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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뉴스] 박서보, 미술상 폐지에 대해 말하다

OCULA 지에서 작가를 인터뷰, 광주비엔날레의 미술상 폐지 이후 박서보 화백의 생각을 전했다. 

광주비엔날레는 박서보미술상을 제정하고 (작가로부터) 향후 10만달러의 상금을 지원하겠다는 약속을 받은 후 단 한차례 시상한 뒤 박서보미술상을 취소했다. 시위대가 수십년 간의 억압적 군사독재시절 침묵한 작가라며 박서보의 이름을 딴 상을 수여하는 것을 반대한 이후의 일. 

취소 후 기분이 어땠는지.
처음 소식을 들었을 때 큰 충격을 받았다. 지금은 침착해졌다. 새옹지마라는 속담처럼 좋은 일과 나쁜 일을 예측할 수 없으니 결과에 너무 집착하지 말아야 한다는 뜻이다.  

광주비엔날레 측이 박서보미술상을 취소한 이유는 무엇인가.
비엔날레측이 상에서 내 이름만 빼고 존치시키면 어떻겠냐고 물어왔다. 내 삶의 궤적이 정치적 이유로 비판받은 것인데 이름만 뺀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을 것이다. 

상을 반대하는 사람들의 이유는 무엇인지.
취소를 주장한 사람들에 대한 이야기는 들었지만 그 정보가 정확한지 알 수 없어서 전달하지 않겠다. 자유롭고 개방적인 민주주의 국가에서 모든 사람의 의사는 존중되어야 하지만, 비엔날레 개최 전 충분한 논의 시간이 있었는데 당일에 시작된 시위 때문이라는 점은 유감이라고 생각한다. 광주비엔날레는 동네 잔치가 아니다. 

화가로서의 박서보에 대한 시위대의 비판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는가.
한국은 오랜 갈등의 역사를 가지고 있고, 서로 다른 이념의 사람들이 무엇이 옳고 그른지 치열하게 논쟁해 왔다. 예술의 방법론에 대해서도 오랫동안 논쟁이 있었다. 20대와 30대 때 나는 전쟁의 참화 속에 꽃을 그리는 기성 예술가들을 비판하며 문화운동을 이끌었다. 세월이 흐르고 학생들을 가르치고 나의 그림을 그리는 것이 가장 잘 할 수 있는 일이라 생각했다. 평생 치열한 예술가로 살아왔다. 사람들이 정치적, 사회적 이슈에 대해 큰 소리로 말하지 않는 나를 비겁하다고 비난해도 어쩔 수 없다. 

상이 폐지된 이후 기금은 어떻게 사용할 계획인가.
첫 번째 수상자에게 지급된 10만 달러를 제외하고는 모두 반환될 예정이다. 작가 선정과 심사 과정의 공정성을 믿었기에 광주비엔날레에 상금을 맡겼었다. 이제 재단 내부적으로 조직을 구성하고 운영해야 한다. 재능있고 열정적인 작가를 발굴할 방법을 찾아보겠다. 박서보미술상을 만들면서 나는 작가가 평소 해보고 싶었으나 경제적 여건 때문에 못했던 것을 할 수 있게 해주고자 했다. 그것을 기회로 예술의 새로운 지평을 열게 될지 누가 알겠는가!

2023년 5월 26일, 광주. Sam Gaskin, OCULA Magazine 
(원문보기) https://ocula.com/magazine/art-news/park-seo-bo-speaks-out-about-prize-cancellation/
업데이트 2023.05.31 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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