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담 : 2023년 4월 24일(월)
정준모, 윤철규, 김진녕, 최문선
최 4월에도 여전히 여러 행사가 많은 한 달이었어요. 그런데, 그 많은 기사들 가운데서도 미술기관 관장 자리와 관련해 문제가 불거진 것이 눈에 띄는 이슈이긴 합니다.
국공립 기관의 관장 임명 시끌
김 대구미술관장으로 내정되었던 분이 이전 근무지에서 징계된 이력 때문에 임용이 지연되다가 취소되었는데 법적대응하겠다고 하고 있고, 국립현대미술관 관장직이 급작스레 비게 되었는데 이것도 어떻게 진행되는 것인지 궁금합니다.
윤 대구는 시립 기관에서 위작이 발견되었다고 해서 문제가 되어 시장님도 나서 발본색원한다고 하는데, 전문가들이 해야할 일에 정치인이 나서는 것은 좀 아니지 않나 싶어요.
정 지난 번에는 대구시립미술관장의 서울시립미술관 공모 지원 관련해 시끌시끌하기도 했었죠. 주요 미술관의 관장직 임명에 여러 문제가 있다는 것을 예전 '잡담'으로부터 시작해서 스마트K 방담 자리에서 참 많이 이야기한 것 같은데, 변한 것이 없는 듯합니다.
윤 지금 3년 플러스 알파 기간 일하는 관장 자리에 어플라이할 때 직무수행계획서를 내기는 하지만, 어떤 일을 해낼지 기대되고 인정받고 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이 없어요.
정 가장 문제되는 것은 정치적으로 결정됐던 경우들이죠. 국립현대미술관의 경우 특히 정치적으로 임명되거나 자리를 떠난 경우가 많았어서.
윤 먹고 살기 힘든 때나 한 자리 차지하려고 아둥바둥 하는 거지... 지금 같은 세상에서 관장직에 매달리는 사람들을 이해하기가 어렵기도 합니다. 관장이 무슨 전리품도 아니고.
정 미술관은 독립적인 비정치적인 기관이 되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죠. 뚝심있게 한 나라의 문화 비전을 보여주어야 하는 곳인 만큼 예산은 나라에서 나오되 이사회가 운영의 방향을 책임지는, 정치적인 것으로 휘둘리지 않는 기관이 되어야 하는데 말입니다.
최 미술계 내부에서 비판적인 문제제기나 해결책 제시를 충분히 하고 있는 것일까요? 이런 저런 문제들이 있다, 이제는 이러지 말아햐 한다, 대답없는 메아리만 울리게 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정 말이 없지는 않지만, 불이 나서 난리가 된 마당에 소방시설이 잘못됐다, 미리 소화기를 비치했어야 된다, 말을 얹는 사람은 많은데 물 한 바가지라도 들고 뛰는 사람은 없는 것과 비슷합니다.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는 분위기가 못 되고.
윤 몇 마디 말이나 공론화 같은 것으로 쉽게 해결이 될 상황은 아니지만 차선, 차차선책이라도 구해야 하고, 누군가 영향력을 가진 사람들이 생각을 말하고 설득하는 노력을 해야 되죠. 지금 국현 관장직을 누가 하면 좋겠다, 떠오르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도 문제인데, 후배들이 클 수 있도록 잡아 끌지 못한 선배들 책임이 커요.
김 미술관장이라면 갖춰야 할 능력이 여러 가지가 있을 텐데, 그것을 최대한 갖춘 사람들을 물색하고 선택하는 과정이 필요할 테죠.
윤 미술과 미술사에 대한 지식만을 가지고 미술관장을 하던 시대는 아니잖아요. 외국에 나가서 다른 기관장과 어깨를 나란히 하고 뭔가 얻어올 수도 있어야 하고.
정 역대 국립 미술관장들을 염두에 두었을 때 인사, 조직관리, 행정, 정책에 대한 이해가 부족한 경우가 많았어서, 그런 능력을 갖춰야 할 필요를 강하게 느낍니다.
윤 미술사와 관련된 기획 부분은 학예실장이 이끌도록 하고, 전문경영인 역할을 하는 관장을 찾아야 돼요.
정 앞서 말했듯 이 얘기를 몇년째 계속하고 있잖아요. 점수표라도 만들어서 행정능력을 비교했으면 싶을 때가 많습니다.
윤 역대 관장님들의 점수를 매겨보는 것도 도움이 될 것 같아요. 어떤 능력이 필요한지 점검도 되고. 기왕이면 기관에서 일했던 사람들이 평가해 보는 것도 좋겠고요.
김 역대 관장님들은 어떠셨는지 죽 살펴보는 것은 좋겠네요. 어떤 분들이 경영 마인드를 갖추셨었는지 체크해보면서....
정 1981년 미술 전문가로는 처음으로 이경성 관장님이 부임했었죠. 다음 김세중 관장이 행정력이 있어 과천관 개관에 노력을 기울이셨고, 다시 이경성, 임영방, 최만린, 오광수, 김윤수, 배순훈, 정형민, 마리 바르토메우, 윤범모 관장으로 이어졌습니다.
윤 국현 관장 임명은 그저 빈자리를 채우는 것이 아니라 그 시스템 자체가 전국 미술관의 본이 되기 때문에 더욱 잘 진행돼야 합니다.
최 지방이 먼저 변화하길 기대할 수는 없겠죠. 중앙 기관은 그만큼의 책임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최 지방이 먼저 변화하길 기대할 수는 없겠죠. 중앙 기관은 그만큼의 책임을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국립미술관 관람객 규모 세계 5위
윤 우리나라 국립박물관이 관람객 규모로 세계 5위를 차지했다는 기사를 봤는데, 이건 나란히 비교할 수 있는 일은 아니잖아요. 일단 무료이기 때문에.
김 그 기사에서는 아쉬운 점이 있습니다. 제대로 된 정보가 되려면 순위 전체를 다 보여주고, 조건의 차이도 이야기해 주어야 하는데 독자들은 이것이 어떤 의미인지 정확히 알 수가 없어요.
정 포퓰리즘이라고 할 수 있는 국립박물관 무료 입장 정책은 좀 바뀌어야 됩니다. 유료 입장의 경우는 입장권 매출액이 정확히 찍히기 때문에 관람객 규모를 뻥튀기할 수 없지만 무료 입장은 사실 믿음이 가지 않습니다. 관람의 질도 높게 하고 책임있는 전시를 열고, 또 세금을 낭비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입장료를 조금 받는 게 좋아요.
윤 평생 미술관에 가지 않는 사람들은 억울하죠. 관람으로 혜택을 보는 사람들이 일부라도 부담하는 것이 맞다고 봅니다.
LALA 고미술페어 전시장
김 고미술 쪽에서는 세종미술관에서 고미술 아트페어가 열렸었고, 또 내일모레 종로지회의 고미술페어 전시가 인사동에서 있습니다.
정 고미술시장이 고전을 면치 못한다는 인상이 있지만, 이번에 4대 경매사의 매출을 조사해보니, 근현대와 고미술의 비중이 비슷해요. 고미술이 생각보다 미술시장에서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고, 저평가된 면이 많은 만큼 투자 가능성도 높다고 할 수 있고 말이죠. 늘 그렇지만 고미술의 경우 특히 센 놈 몇 작품이 견인하는 것이기는 합니다.
윤 LALA 페어에서 마이아트 등 판매 실적이 좋았다고 해요. 고무적인 현상인데, 고미술에 대한 선입견을 차차 깼으면 해요.
김 전 시즌의 통계도 궁금하고 유찰되는 것들에 대한 정보도 좀 알고 싶은데, 어떤 경매사의 경우 지난 경매 정보를 잘 찾아보기 어렵거나 유찰되었는지 출품취소되었는지 알 수 없는 것들도 있어요. 낙찰율이 낮게 나오는 것을 막으려고 그럴 수도 있겠는데, 실적은 투명하게 공개했으면 합니다.
최 고미술의 경우에 직관적으로 이해할 여지가 많은 현대나 서양미술에 비해 고객의 진입장벽이 높아요. 한문의 압박, 문인화 같은 부분의 전통 단절, 전문적 안목을 기르는 데까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는 점 등등... LALA 페어에서 세련된 분위기 연출이나 많은 것들을 신경 썼지만 아직 개선의 여지가 많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정 박물관, 미술관, 아트페어의 디스플레이는 백화점 디스플레이와는 달라야 되죠. 앙드레김에게 냉장고 디자인을 맡긴 적이 있었던 생각이 납니다. 전시방식에 대해서는 각 분야의 특성이 연구되어야 합니다.
광주비엔날레 오픈
김 4월에 광주 비엔날레가 오픈해서 둘러봤습니다. 기사에서도 많이 언급됐는데 디스플레이나 행사 진행면에서 예년보다 매끄럽고 깔끔하다는 인상을 받았습니다. 예술감독님의 능력이나 성향을 짐작할 수 있었어요. 그런데 참신한 것을 기대하라고 했던 것에 비해 그다지 새롭다는 느낌을 받지는 못했어요. 다른 비엔날레나 전시에서 주목받았던 작가들도 종종 보이고.
정 광주는 이제 나름의 역사와 명성이 있어서, 외국 작가 누구라도 초청을 받으면 가지 않겠다는 작가가 없을 정도가 됐어요. 외국에 나가지 않더라도 글로벌한 흐름을 알 수 있다는 점은 좋은 점입니다. 전시가 산만하지 않고 강요하지 않고 보여준다는 느낌인 것도 좋습니다.
김 전시 주제인 ‘물처럼 부드럽고 여리게’를 ‘Soft and Weak like water’로 번역했던데, 그 부분은 좀 아쉬워요. ‘weak’보다는 ‘smooth’가 의미가 더 통하는 것 같습니다.
정 전 세계의 비엔날레가 비슷비슷한데 조금 더 자기만의 특성을 보일 수 있게 연구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윤 이곳 저곳 둘러볼 곳도 많고, 할 이야기도 많은 봄입니다. 국립미술관 관장 임명에 대해서는 이쪽 라인이 될 거다 누구쪽 인맥을 밀어야 한다 같은 수준 낮은 얘기가 더 이상 들리지 않기를 희망합니다. 좀더 목소리를 높여서 부끄럽지 않은, 능력을 갖춘, 자기 욕심에 휘둘리지 않을 제대로 된 인사가 이뤄졌으면 좋겠습니다. 수고 많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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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미술기사
3/29(수)
‘페이스 효과’ 유영국 10억 돌파 (매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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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미술제 훈풍 이어갈까?… 양대 경매사 4월 옥션 전략은 (헤럴드경제)
http://news.heraldcorp.com/view.php?ud=20230417000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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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랑미술제 닷새간 5만8천여 명 찾았다…역대 최대 관람객 수 기록 (매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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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정부 말기 알박기' 논란 종료…문체부, 국립현대미술관 관장 '의원면직'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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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범모 국립현대미술관장 사표 수리…내달초 후임 공모 시작 (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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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주비엔날레 재미있게 둘러보기' 코스 운영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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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판매기록 멈춘 화랑미술제…'젊은 작가' 등용문 탈바꿈 (이데일리)
대구미술관 잡음에 미술계 '한숨' (매일)
https://news.imaeil.com/page/view/20230417105801599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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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규식 전 대구미술관장 내정자 “임용 취소 통지 황당”…법적 대응 예고 (매일)
"미술시장 더 안 좋아질 것…고미술·한국화에 주목하라" (한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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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화랑업주들 떼지어 광주 찾는다…지역 작가 쇼케이스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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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 뮤지엄산서 '일본미 성격과 안도 다다오' 특별 강연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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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치미술가 양혜규, 벨기에 겐트 미술관 전시…"韓작가 최초"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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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CI미술관, 포항·광양·군산 지방순회전시 '완상의벽' 개최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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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네와 피카소 특별전, 16만명 운집..'5월 14일까지 연장' (파이낸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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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수시립미술관 건립 소장품 수집 공모…내달 4일까지 접수 (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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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우환, 동료 작가와 논어 공부하고 철학적 대화 즐겼던 기억” (동아)
한국 최대규모 고미술 잔치...‘도자기 서화 특별전’ (뉴시스)
대구시, 잡음 끊이지 않는 대구미술관 감사 나선다 (영남)
4/24(월)
쓸쓸하지만 감미로운 ‘붓 터치’… 한국인 정서까지 ‘터치’ (문화)
대구시 "대구미술관 소장품 일부 위작 확인"…3주간 특별감사 (연합)
국립현대미술관장직은 ‘답정너’ (헤럴드경제)
하나증권, 프린트베이커리와 미술품 기반 투자확대 협약 (연합)
“영빈관, 대통령이 계속 사용해야” 청와대 관리활용 자문단 보고서 입수 (시사i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