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민주, 「조선 후기 백자 초화문의 유형과 편년사적 의의」, 『미술사연구』 제45호(2023.12), pp.49-81.
도자의 공간적 형태-기형이나 만드는 방법에 따른 특성 같은 것들은 ‘시대’에 따라 크게 바뀌고 명확하다고 할 만하지만 세밀한 ‘시기’를 나누기에는 완전치 않다. 그런데 백자에 새겨지는 그림, 문양은 상대적으로 취향을 금세 반영해 바뀌기 쉬우니 시대 특정에서 다른 기준을 보완하는 도구가 될 수 있다.
만약 어떤 한 종류의 문양이 한 시대 내에서 꾸준히 그려지되 이것이 시기별로 특징을 뚜렷하게 보인다면? 그 시기별 특징, 변화 양상을 살펴서 정교한 도자 편년 체계에 근거자료로 사용할 수 있으니 매우 유용하게 될 것이다.
이 연구에서는 17세기부터 19세기까지 백자에 그려지는 초화문의 출현 배경, 전개 과정을 살피고 그에따라 유형을 분류, 분석해서 단계별 변화의 양상과 그 원인을 찾고자 했다. 여기서 주되게 다루는 초화문은 조선 후기 백자에서 많이 발견되는 것을 의미하는데, 송이가 크지 않은 꽃 뒤로 길게 풀잎이 여러 장 뻗어 있는 구성이 그 대표가 된다.
<청화 초화문 항아리> 18세기, 높이 29.4cm, 오사카시립동양도자미술관
17세기 중반, 전쟁 이후 재건의 시기 백자를 활발히 생산하기 시작했는데 철화가 중심이 되어 새로운 기형과 문양이 적극 시도되었고, 전기의 문양을 계승하면서도 회화적 성격이 강조되어서 여백이 살아있는, 그림같은 문양이 도자에 그려진다. 회화와의 영향관계가 짙다가 후반으로 가면서 급격히 질이 떨어지고 정형화되는데 이러면서 다음 단계로 나아갈 조짐이 나타난다.
18세기 초중반, 주된 문양이 선별되고 전형이 완성, 재료수급의 안정화 영향으로 청화백자가 폭발적으로 만들어진다. 많이 만들어야 하니 여러 기형과 기종에 핵심 문양이 강조되고 나머지 불필요한 부분은 생략 축소되어 문양으로서의 특성이 강화된다.
18세기 중반을 지나면서는 정형화를 탈피해 다른 구도, 새로운 소재가 들어가는 시도가 발견된다. 각형 백자, 무게중심이 아래로 내려간 병 같은 새로운 기형으로 화면 크기가 다양화된 것도 그 원인 중 하나라고 보았다. 화훼 애호 취미, 정원 문화의 유행으로 초화문이 괴석이나 화분과 조합되는 경우가 많이 보인다. 모란, 작약 같은 화려한 소재와의 결합, 문자문, 칠보문 등의 보조문양 첨부(여백 감소) 등 장식성이 올라가는 특징을 보인다. 17->18세기보다 더 빠른 속도로 정형화되고 몇몇 문양으로 수렴하는 경향을 보인다.
19세기에 들어서는 다시금 전형을 이루는 특징을 보인다. 전체적으로 괴석을 좌측에 두고 초화가 우측 상단을 향해 뻗어 나가는 대각선 구도로 고정되는 경향을 보인다. 조선 말기 병들이 아래쪽이 불룩한 모양이나 높이가 낮은 필통, 함 같은 것들이 생겨나 세로의 폭이 좁아지면서 변화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괴석 비중이 점차 작아지는 예도 비슷한 원인으로 보았다.
가마터에서 발견되는 도편 등 많은 예를 추적하여 이를 시기별 특징으로 확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로 인정받을 만한 것인지가 관건이다. 만일 기존의 거시적 관점의 편년에다 문양을 기준으로 상대적 편년의 기준을 완성할 수 있다면 도자 편년 체계가 더욱 정교해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연구자는 특히 초화문을 고르게 된 것에 대해서는 조선 후기 백자 문양 중 (후기) 전 시기에 걸쳐 등장한다는 점, 유형을 분류할 만큼 충분한 양이 발견된다는 점, 환경에 의해 짧은 주기로 변화하는데 특징과 원인을 명확히 설명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었다.
초화문 외에 산수문이라든가 인물문, 기명절지 같은, 회화와의 관계를 짚으면서 그 시기별 특성을 연구하는 것이 백자 편년에서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데 동의하게 된다.
19세기에 들어서는 다시금 전형을 이루는 특징을 보인다. 전체적으로 괴석을 좌측에 두고 초화가 우측 상단을 향해 뻗어 나가는 대각선 구도로 고정되는 경향을 보인다. 조선 말기 병들이 아래쪽이 불룩한 모양이나 높이가 낮은 필통, 함 같은 것들이 생겨나 세로의 폭이 좁아지면서 변화한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괴석 비중이 점차 작아지는 예도 비슷한 원인으로 보았다.
가마터에서 발견되는 도편 등 많은 예를 추적하여 이를 시기별 특징으로 확정할 수 있는 객관적인 자료로 인정받을 만한 것인지가 관건이다. 만일 기존의 거시적 관점의 편년에다 문양을 기준으로 상대적 편년의 기준을 완성할 수 있다면 도자 편년 체계가 더욱 정교해지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연구자는 특히 초화문을 고르게 된 것에 대해서는 조선 후기 백자 문양 중 (후기) 전 시기에 걸쳐 등장한다는 점, 유형을 분류할 만큼 충분한 양이 발견된다는 점, 환경에 의해 짧은 주기로 변화하는데 특징과 원인을 명확히 설명할 수 있다는 점 등을 들었다.
초화문 외에 산수문이라든가 인물문, 기명절지 같은, 회화와의 관계를 짚으면서 그 시기별 특성을 연구하는 것이 백자 편년에서 중요한 수단이 될 수 있을 것이라는 데 동의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