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국(1727-1797)의 컬렉션 화첩 『석농화원』에 들어 있던 대나무 그림 두 점이다. 다른 듯 닮은 이 두 점은 깊이가 느껴지는 것은 아니라 해도 나름의 멋을 느낄 수 있다. 이 대나무 그림을 그린 이들은 1769년생 동갑이었다. 이들이 이 그림을 그렸을 때의 나이는 몇 살이었을까? ---홍성하 구...
일본 야마토분카칸(大和文華館)에는 『예원합진(藝苑合珍)』이라는 조선시대의 그림 학습서가 있다. 고전의 명구를 그림으로 해설한 이 책은 영조 왕실에서 제작된 것으로 논어, 맹자, 서경, 장자, 사기, 고사전, 삼강행실도 등 여러 서적 속에 등장하는 중요한 글, 동진의 도연명, 당나라 두보, 송나라 구양수,...
다음은 조선 초기 사시팔경도의 일부이다. 네 계절의 모습을 초춘(初春), 만춘(晩春), 초하(初夏), 만하(晩夏), 초추(初秋), 만추(晩秋), 초동(初冬), 만동(晩冬)의 여덟 폭으로 나눠 그렸다. 이 중에서 나머지 세 컷과 전혀 다른 계절인 한 컷은 몇 번일까? 각각 무슨 계절일까?===국립중앙박물관...
1764년 음력 9월 18일, 가을이 깊어질 무렵, 스물 세 살의 청년 이덕무(1741~1793)는 현재 심사정(1707~1769)을 찾아간 때의 일을 일기로 적었다. 그의 집은 지금의 독립문 근처, 반송지 북쪽 골짜기에 있었다.반송지 북쪽 골짜기를 따라 올라가 현재 심사정의 처소를 방문했다. 초가가 쓸...
1910년 8월 29일, 창덕궁 대조전 부속 건물인 흥복헌에서 마지막 어전회의가 열렸고 우리의 주권은 일본에게 넘어갔다. 경술국치가 결정된 비극의 현장 대조전은 원래 왕비의 생활공간이다. 1917년 창덕궁에 발생한 화재로 소실되고 그 자리에 경복궁 침전인 교태전을 옮겨 대조전을 지은 것이 현재까지 전해 ...
옥계시사(玉溪詩社) aka 송석원시사(松石園詩社). 18~19세기 유행한 여항문인들의 시사 중에 가장 활발한 활동을 벌였던 모임으로, 인왕산 옥계천 근처에 모여 살았고, 맹주였던 천수경의 집 송석원에서도 자주 모임을 가졌다. 대부분의 멤버는 중앙관청의 서리로 규장각 서리가 다수를 차지했다(천수경은 예외로...
봄이 어느덧 지나가고 모란도 서둘러서 피었다가 벌써 져버렸다. 실제 본 것보다 그림으로 훨씬 더 많이 접했을 모란. 조선에서는 19세기 민화 수요가 급격히 많아지면서 모란 그림의 비율이 상당 부분을 차지했다. 궁중용과 비슷한 모란도 병풍도 있고 화조도 속에서도 모란은 필수적인 소재가 됐다. 책거리나 문자...
북송 휘종은 문예 군주로 유명하다. 글씨, 그림에 조예가 깊어 양쪽 모두 일가를 이뤘다는 말을 들을 정도다. 글씨는 왕희지의 동글 부드러운 서체가 아니라 호리호리하고 길죽하면서 어딘가 뒤쪽으로 당겨지는 듯한 느낌의 수금체(瘦金體)를 창안했다. 그림 솜씨도 남달라 스스로 역사에 남는 명작을 남겼을 뿐 아니...
잔뜩 눈에 힘이 들어간 용 한 마리가 작은 배 전체를 휘감고 있다. 배 위에는 여러 사람이 보이는데 돛 양쪽으로 석장을 쥔 보살 둘이 크게 그려져 있다. 한쪽 보살은 승려 머리로 보아 당연히 지장보살이다. 다른 보살은 잠깐 놓아두고 아래를 보면 여기도 부처와 보살이 있다. 그 아래로는 더 작게 그려진 남...
우산을 쓴 사람, 맹수와 독사에 쫓기는 모습, 도적에게 화를 당하는 모습, 목에 칼을 찬 모습, 병상에 누워 있는 모습, 화마에 휩싸인 가옥, 배를 젓는 모습.... 일상 생활의 모습이 스케치된 이 그림은 고려시대 의 한 구석에 그려진 『법화경』 「관음보살보문품」에 등장하는 재난구제에 대한 내용을 그리고...
요즘 송혜교가 너무 예쁘다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어디가 예쁜지 도무지 모르겠다는 사람도 있다. 개인차도 큰데 시대에 따른 갭은 얼마나 클까. 누가 그렸는지 알 수 없는 이 조선시대 미인도는 1982년에서야 알려졌다. 필자미상, , 18~19세기, 종이에 채색, 117.0×49.0cm, 녹우당 소장윤선도의...
멀리 중앙 오른쪽에 탑이 자그마하게 보이고, 좌우로 언덕과 계곡이 자리잡고 있다. 전경에 세 그루의 나무 아래로 소박한 누각 안에 인물이 담담하게 물을 내려다본다. 조선 그림인 듯도 하지만 그렇지 않다. 추사 김정희와의 인연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청나라 옹방강(翁方綱)의 아들 옹수곤(翁樹崑, 1786~...
높은 자리에 올랐던 양반 실존 인물을 그린 것이니 초상화라고 할 수 있는데, 야외를 배경으로 풍속화처럼 그려진 이례적인 그림이다. 조선 후기의 화원 화가였던 김희겸(또는 김희성, 1710~1763 이후)이 그린 것으로 전해지는 유명한 그림. 주인공은 조선시대 무신이었던 석천 전일상(1705-175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