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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외뉴스] NFT 폭락 후 1년, 성숙해진 마이애미의 디지털아트 씬

2021년 암호화폐 붐이 일었을 때 가장 핫한 중심지는 바로 마이애미였다. 암호화폐거래소 FTX 설립자 샘 뱅크먼-프라이드(SBF)는 농구단 마이애미 히트 구장을 ‘FTX 아레나’로 명명했고, 세계 최대 암호화폐 컨퍼런스인 비트코인 2021의 개최지도 마이애미였다. 마이애미 윈우드 지역은 블록체인닷컴, 솔라나, 리플 같은 스타트업의 본거지가 되고 시장은 자신의 급여를 비트코인으로 받겠다고 했다. 2021년과 2022년 마이애미 아트위크에서는 당연히 NFT 붐이 이어졌다. 

FTX가 파산한 지 1년이 된 지난 2023년 11월, SBF는 사기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고, FTX 아레나는 카세야 센터로 이름이 바뀌었으며, 비트코인 2023은 저조한 참석율과 침체된 분위기를 나타냈다. 그러나 마이애미의 디지털아트 씬은 큰 타격 없이 눈에 띄게 성숙해졌다. 

마이애미 페레즈미술관은 2018년 디지털부를 신설하고 2021년 호황기에 자금을 지원받아 공식 출범했으며 올해 12월 미술관은 뉴미디어 및 타임-베이스 작품을 위한 스트리밍 서비스인 PAMM TV를 시작한다. 담당자는 “NFT의 급격한 상승과 하락으로 디지털아트 수집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있었지만, 이 문제들은 조금씩 고민해야 할 문제라고 본다”고 말했다. 

PAMM TV 등 미술관의 디지털미디어 프로젝트들은 신중하게 계획된 지속가능한 뉴미디어 아트 인프라를 구축해 격차를 해소하고자 하는 것이다. 아트페어 주변 이벤트에서는 디지털아트에 대해 논의할 수 있는 비판적 공간을 만들도록 하고 있다. 

올해 마이애미 아트위크(2023.12.6-12.10)에서도 디지털아트에 관한 풍성한 컨퍼런스가 열렸다. 친환경적 아키텍처로 미술계 사람들이 좋아하는 블록체인 플랫폼인 테조스는 스위스 유명 큐레이터 한스 울리히 오브리스트와 디지털 아트 듀오 오퍼레이터의 대담 등 하루종일 프로그램을 열었다. 

2021 호황기에 NFT에 참여했던 아티스트와 기관들도 방향을 전환하기 시작했다. 중요한 것은 NFT 컬렉션이 시장에 넘쳐나게 하는 것이 아니라, 물리적 요소를 포함한다든가 해서 더 깊이 있는 작품이 만들어지도록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마이애미 비치의 호화로운 호텔 파에나의 자체 비영리재단 파에나 아트는 호텔 로비에 비플과 에라주리즈 작품을 전시하도록 했으며 해변에 에라주리즈의 대형 설치 작품도 추가로 설치했다. NFT는 사라져도 마이애미의 기관들은 예술가들 지원에 여전히 관심을 가지고 있다는 증거가 된다.


에라주리즈와 비플은 2021년 NFT 컬렉션을 내놨으나 이후 디지털 요소를 통합한 하이브리드 작품으로 넘어갔다. 로비에 설치된 비플의 조각 S.122(2023)와 또다른 작품 Human One은 그의 첫 번째 실물 작품이다. 에라주리즈는 마크 저커버그, 제프 베이조스, 일론 머스크가 전투를 벌이는 모습을 흰색 대형 조형물로 만든 ‘배틀 오브 더 코퍼레이트 네이션스’(2016)을 전시했다. 해변에 만들어진 에라주리즈의 공공미술은 11마일 길이의 합판을 이용해 미로를 만들고 중앙에 사람들이 모이는 광장 공간이 있는 ‘MAZE: 알고리즘 자아를 통한 여정’이다. 

NFT 붐이 많은 사람들의 입에 좋지 않은 뒷맛을 남겼지만 그로 인해 마이애미 디지털 씬을 보다 사려깊은 방식으로 지속할 수 있는 충분한 공간과 관심, 투자를 만들어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기사 원문 => Art News
업데이트 2023.12.11 11: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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