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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뉴스] 런던 시장, 브렉시트로 약화? 화랑 강세 조짐

2023 프리즈 런던 주간 (10.11-15)
2020년 1월 영국이 공식적으로 EU를 탈퇴한 후 런던 경제는 활력을 잃은 듯 했다. 주식시장이나 관광객 쇼핑도 그렇고, 특히 작년 아트바젤의 Paris+가 성공한 후 런던 미술시장 전망에 대한 의구심도 커졌다. 런던의 몇몇 갤러리는 파리에 새 지점을 찾아 떠났고, 런던의 두 아트페어 Masterpiece와 Art and Antiques Fair Olympia는 브렉시트를 이유로 취소되기도 했다. 

브렉시트와 인플레이션 등이 영국 미술시장에 타격을 입혔으나 또 다른 고무적인 변화도 있다. 올해 아트바젤 UBS 미술시장보고서에 따르면 영국의 미술시장은 압도적 1위인 미국(45%)에 이어 18% 점유율로 세계 두 번째 규모를 유지했다. 

Gerber & Stauffer Fine Arts 설립자인 토마스 스타우퍼는 런던 미술시장에서의 오랜 경험을 바탕으로 “런던은 미술품거래에서 유럽에서 가장 중요한 도시의 지위를 유지할 거라고 생각한다”며, “런던은 유럽에서 유일한 메가시티이자 글로벌도시”라고 짚었다. 런던은 수도권 인구가 1,400만 명이며 가장 다양한 인종이 모여 사는 도시이고, 런던의 문화기관 또한 최고의 ‘소프트 파워’를 제공한다는 것이다. 

지난 2년간 런던에서는 수많은 화랑이 다시 문을 열었고, 확장한 갤러리도 많다. 이번 프리즈 주간에만도  Alison Jacques가 Cork가街에 약 6,000제곱피트(약 170평)의 공간을 오픈했고, Stephen Friedman, Tiwani Contemporary도 코크 가에 새 공간을 열었으며, Pilar Corrias는 메이페어에 플래그쉽을 오픈했다. 이번 주 Lehmann Maupin은 현 공간에 더해 2024년 런던 코크 가에 새로운 팝업 매장을 열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최근 몇 년 동안 런던에는 새로운 세대 젊은 갤러리스트들도 기회를 잡고 있다. Sherbet Green과 Guts Gallery가 있고, 화이트큐브 설립자 Jay Jopling의 딸 Angelica Jopling도 4월에 새 갤러리를 오픈했다. 2019년 시작한 Sim Smith는 지난 달 새 장소로 이전했고, 2021년 설립된 The Artist Room은 새 2층 건물에서 William Brickel의 개인전을 야심차게 열었다. 


팬데믹 와중인 2020년 문을 연 사우스켄싱턴의 복합미술공간 크롬웰플레이스는 수많은 화랑과 회사들의 본거지로 빠르게 자리매김하고 있다. 회원 화랑들은 팝업 전시를 위한 공간을 대여하거나 장기적으로 운영할 수 있다. 회원갤러리의 62%는 영국에 기반을 두고 있다. 유럽은 6.6% 기타 해외는 31%.

크롬웰플레이스 회원 중 62곳은 이전에 런던에 공간을 마련한 적이 없는 화랑들이다. 뉴욕 Sundaram Tagore 갤러리는 지난 5월 첫 전시 이후 이번 프리즈 주간에 1930년생 미국 작가 Susan Weil의 작품을 선보였다. 

크롬웰플레이스의 최고사업개발책임자(CBDO) 엘리자베스 델러트는 “런던 미술시장은 브렉시트 이후 서류작업 비용 등의 어려움이 늘어나기는 했으나, 수입 관세는 유럽에서 가장 낮은 수준”이라며, 허가를 받아 물품을 반입할 경우 최대 2년간 또는 물품이 판매될 때까지 수입관세를 유예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브렉시트가 타격을 준 바는 있지만 미주와 아시아를 고려할 때는 런던이 여전히 글로벌 경쟁력이 있다는 것이다. 

세계시장에 진출하려는 아시아 딜러 입장에서는 런던이 최고 장소중 하나다. 1980~90년대 홍콩에 영향을 끼쳤던 영국의 식민 통치 때문에 런던이 아시아 미술시장과 친숙한 면이 있다. 1997년 홍콩의 중국 반환 이후에도 홍콩은 아직 아시아-태평양 지역 주요 미술품 거래 허브로 남아 있다. 아시아 미술시장이 지속적으로 확장되면서 아시아 갤러리스트들은 아시아를 넘어설 기회를 모색중이며, 인구의 20%가 아시아인인 런던은 최고의 선택지가 될 수 있다. 

최근 런던에 거점을 마련한 아시아 화랑으로는 A.I. 갤러리와 홍콩의 3812, 베이징의 Tabula Rasa 갤러리, 타이베이 Bluerider Art 등이 있다. 블루라이더 아트의 엘사 왕 대표는 런던이 중국와 아시아문화를 받아들여 아시아인들이 사업을 하기에 더 편해졌다고 말한다. 영어를 사용한다는 점도 파리 대신 런던을 선택하기로 한 결정의 핵심이라고 덧붙였다. 

아직 상설전시공간을 마련하지는 못했으나 한국 현대갤러리는 Michael Werner와 협업해 미국 작가와 한국 작가(이승택)의 작품을 선보이고 있으며, 국제 갤러리는 런던 마졸레니와 협력, 프리즈 주간 동안 이탈리아 작가와 이승조의 작품을 전시했다. 서울에서 활동하는 갤러리스트 제이슨 함은 11월 런던으로 돌아와 김정욱, 김민정 등 1960년대부터 1990년대까지 한국 작가 4인의 작품을 선보이는 두 번째 팝업 쇼 '카르마(Karma)'를 개최할 예정이다. 2년 연속 프리즈 서울이 성공함에 따라 유럽 관객들이 한국 미술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


기사 원문 > Artnet
업데이트 2023.10.18 22: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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