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응노(1904-1989)의 예술세계를 거론할 때 그에게 있어 서화, 지필묵이라는 매체와 재료의 의미를 건너 뛸 수는 없을 것이다. 젊은 시절 묵죽을 탐구할 때도, 일본에 가서 신남화의 영향을 받게 되었을 때도, 파리에 다녀오고 서예적 추상을 추구할 때도 마찬가지. 1950년대에 그의 수묵 산수-풍경은 ...
청전의 전형적인 스타일이 생성되기 전 30대의 젊은 나이에 그린 춘경으로, 소나무가 있는 둔덕에 흰색과 분홍색의 점으로 봄꽃이 흐드러지게 피어 있는 모습을 그려 색다른 맛이 있다. 화제는 다음과 같다. 春日芳暢 萬物生成癸酉 小春 依小坡舍兄囑 祝井上大人 榮臨봄날 꽃 피고 만물이 살아나네계유년 10월에 소...
조선후기 명필 이광사의 서첩으로 표지에 '원교자서(圓嶠子書)'라는 표제가, 첫 장을 넘기면 '감군은축성수(感君恩祝聖壽)' 전서 글씨 탁본에 이어 아들의 당호 '연려실(燃藜室)' 활달한 행서 큰글씨로 한 면에 한 글자씩 실었다. (이광사는 아들 이긍익이 쓴『연려실기술』의 표제를 써 준 바 있다.) 이 '燃...
동백림 사건으로 옥고를 치른 뒤 1969년 다시 파리로 돌아간 고암은 근본부터 다시 보겠다는 생각을 한 듯하다. 당나라 왕묵처럼 먹을 묻히고 겅중겅중 뛰는 퍼포먼스를 보였는가 하면 프랑스 평론가와 함께 『서예 중국회화 그리고 추상회화』라는 책도 썼다. 서예만 가지고 개인전도 열었다. 이 불(佛)자는 격정...
“너무 추워서 입김이 서려 성에가 되고 이불깃에서는 와삭와삭 소리가 날 지경이었다. (...)황급히 『한서(漢書)』 한 질을 이불 위에 죽 덮어 조금이나마 추위를 막아 보았다.(...) 그런데 어젯밤에도(...) 추위에 떨며 한참을 생각하다가 마침내 『논어』 한 권을 뽑아 바람막이로 삼았다."엊그제 강추...