>를 찬찬히 보다 보면 대나무나 매화 같은 사군자, 총석정의 주상절리를 표현한 것 같은 괴석, 동양화의 제발이 써있었을 것 같은 위치에 들어간 색점이 보인다.
KH에너지갤러리 전시 전경
전통 동양화의 요소가 다 들어가 있지만 아크릴을 쓰고 작업과정에 태블릿과 컴퓨터를 활용한다. 이런 권기수의 작업에 대해 이번 전시를 기획한 김노암 큐레이터는 이렇게 말했다.
“권기수 작가는 90년대 후반부터 회화조각설치 다양한 매체 넘나들며 재해석한 작업을 선보여왔다. 권기수의 동구리는 고전의 탈속적 주제들 모티브로 사회적 상호작용 속에서 인간의 생각을 담고 있다. 동구리 이미지를 현대인의 사회적 가면으로 은유한 셈이다. 이번 기획전을 준비하면서 여러 전문가를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면 그의 작품을 직접 본 경우가 많지 않고 2차자료로 접한 경우가 많고 컬러풀한 팝아트라는 인상에서 머물러있더라. 이건 권기수의 건축적 구조의 대형작품이나 드로잉을 시각적으로 경험한 사람이 없고, 작가도 그의 세계를 전체적으로 보여준 적 없기 때문인 것 같다. 그가 국내활동보다는 해외 활동을 많이 하기도 했고.
이번 전시를 통해 주목해야 할 것은 권기수가 2000초반까지 다양하게 시도했던 매체실험의 성과로 2008, 2010 아이구글(구글아트프로젝트)에서 시대를 상징하는 작가로 권기수를 초대했다는 점이다. 국내에서 화가로는 권기수 유일하게 초대했다. 맨해튼에서 기획전과 미디어파사드 프로젝트 등을 진행하며 국제적 명성을 얻었으나 국내에서는 아무도 모른다. 기이한 현상이다. 상하이 현대미술관. 일본 모리미술관, 베이징의 금일미술관, 런던, 뉴욕, 타이페이 등에서 다양한 기획전에 참여하고 현지에서 컬렉션도 많이 됐다. 한국화 기준에서 보면 이응노 이후로 가장 인지도 높은 한국화가가 된 게 아닌가 싶다. 넌센스는 90년대 후반부터 아크릴를 쓰면 서양화로 분류하는 한국 미술계의 ‘관행’이다. 재료에 기반한 전통적인 장르 구분이 여전하다. 그런 시각이 한국화전공자이지만 컴퓨터나 아크릴릭 등 새로 등장한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작업하는 권기수에게는 부담이 된다.”
이번 전시를 통해 주목해야 할 것은 권기수가 2000초반까지 다양하게 시도했던 매체실험의 성과로 2008, 2010 아이구글(구글아트프로젝트)에서 시대를 상징하는 작가로 권기수를 초대했다는 점이다. 국내에서 화가로는 권기수 유일하게 초대했다. 맨해튼에서 기획전과 미디어파사드 프로젝트 등을 진행하며 국제적 명성을 얻었으나 국내에서는 아무도 모른다. 기이한 현상이다. 상하이 현대미술관. 일본 모리미술관, 베이징의 금일미술관, 런던, 뉴욕, 타이페이 등에서 다양한 기획전에 참여하고 현지에서 컬렉션도 많이 됐다. 한국화 기준에서 보면 이응노 이후로 가장 인지도 높은 한국화가가 된 게 아닌가 싶다. 넌센스는 90년대 후반부터 아크릴를 쓰면 서양화로 분류하는 한국 미술계의 ‘관행’이다. 재료에 기반한 전통적인 장르 구분이 여전하다. 그런 시각이 한국화전공자이지만 컴퓨터나 아크릴릭 등 새로 등장한 미디어를 적극적으로 수용해 작업하는 권기수에게는 부담이 된다.”
한국화를 전공했지만 한국화 재료에 연연하지 않는 권기수 작가는 자신의 작품을 21세기 한국화로 생각하고 있다. 그는 재료에 연연하는 한국적인 관습에 대해 비판적이다.
“미디어는 어디에서건, 어느 때이건 시대에 맞게 변한다. 지필묵도 채륜이 종이를 만든 뒤에 가능한 미디어다. 송나라 시대가 수묵의 정점이었다. 유화도 생각보다 오래된 미디어가 아니다.유화의 역사도 500년, 아크릴은 100-200년. 지필묵이 아니면 동양화가 아니라는 논리에 따르면 아크릴 쓰는 서양화가는 전통 서양작가가 아니다. 유화하고 다른 것이니까. 서양쪽에선 물질적인 전통을 중요시하지 않는다. 미디어는 시대에 맞게 변해야 하는 것인데 동아시아의 종이와 먹 시대가 지나치게 오래 폐쇄적으로 이어져 온 것이다.”
그는 재료, 미디어의 변화보다는 미감이 더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물리적인 미디어는 언제든지 변한다. 나는 한국전통 회화의 평면성을 주목한다. 재현에 주목하지 않는 표현방식, 그리고 색감. 색감은 지리적인 요소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역사, 고사성어, 전설, 우주관, 인생관 등의 미감과 관계가 있다. 이런 게 화면의 차이점을 만든다. 우리가 찾을 수 있는 미적요소가 서양과는 다르다.”
내용적인 측면에서도 그는 현재 미술계의 국제적인 이벤트 같은 데서 각광받는 트렌디한 사회적인 이슈나 캠페인성 현실참여에 거리를 두는 입장이다.
“나는 현대미술에서 너무 과도한 철학적인 베이스를 만들려고 하는 것에 대해서 약간의 거리두기를 하고 싶다. …이론에 베이스를 두고 강한 철학적인 어떤 내용을,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하고 있고, 사회문제를 노골적으로 표현하려고 하는 작가들이 조금 더 조망받는 게 현실이다. 그런데 나는 그게 필요한 부분이 있지만 과도하게 그런 쪽으로만 조망받는 것에 대해서는 좀 조심해야 된다고 생각한다.
어느 시대나 그런 작가들이 있었다. 그 논쟁에 참여하는 작가들이 있는데 미술을 접하고자 하는 사람들이 다 그런 취향은 아니다. 누군가는 색을 좋아해서, 또 누구는 예쁜 게 좋아서, 누구는 마음이 편해져서, 누구는 풍경이 좋아서 … 이런 사람도 있는데 작품에 작가의 메시지를 강요를 하게 되면 미술이 그런 쪽으로만 흐르게 된다. 그런 시류에 맞춘 메시지를 담은 작업(최첨단 커팅에지 작업)이라는 게 생명력이 10년을 넘길 수가 없다. 기본적으로 페인팅은 작가 고유의 필치-언어가 자유로워지는데 생각보다 오래 걸린다. 알렉스 카츠도 그런 얘기를 했는데 대략 페인팅 장르에서 작가의 손끝에서 무르익은 세상이 나오는데 10-15년이 걸린다.”
권기수의 이 말을 들을 때 현대 음악계에서 무수히 많은 ‘신동’과 ‘천재’가 탄생하고 음반판매와 라이브 연주시장에서 선풍을 일으키는 경우가 많지만 현대미술계에서는 그런 일이 거의 없다는 점이 떠올랐다. 한때 외국계 대형 갤러리와 홍보전문가, 언론매체가 결합해 ‘현대 사회의 고뇌를 담았다’며 제품가 신기록, 경매 신기록이라며 미술계를 들썩거리게 만드는 작가가 등장하기도 했지만 그 ‘현상’은 대부분 십 년을 넘기지 못하거나 국지전으로 끝났다. 미술 작품은 잡지 커버처럼 그때 그때 핫 이슈를 담아내는 기록물 저장 장치도 아니고 그때 그 시절을 상기시키는 추억 상품 역할이 본령이 아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