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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뉴스] 아니쉬 카푸어, 논란의 밴타블랙으로 첫 미국 개인전

인도계 영국 아티스트 아니쉬 카푸어는 2014년 역사상 가장 ‘검다’고 알려진 신소재 밴타블랙을 연구중이었다. 이메일에서 그는 “이 물질은 우주에서 가장 검은 물질이다. 블랙홀보다 더 검다, 모든 빛의 99.8%를 흡수한다.”고 썼다(하지만 아티스트 디무트 스트레브Diemut Strebe는 2019년 MIT 연구진들과 함께 99.995%의 흡수율을 가진, 더 검은 블랙을 만들어냈다).

밴타블랙은 Surrey NanoSystems라는 회사가 군사적 목적으로 실험실에서 만들어냈다. 카푸어는 처음부터 이 기술이 예술적 잠재력이 있다고 생각하고, 이 신소재를 회화와 조각에 독점적으로 사용할 권리를 확보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것이 논란이 되어 스튜어트 셈플Stuart Semple이라는 아티스트와 불화를 일으켰고, 이후에 그는 ‘카푸어를 제외한 모든 사람이 사용할 수 있는’ 가장 검은 검정, 가장 핑크인 핑크, 가장 반짝이는 반짝이 등을 만드는 데 전념하고 있다. 

카푸어는 독점사용권 계약이 밴타블랙을 예술적으로 응용 발전시키는 데 반드시 필요한 단계라고 주장해 왔다. 그는 밴타블랙이 방위산업의 산물이라 회사를 부드럽게 설득해야 했고, 10년 간 프로젝트를 해 왔으며 고도로 기술적인 응용분야라고 발했다. 2022년 베니스 비엔날레 기간에 첫 번째 밴타블랙 작품을 선보였다. 

현재 밴타블랙만큼 빛을 잘 흡수한다고 주장하는 셈플의 블랙 4.0 안료가 출시된 상황인데, 카푸어의 밴타 블랙 작품이 뉴욕 리슨갤러리를 통해 미국에 데뷔한다. 카푸어는 셈플에 대한 것이나 밴타블랙 사용 허용에 대한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Anish Kapoor" installation view at Lisson Gallery, New York.


카푸어에게 오랜 기간 시행착오를 겪었다는 밴타블랙 조각 제작 과정에 대해 자세히 설명해 달라는 요청에 입을 굳게 다물었다. 실패 이유나 한 점에 85만 파운드(약 14억 원)에 달하는 작품 관리 조건 등에 대한 질문도 무시했다. 밴타블랙을 작품에 어떻게 적용했는지, 작품마다 공정이 다른지 등에 대한 질문에 카푸어는 “사용하는 리액터가 아주 높은 온도여야 해서 작품을 적절하게 만들어야 한다”고만 대답했다. 

그가 밴타블랙에 매료된 이유는 허공, 바닥이 보이지 않는 깊이에 대한 환영을 만들려는 것 때문이었다. 그는 공간의 모서리에 밴타블랙을 칠하면 모서리가 보이지 않게 될 것이며 말레비치처럼 4차원의 공간과 시간, 존재 너머로 이동하게 된다고 주장한다. 


<클라우드 게이트>처럼 반사의 다양한 효과로 유명한 카푸어는 반사율과 빛 흡수 같이 상반된 효과에 대한 이중적 관심사는 동전의 양면 같은 것이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대답했다. “거울 작품은 오목한, 거울로 가득 찬 빈 공간이고, 블랙 작품은 어둠으로 가득 차 있다며 반대되는 동시에 동등하다”고 말했다. 

11월2일부터 12월16일까지 뉴욕 리슨갤러리에서 전시.



원문보기 > Artnet

업데이트 2023.11.13 21: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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